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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고 살았다는 것에 대한 억울함모다는 아이들에게 죄스런 맘입니다.

넋두리 |2004.02.13 15:32
조회 11,889 |추천 0

남편이 집을 나간 지 보름이 되어갑니다.

 

직장은 없고, 빚은 있는데, 사람하나는 그만이다 싶었습니다.

바람둥이에 능력없는 아버지 밑에서 자란 저로서는 신중하게 선택한다는 것이 사람, 인간성..

직장은 작더라도 내사업하면 되고, 빚은 서로 일하면서 갚으면 된다 생각했습니다.

결혼 초기에는 작은 일 하나에도 서로 상의하고, 눈빛만 봐도 서로 통하고, 식습관 생활하는 일반적인 것들이 서로가 비슷해져서 외식할 때면 가야할 곳을 말하지 않아도  서로 같은 곳에서 밥을 먹을정도로 , 가난하지만, 행복했었던 시간들이었던 것 같습니다. 

 

첫 아이가 돐이 지나고 그해 여름.

경제적으로 힘든 부분이 많았던 시기라, 전화도 끊기도, 아침 일찍  통화를 하려고 남편의 꺼진 핸드폰을 켜고 쓰려는데, 문자가 2건이 오더군요.   폰이 안돼네. 집으로 전화줘.  연락해줘.  5712

아파트 밖으로 담배피러 나가선 이,삼십분이 지나서야 들어오고, 가끔은 전화를 일부러 꺼놓은 것이 석연치 않아서 며칠을 두고 남편을 주시했습니다.

우연히 남편이 화장실에 있을 때 전화가 오고, 계속 안 받으니 문자도 들어오더군요.

그 번호를 기억하고 다음날 그 번호로 전화하니,,, 젊은 여자 목소리.   전 따졌습니다. 어떤 사이인데, 밤에 문자보내고, 남편과 통화를 하는것인지...   얘기를 안해주더군요..  그리고 다시 전화를 받지도 않고,

그 일이 있고 다음 날, 남편이 저더러 야단을 칩니다.   돈 빌리려고 아는 누나한테 소개받은 아줌마인데 저 때문에 산통 다 깨졌다고, 사람얼굴에 먹칠을 해도 유분수지... 누나한데 얼굴을 못 들겠다며....

 

전 실수했구나 하는 마음에,   남편에게 사과하고,  싹싹빌고,  그 날 밤낮으로 얘교부린거 아직도 기억합니다.

 

그리고 4달이 지나서 남편의 친구와 우연히 길에서 만나서 얘기를 하는데, 남편이 요즘은 속 안썩이고 잘하느냐고 묻더군요.    4달전에  저 몰래 통화하고 만나던 여자가 있었는데,  문자 걸려서 머리아프다며 자기랑 술한잔 했었다면서...

 

남편과 눈과 살이 마주치기가 싫어졌고, 아이나 집안일에도 소홀해졌고, 저녁 먹고 나면 작은 방에 들어가 밤 늦도록 십자수만 죽어라 해댔습니다.

 

이사를 앞두고, 남편과 떨어지려고 맘 먹고 있었는데,  그 때 둘째를 임신한 걸 알고, 남편이 좋아하면서 낳자고 하더군요. 저도 그 일로 맘 붙이고,  작년이네요....

임신해서 집안일과 아이에게만 몰두했습니다.

가끔 남편이 실망스러워도 임신한 동안은 덮고 넘어가기로 했죠.

 

둘째를 낳고, 사일만에 남편은 새벽4시가 다 되어서 들어오더군요.

 

그리고 두달 뒤에 또다시 문자가 들어와서 싸웠습니다.

이번에는 단란주점에 갔었는데 그 여종업원이 일방적으로 좋다면 전화하는 거라고 거짓말을 하더군요.

다시는 전화 안 오게 하겠다면 이틀 뒤에는 미안했다며 꽃다발까지 선물하더라구요...

사일만에 들통났습니다.  여자가 한 둘이 아니였고,  저몰래 통화하던 여자는 따로 있고, 좋다며 일방적으로 전화하는 여자 따로 있고,  또 다른 여자 따로 있고.....

 

통화목록을 가져오라고 했더니 둘째 출산일 4달 전부터의 통화기록을 가져오더군요 당시의 진행중인 여자와통화한 기록은 빼고 전달까지...

술집여자, 채팅해서 알게된 여자,  선배누나,  아침 출근해서 퇴근하여 집에 들어오기 전까지 아주 알뜰히 다른 여자의 전화번호가 중복되어 있더군요.  4달 동안 통화량이 많은 전화번호 중에 여자는 한 7명이 되더군요.   작년연말에 보름을 또 집 나가 있어서, 하도 연락이 안되길래  중복이 된 전환번호로 전화하니 모두 여자.

 

그리고 새해, 나가서 돌아온 만큼 저한테 미안하고, 앞으로 잘 하겠다고 했던 사람인데,  또 나갔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제손으로 통화목록을 떼 보니, 작년 집 나가있었을 때, 또 들어와서 지난 달에 여자와 정신없이 통화를 했었더군요. 게임하느라 늦게까지 컴퓨터에 매달려 있었던 남편은 제가 자고 있는 새벽 1시에서 4시까지, 또 잠깐 수퍼 나갔다 오는 사이, 저 출근하고 나면 바로 그 여자에게 전화하고, 메시지 보내고....

 

남편은 저에게 말합니다.

 

알다시피 한 두여자 아니고,  한 두해가 아닌 걸 저도 잘 알고 있었을거라며,

 

자기는 돈 때문에 빚 때문에 스트레스를 여자와 통화하는 걸로 푼다고, 지금도 자신의 행동들에 대해 후회없다고,,,  그걸로 저에게 해 끼친일이 있었느냐며 반문하더군요.

 

 

왜 해끼친 일이 없겠습니까?

 

말 안해도 이글을 읽으신 분들은 제 맘을 아실까요.

차라리 둘째를 낳지 말것을...

 

당장  아이 분유값도 없는데 관리비 때문에 경비원아저씨 보는 일도 두렵습니다.

 

어제 큰애의 생일이라 남편이 집을 다녀갔습니다.(어제 우연히 마트에서 만나서 다녀갔답니다.)

 

변한건 없습니다.

아이들은 아빠로부터 버림받았다는 것이 기정사실이 되었고.

전 지독한 여자로 남편에게 한마디로 찍혔고,

아이들을 고스란히 떠맡은 상태로 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못 키우겠으면,  시어머니께 맡기고, 어머니가 못 기르겠다 하시면  사설기관이나 고아원에 보내면 된다고 남편은 아이들을 나 몰라라 하는 식으로 나오고

이번에 남편이 마지막으로 나간 후 한 번도 울지않았었는데, 이글을 다시 읽어 내려가다보니 눈물이 고이는군요.

 

 

집을 떠나서 자유로워진 남편은 그 자유로움에 행복할런지....

 

자유로워진 그 하루하루가 더 힘들거라 생각하고 싶습니다.

아이들 때문에 아직도 맘 한 켠에는 남편을 기다린다는 생각을 하지만, 저도 많이 체념이 된 듯합니다.

기대를 버리니 맘이 조금은 가볍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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