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추가글 쓸게요.
일단 댓글들 조언 너무 감사드립니다.
곰곰히 잘 생각해봤어요.
원래 저런 사람이었는데 내가 눈이 멀어서 모르고 있던건지
아니면 정말 그냥 생각이 좀 짧은 거였는지
손님도 없어서 차분히 앉아서 생각을 좀 해보니
아무래도 전자가 맞는거 같더라고요.
제가 아무래도 카페에 묶여있는 몸이다 보니 만난 시간은 길었지만
그 사람에 대해서 조금 깊게 생각할 시간이 부족했던 거 같아요.
그냥 조건이나 외모가 마음에 들고, 대화가 잘 통하고 막연하게 좋은 사람이다.
눈에 띄게 모난 점이 없어서 괜찮은 사람이다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 사람이 했던 행동들을 제가 대수롭지 않게 여겨서 그랬던 거였어요.
집은 제가 카페 근처에 살고 있던 저희집으로 일단 신혼살림을 꾸리는 대신에
차와 가전 등을 다 해오기로 했었는데 사실 저는 도보 출근이라 차는 필요가 없거든요
그리고 해외여행을 갈 때도 남자친구는 타이트하게 일정과 예산을 맞추는데
저는 넉넉하게 쓰는 편이라서 숙소 업그레이드나 식사, 간식, 기념품, 면세점 등등
전부 제 돈으로 했었던 것들에 대한 부분이나
저는 더 챙겨주는 사람이었지 받는 사람은 아니었던 수많은 선물들이나
그리고 어제 다시 얘기를 좀 했어요.
우리 코로나도 있고 상황도 그렇고 하니 결혼 좀 다시 생각해보는게 좋겠다고
그랬더니 본인도 지갑때문이냐고 묻더라고요.
그래서 지갑 때문은 아니고 지갑 덕분이다. 지갑이 문제가 아니고 지갑으로 인해
내가 잘못 판단하고 있던 부분들을 다시 생각할 계기가 되었다.
그러니 조금 시간을 가져보자.
라고 말했고
자기가 사람을 한참 잘못 본 것 같다고 하고 소름끼친다고 하고 전화 끊더라고요.
사귀면서 한번도 싸울 일이 없었던 건 제가 맞춰주고 있었기 때문이라는걸 다시 한번
깨달았네요.
그 사람이 나쁜 건 아니예요.
다만 다를 뿐인거죠. 저랑 가치관도, 서로에 대한 배려와 마음의 크기도.
또 전화가 와서 오늘 만나서 이야기하자고 했어요.
인연을 끊는다는건 참 힘든 일이 되겠지만..
그래도 잘 할 수 있겠죠..?
사이다 같은 얘기보다 하소연처럼 되어버렸네요..
차라리 쓰레기 같은 사람이었으면 정말 스펙타클하게 끝낼 수 있었을텐데
당분간 이 씁쓸한 감정이 목구멍에 맴돌겠네요.
다들 추운 겨울 마무리 잘 하시고 행복하세요.
--본문--
안녕하세요.
올해 결혼 준비중인 32살 예신이고 예랑은 33살입니다.
저는 동네에서 작은 개인카페 운영중이고 예랑은 대기업 직원입니다.
월 순수익으로 따지면 제가 예랑보다는 쪼끔 더 벌긴하는데
지금 코로나도 있고 사실 자영업이라는게 늘 일정한 수입이 나오는건 아니다보니
크게 차이나는 부분은 아닙니다.
문제의 발단은 예랑 생일은 2월 제 생일은 그저께입니다.
저희는 예물 예단 다 안하기로 했고 각자 가지고싶은거 생일선물 겸 해서 주기로 했습니다.
예랑은 처음에 루이비통 브리프백? 200만원정도 하는걸 가지고 싶어해서 사주기로했다가
매장가서 보더니 너무 아재스럽다고 고민고민하다가 결국 백팩으로 하기로 결정했었습니다.
예산은 두배정도 차이가 나고요.
그래도 예물도 안하는데 이정도는 해줘야겠다 싶어서 아래 있는 가방을 사서 선물로 줬습니다.
좋다고 매고다니고 자랑하고 다니길래 잘 해줬다 싶었고
저는 구찌 미니 숄더백을 가지고 싶다고 얘기했었습니다. 200만원정도
그랬는데 그저께 선물로 저걸 받았습니다.
쓰면서도 웃기네요.
제가 너무 어이가 없어서 저게 뭐냐고 물어봤더니
제가 링크로 보내줬던 가방이 매장에 품절이고 국내 재고가 없어서 3~4주정도 걸린다고 했답니다.
그리고 제가 원하는 디자인이 뭔지 모르겠어서
전에 제가 카드지갑 바꿀까 했던게 생각나서 저걸로 샀대요.
아니 상식적으로 그러면 저한테 물어볼 수 있는거 아닌가요?
애초에 예물 대신이라 치고 둘 다 예산 200정도로 생각했었는데
본인은 예산 2배짜리 골라서 사줬는데
저는 지금 저거로 때우겠다는게 너무 어이가 없는거예요.
그래서 표정관리 안되고 막 좀 짜증나려고 하니까
가격때문에 그러느냐, 실용성이, 필요한게 이거일거 같아서 그런거지 가격을 보고 산게 아닌데
어쩌구 저쩌구 하는데 하나도 안들리고 진짜 기분 나쁘더라고요.
알았다고 하고 대충 그러고 왔는데
지갑은 기분나빠서 그냥 고대로 넣어놓고 집에 두고 나왔어요.
그러더니 계속 연락으로는 굳이 니가 가방 사고 싶다면 살 수 있다.
근데 필요성에 의해서 그런게 아니고 그냥 물물교환 마냥 가격 대 가격으로 생각하는거 같아서
자기도 기분이 좀 그렇다. 결혼하면 가방이고 뭐고 원하는대로 니가 살 수 있는건데 꼭 우리 사이에 이해타산을 따지는 것처럼 보인다.
라고 하네요.
여러분이 보시기엔 어떤가요? 가격으로 따지는 제가 속물이예요?
마음이 더 중요한건가요? 성의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