불현듯 밀려오는 외로움, 사람은 모두 제 짝이 있다고 하지 않았던가. 나이가 들면 들수록 하나 둘씩 친구들은 떠나가고 함께 술잔을 기울일 사람도 드물다. 남편 저녁 때문에, 아기 때문에 자리를 뜨는 친구만 있기 마련.더 이상 '독신'의 화려함을 즐길 수 없을 때, 홀로 남아 인생을 논하면 무엇하리. 외로움을 달랠 수는 없다. 어느 순간, 남자의 넓은 품과 다정다감한 손길이 그리워질 테니 말이다. 홀로 앉은 식탁에서 밥공기 하나 더 놓고 싶은 충동이 들 것.
아기가 너무 예뻐보일 때, 사람들은 시집갈 때가 됐다고들 한다. 아기는 남녀가 사랑으로 만들어낸 생명의 결실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복사본, 결정체를 만들어내길 원하는 욕구가 강하다.
완벽한 가정의 그림은 자상한 남편, 세심한 아내, 그리고 귀여운 아기의 삼박자가 이뤄내는 것. 여자의 모성애는 결혼할 때가 되었음을 자신도 모르게 암시하기도 한다. 사랑하는 남자의 모습과 자신의 모습을 꼭 빼닮은 귀여운 아기 천사는 행복의 완성일지도 모른다.
못을 박거나 전등을 달아야 하는 힘든 집안 일, 교통사고가 발생했을 때, 큰 물건을 날라야 할 때, 어두운 밤거리를 혼자 걸어가야 할 때 등등 여자라면 누구나 생각해 봤을 것이다. "이럴 때 남자가 있었더라면…." 배우자는 평생 내 편이 되어줄 사람을 뜻한다.
여자의 힘으로는 감당키 어려운 일, 미혼임이 뼈저리게 느껴질 때 누군가 큰 방패막이나 의지가 되어줄 사람이 필요하다. 제아무리 독립을 부르짖는 페미니스트라 해도 일생의 동지가 필요한 법, 남자의 든든한 파워는 여자에게 결혼을 생각케 하는 유혹적 요소다.
부모님 혹은 친척들의 말은 나이가 들수록 변한다. "너도 슬슬 시집가야겠구나"가 어느 새, "결혼할 사람은 없니?"로 변하더니 나중에는 "넌 도대체 언제 시집갈 거니?"로 변한다. 급기야 시간이 흐르고 나면 아예 "결혼"이야기를 쉬쉬하는 지경에까지 이른다.
더군다나 결혼에 생각이 없던 사람들도 주위 친구들이 하나 둘씩 떠나가고 막연했던 결혼이 실제로 다가서면 마음이 급해지기 십상이다. 결국 그러다 보면 어영부영 선 봐서 결혼하는 방법까지 노리게 되는 것.
근거는 없지만 괜히 믿게 되는 '운명'. 괜 스레 사람들이 말하는 속설, '여자는 27~8살만 되면 시집가야 한다' 혹은 '적령기에 못 하면 노처녀로 남는다'라는 말에 마음만 불안해진다. 게다가 미혼 여성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내 결혼의 시기와 대상'에 대한 운명적 갈림길은 더욱더 큰 요소로 작용한다. "올해 안에 시집 못 가면 결혼 두 번 할 수야~", "내년에 결혼해!" 등등 점쟁이의 호언장담에 귀가 솔깃해지기도 한다. 애인이 없던 사람들도 부랴부랴 결혼상대를 찾아 나서기도 하고 애인이 있는 사람들은 슬그머니 상대에게 결혼을 독촉하기 시작한다.
'사랑'이야말로 가장 무난한 결혼 결심이 아닐까? 사랑하는 이와 데이트를 마치고 서로의 집을 향해 "바이~, 바이~" 아쉬운 작별을 하다보면 결혼을 해 그와 함께 하는 아침을 꿈꿀 것이다. 특히나 남자의 넘치는 사랑과 그 남자를 향해 간이고 쓸개고 다 줘도 모자람이 없을 때 결혼은 당연지사.
결혼을 경험한 선배들은 말한다. 결혼은 눈이 뒤집혔을 때 하는 거라고. 콩깍지가 씌워서 누가 무슨 말을 하든 간에 결혼을 밀고 나갈 수 있는 단호한 의지가 있을 때여야 하는 것이다. 결국 여자의 결혼결심은 말 그대로 '눈에 뭐가 씌웠을 때' 가능한 것이기도 하다.
과거의 사랑은 절대 퇴색되는 법이 없다. 그 당시에는 어떠했을 지 모르지만 시간이 흐르고 나면 아름다웠던 추억만 남는 셈. 어느 날 우연히 들은 옛 연인의 소식, 그가 결혼을 한다는 말을 듣고 나면 여자의 마음은 싱숭생숭하다.
혹자는 앞날을 축복해준다지만 몇몇은 다르다. "그래? 어디 잘 사나 두고 보자" 혹은 "날 가슴에 간직하고 있을 거야", "나도 얼른 결혼해야지" 등의 생각을 품기 마련. 멀게만 느껴졌던 결혼이 과거 옛 연인의 소식을 들으며 현실로 등장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