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아이가 생겨 급히 결혼하다보니 (이 아인 결국 잘못됐어요...현재 저희부부는 아이 없습니다) 자금이 많이는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부족했었어요. 그때 남동생이 자기가 취직하자마자 벌어서 모은돈인 2천만원을 다 줘서 무사히 예단 마련하고 식올리고 신혼여행까지 괜찮은 곳으로 다녀왔네요. 2천만원을 다 쓰지는 않고 6백정도가 남아서 그 돈은 지금까지 언젠가 동생 줄 생각으로 건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동생이 올해 후반기쯤 결혼을 앞두고, 저희부부도 하던 일이 잘 되어서 동생에게 진 빚 갚기로 했어요. 물가시세도 그때와 지금은 다르고 또 제가 누나이니 남은 돈 6백에 2천을 얹어서 줄 생각이었고, 이 부분은 신혼때부터 남편과 미리 얘기한 점이에요. 원래는 제 돈 다 주려다가 남편이 자기도 은혜 갚겠대서 2천 중 남편 반 저 반 이렇게 각각 천만원씩 준비했어요.
평소 시어머니와 격없이 지내는 사이라 무심코 말씀드렸다가 아주 전쟁을 치렀네요...6백만 주지 뭐하러 2천을 더 준비했냐 멍청이들아 답답아 하시고, 남편 없을때는 니네 먹고사는거 걱정된다고 안주면 안되겠니 하소연 하시고, 심지어 친정엄마한테 전화까지 해서 친정을 딸 등골빼는 것처럼 묘사하셨더라고요. 딸자식 돈 안아까우시냐, 딸이 힘들게 번 돈인데 아들한테 흘러가면 되겠냐, 얘네도 신혼이라면 신혼인데 앞으로 애도 낳아야하고 앞길 구만리인데 딸한테 더 신경써달라 이렇게요. 친정엄마한테도 얘기를 안했던 부분이라 엄마도 놀라서 니가 왜 돈쓰냐고 하시는데 알고보니 남동생이 엄마한테도 누나 결혼자금 보탠거 얘기 안했더라고요, 저 창피해할까봐.
엄마는 또 갚더라도 2천6백은 너무하긴 했다고 시어머니 이해가 된단 식으로 말씀하시는데.... 전 이상하게 그간 시댁에 줬던 돈들이 아깝네요. 용돈 자체는 양가 똑같이 드리는데 제가 어머님 모시고 여행 많이 다니고 쇼핑도 자주 했었거든요. 친정은 거리가 좀 있고 시댁이 상대적으로 가까운데다 그간 한번도 갈등이 없어서 친하게 지냈는데 그게 다 아까워 죽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