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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썰보고 충격받아서 쓰는 우리엄마 이야기

쓰니 |2020.04.04 21:50
조회 881 |추천 22

매우 당황스러운게, 친할머니가 외할아버지 장례식에 안간게 엄마에게 한으로 남았다 라는 내용이었음

친가식구들 아무도 안왔다 라고 해서 2차충격을 받았음

나는 안가는게 너무 당연하다고 알고있었어

아니 솔직히 안가는게 문제가 된다는것도 이제 인식했음 너무 당연히 아무도 안오는줄 알았음 

그러다가 곰곰히 우리엄마가 살아온 인생을 생각해 보게됐음

내가 어쩌다가 외할아버지 장례식에 친가식구는 아무도 안오는것에 문제를 느낄수 없었는지 우리집이 어떤환경이고 우리엄마가 어떤삶을 살았는지 풀어보고자함



우리엄마아빠는 선을 보고 결혼하셨고 선을 보고 엄청 빠르게 결혼했음 

첫눈에 반해서 결혼하는 그런거 아니고 엄마는 그냥 선을 보러 나가셨는데 아빠가 엄마가 맘에든다고 할아버지한테 말해서 할아버지가 적극 밀어붙이셨다고함

일하고있는데 시골에서 전화왔다고 해서 시골이 어디냐 하고 전화받아보면 예물하러 내려와라 한복하러 내려와라 뭐 이런식이었다고함

아빠랑 두번째로 만난게 결혼식장이었다고 들었음

그 이후에 많은일이 있었지만 그런건 다 빼고 그냥 내가 기억하는 부분만 얘기하자면

난 명절이 늘 심심했었음

명절이 되면 유달리 빨리 시골에 내려갔는데 제사음식 준비하는때까지는 분주하고 바빴지만 아침에 제사 지내고나면 늘 심심했음

왜냐면 다들 자기네 집에 가버렸기 때문임

정확히는 외갓집에 갔다고 하는게 맞겠는데 

난 살면서 명절에 외갓집을 단 한번도 간적이없음 

그냥 늘 친가에 있다가 집에 오는게 일상이었고 아빠의 직업상 아빠가 명절에 못가도 늘 친가에 있다가 집에 왔었음 

그렇다고 명절 전주나 후주에 외가에 가는가하면 전혀 아니었음 

난 그게 너무당연한줄 알았는데 나이들고보니 할머니가 원천차단해서 엄마를 못가게 하는거였음

외할아버지 외할머니가 엄마사는게 궁금해서 우리집에 오시려고한다면 어떻게 아셨는지 꼭 하루전쯤 와서 몇주고 진을 치고 못오게 막으셨음

그래서 외할아버지 외할머니가 돌아가시는 그날까지 우리집에 오신건 딱 두번 으로 기억함 

엄마시집가고 외갓집 간건 내가 알기로 10번이 안됨 

그렇다고 엄마가 친정하고 사이가 안좋냐고하면 전혀 그렇지 않음 

어버이날에 딱 한번 외할아버지를 엄마아빠모르게 나혼자 찾아간적이있는데 할어버지 할머니가 내손을 잡고 한없이 우셨음 엄마가 보고싶다고 

7남매 막내딸이시니 오죽 눈에 밟히시겠음 

엄마 시집오고 딸이고 사위고 몇달이고 아무도 찾아오지 않아서 할아버지가 5시간 버스타고 그당시 시집살이하던 우리 친가집에 방문하셨는데

하루도 못계시고 발길을 돌리셨다고 함

딸이 너무 마르고 고생을 하고있어서 차마 오래 보실수없었다고 들었음

그대로 끌고 올라가셨음 좋았겠지만 어떤 이유가 있었는지 그러지 못하셨다고 들었음 

여튼 이렇게 전혀 외가에 못가다보니 우리 외할아버지 돌아가셨을때 친가에서 아무도 오지 않아도 나는 그게 잘못된것을 느끼지 못했음 

엄마가 왜그렇게 서럽게 우는지도 알지 못했음

외할아버지 돌아가시기 직전 당장 올라오라고 연락왔을때 뭘 미리 올라가냐고 날밝고 상황보고 가보자 해서 외할아버지 임종도 못지켰음

우리 외할아버지 엄마 많이 그리워하셨을텐데...

나는 우리엄마 입에서 "엄마" 라던가 "아빠" 라는 단어를 잘 들은적이없음

그냥 나이를 먹은 지금 가만히 생각해보면 엄마 라던가 아빠 라는 단어가 엄마에게 너무 고통스러운 단어가 되버린게 아닐까 생각함

이제는 찾아가보려고해도 찾아가볼수없는 분들이라 더 괴로우실것같음

아 그리고 나이를 먹고 우리아빠는 나에게 당신들은 부모에게 너무 잘했었으니 너도 우리에게 내가 우리부모에게 했던것과 같은걸 하라고 요구함

그때마다 아빠가 너무 얄미워서 "아빠의 논리라면 난 오빠(남친)네 부모님한테만 잘하면되 평생 내가 아빠 안봐야 아빠를 본받는게 될걸 난 딸이니까" 

라고 비꽈서 말해버림

전에 KTX가 뚫려서 우리 친가가 있는 고장이랑 외가가 있는 고장이 2시간에 이동이 가능해 져서 편하다 얘기를 하면서 

넌지시 "저게 예전에 뚫렸으면 엄마랑 나도 명절에 외갓집에 갈수 있었을까?" 라고 슬쩍 떠봤는데 

아빠가 "엄마가 할머니밥해야지 어떻게 외가에가" 라고 하는걸 듣고 

아빠도 똑같은 인간이고 엄마를 위해 1도 노력한적이없고 엄마의상황을 이해해볼생각이없다는걸 확실히 알게 되서 도저히 아빠한테 효도에 대해선 고운소리가 안나감 

긴글 봐줘서 고마워 

추천수22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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