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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하고 나서 월경이 좋아졌다

ㅇㅇ |2020.04.09 00:36
조회 891 |추천 3

나는 월경으로 인한 힘든 점이 전혀 없는 사람이다.

월경 둘째날 즈음에 아주 살짝 허리가 뻐근한 (이마저도 없을때가 많지만) 것을 제외하면 생리통도 없고,

워낙 찝찝한걸 못 느끼는 타입이라서인지

피 때문에 축축하다거나 생리굴 나오는 느낌도 딱히 싫지 않았으며

양도 적당해서 5~6일이면 금방 끝난다.

엄마도 완경(폐경) 이 올 때까지

단 한번도 생리통 없이 편안한 월경 기간을 보낸 것을 보면, 분명 유전인듯 싶다. ㅋㅋ



하지만 그럼에도 월경을 처음 시작했던 초등학생 시절에는

월경을 싫어하는 걸 넘어서 '혐오'까지 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월경을 '부끄러운 것'으로,

여자 신체를 '아이를 낳기 위한 기관'으로만 여기는 사회적 인식이 만연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이런 인식이 남아있지만,

나 어릴 때 역시 이런 분위기가 만연했다.

초경을 시작했을 때는

"이제 너는 아이를 갖기 위한 (또는 가질 수 있는) 몸이 되었으니 항상 조심해야한다"는 말을 들었으며

학교에서는 월경을 "정자를 만나지 못해서 생기는 것"으로 치부하고 가르쳤던데다,

생리대를 꺼내는 것조차 숨겨야 한다고 들어왔으니

부끄럽고, 수치스럽고, 꺼려지지지 않을리 만무했다.

심지어 나는 당시 기독교였었는데

이브가 하나님께 '벌'을 받아서 임신과 출산, 월경을 하게 되었다는 여혐 버무리 설교를 듣고는

'그럼 모든 여자들이 벌을 받아서 이렇게 태어난걸까? 저주받은 몸일까...?' 싶어서 괴로워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페미를 하면서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 되었다.

'정자를 만나지 못해서 월경을 한다는 건 남성중심적 해석이라는 것'

'월경은 불순한 수정란을 배제하기 위해 자궁이 우리 몸을 보호하는 것'

'자궁 내막이 몸에 유해하거나 면역을 낮추는 것을 제거한다는 것'

'내 몸은 아이를 낳기 위함이 아닌, 나 자신을 위해 존재한다는 것' 등등등.​

월경은 전혀 부끄러운 것이 아니며

오히려 나를 보호하는 기능이라는 것을 진작에 배웠더라면

부끄러워하긴 커녕 내 몸을 더 사랑할 수 있었을탠데

이미 지나간 과거이지만 한때 내 몸을 창피하게 여겼었다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가 없다.



어쨌거나 이제는 월경 기간마다

"내 자궁이 제대로 일을 하는구나" 싶어서 감사한 마음도 들고,

때로는 피를 배출하면서 노폐물을 청소하는 이 기능에 일말의 '우월감'마저 느끼게 되더라.​

내가 여성을 우월하게 생각해서, 자기애가 강해서 그렇다고 생각할수도 있겠지만

딱히 그런 게 아니더라도

매달 새로운 피를 형성해서 깨끗한 피를 유지시켜주는

월경과 자궁이 있어서 기쁘다는 마음이 든다.​



페미들 중에 나와 비슷한 의견인 사람들이 종종 있던데

어떤 사람은 자신이 스트레스를 받거나 할 때 월경 증후군이 평소와 달라지니

몸이 나에게 신호를 보내주는 것 같아서 좋다고 했고,

어떤 사람은 월경이 귀찮은 고역이라기보단

운동할때 힘들지만 뿌듯하듯, 내 몸을 재정비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와는 약간씩 다른 의견의 긍정이지만,

이유야 어찌되었든 각자 자기 몸을 사랑하는 걸 보니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더라.



어릴 적에 비해 월경에 대한 나의 마인드가 이토록 달라진 것을 보니

역시 세상 모든 것은 다 생각하기 나름인 듯 하다.

자신의 신체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분명 멋진 일이 아닐까?​

이제는 사회적인 인식이 바뀌어서

더 이상은 수많은 여자들이 자신의 신체를

부끄럽거나 더러운 것으로 인식하지 않았으면 한다.​

모두가 자신을 사랑하고 당당하게 여길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 모 사이트의 일부 댓글들.)





나도 생리좋아 생리통은 좀있어서 힘들지만 끝나고나면 몸이정화된거같고 개운한느낌이야



월경은 몸의 노폐물, 특히 다른 방식으로는 배출되지 않는 중금속들을 배출한다. 월경 덕분에 여자가 남자보다 수명이 길다는 말이 있어.



비동의하는애들도 있겠지만 가끔은 생리, 자궁을 '혐오'하는 여자들을 보면 씁쓸하기도해 (물론 생리통 심한 사람들은 제외)

생리통이 별로 없는데도 '생리굴 낳는 느낌이 역겹다' '피가 더럽고 찝찝하다'면서 온갖 혐오감을 드러내는애들 말이야

그냥 찝찝하다, 불편하다 정도로만 표현해도 충분할탠데 죄없는 자기신체를, 심지어 여자로 태어난것 자체를 비관하는걸 보면 어쩌면 가부장제의 폐해라는것이 느껴져서 안타깝고도 화가나



물론 여자=자궁, 생리 자체는 아니기에 자궁, 생리혐오가 여혐과는 다르다하는 애들도 있을거야 근데 오직 여자에게만 있는 신체기관과 기능을 굳이 혐오할 이유는 없지 않겠냐 나는 모두가 자신이 여자라는것을 긍정하고 자기신체를 탓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야



ㄴ 엄밀히 말하자면 '자궁과 생리'를 혐오하는것 또한 '여혐'과 관련있는건 맞아 여자는 자궁 그 자체가 아니기에 자궁, 생리를 혐오하는게 여혐이 아니라는건 말이안돼 그렇게 따지면 남자의 정액, 몽정, 남성기, 전립선, 부랄을 혐오하고 비하하는건 남혐이 아니야?



'이갈리아의 딸들'에서 남아는 2차성징때 자신의 가슴과 성기, 월경하지 못함을 부끄러워하는 반면 여아는 자신의 가슴이 부풀어오르는것과 생리를 시작한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장면이 괜히 나왔겠어?​

여성신체를 '숭배'하는것도, '숨기는'것도 여혐이라지만 숭배까진 아니더라도 자랑스레 여기는 마인드자체는 굉장히 좋은거야

난 생리통이 있더라도 이 통증만 욕하지 자궁과 생리는 자랑스럽다



가끔 생리하는거 극도로 혐오해서 여자인게 싫다고까지 하는애들은 이해가 전혀안가더라 (물론 생리통, pms심한애들 말고)

피많이 나오는게 싫다, 샐까봐 하루종일 불안한게 싫다, 정혈굴 낳는느낌이 너무싫다는 얘기가 많던데 난 이게 그렇게까지 불편한 일인지가 의문임 (참고로 한달넘게 부정출혈까지 겪어본사람인데도) 피많이 나오는건 생리컵으로 해결되고, 생리대 쓴다해도 자주 갈면 되지않아? 어쩌다 새더라도 난 걍 "어? 피묻었네 빨아야지" 하고 걍 문질러빤다 뭣보다 생리굴 낳는느낌이 극혐이라는둥하는걸 많이봤는데 그냥 피나오는구나 하면되는거 아니야?

특히 밖에서 바지에 피묻는건 사회적으로 생리를 창피하게 여겨서 극도로 불안해하는거지, 그런 시선이 없었더라면 실수로 묻혀도 다들 이해해줬을거야 냄새날까봐 싫다는애들도 있는데 그건 생리대 냄새지 생리 자체의 냄새가 아니야

딱히 안아프거나 적당히 아픈데도 생리 싫어하는애들은 의외로 사회적으로 주입된 문제인게 크다 걍 하기 귀찮아하는거면 또몰라 생리를 '극혐'취급하는 수준인애들 말하는거야



ㄴ 그리고 커뮤가보면 "이번달에 정자 안온다고오!!!" "망할 자궁년아 왜 니혼자 설레발이냐" "난 애안낳을건데 생리왜해ㅠㅠ 자궁떼고싶어" 농담식으로 이러는애들 오조억명인데 이것도 이상한거야 생리는 정자를 못만나서 또는 임신하기위한 기능이 아니며, 자궁은 그냥 제할일 제대로 하는것뿐인데 '의인화'까지 시켜서, 그걸 농담인것마냥 써먹는 사회가 참 못마땅함 하나도 재미없고, 공감도안가 내가 내 자궁과 생리를 자랑스럽게 여겨서인것도 있지만 남성중심성교육 때문에 빡침



나는 피 200미리 넘게 나오고 생리통도 일상생활 최소 하루 불가능할 정도라서 스테로이드 진통제 처방받음. 그런데도 그냥 X같다 불편하다 빨리 3일째로 넘어갔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만 하지, 생리 자체를 혐오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어.

자신의 자궁이나 여자라는 사실 자체를 혐오하는 것은 정말 인터넷에서만 봤고, 난 그런 게 단 한 순간도 이해가 안 되더라.



ㄴ 맞아 너처럼 생리 힘든애들도 있을수있고 고통을 호소할수도있지만 생리때문에 '자기혐오'를 하는 사람, 반대로 그럼에도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은 평소의 마인드와 태도가 확연히 다르더라



ㄴ 생각해보면 참 간단한문제야 아픈건 죄가 아닌데 왜 스스로를 비하해야만 하는거임?

배탈난 사람도 위장떼고싶다고는 안하고, 척추통 심한사람도 척추 떼고싶다고는 안하는데 꼭 생리통이 있는 사람은 자궁을 떼고싶다고하더라 (물론 생리통심한 사람이나 자궁에 질환있는 사람은 떼낼수있어 그런데 견딜만한 사람도 쉽게말하니, 자기를 비하하니 문제라는거)



​펌-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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