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일반고 다니고 있는 고3 여학생입니다
항상 다른 분들의 글을 보기만 하다가 처음으로 글을 써보네요..ㅎㅎ
대학입시를 앞둔 학생으로서 진로고민이 생겼는데 제 주변 사람들에게 털어놓기엔 용기가 안나서 우선 여기서 조언을 구하고 싶어서 쓰게 됐습니다
지금 제 머릿속이 복잡하고 답답해서 글도 뒤죽박죽으로 쓰여질지도 모르겠지만 끝까지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특히 패션계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꼭 조언부탁드립니다
원래 저는 꿈도 많고 재능도 많다는 소리를 들으며 자라왔습니다 어렸을 적 눈높이를 배운 것을 제외하고는 고등학교 들어와서 공부 학원을 다니기 전까지 다른 학원은 다녀본 적이 없었지만 다양한 분야에 관심도 많았고 재능도 있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공부도 못했던 편은 아니었지만 저는 특히나 예술 분야 쪽으로 관심이 많았습니다 항상 학교에서 적성검사나 직업검사를 할때마다 다른 분야쪽 점수는 거의 0에 가까울 정도로 나왔지만 예술 분야 쪽으로만 눈에 띄게 높은 점수가 나왔었구요
모두가 어렸을 때는 다양한 꿈을 꾸는 것 처럼 어렸을 때 저는 일러스트레이터, 웹툰작가, 가수, 작사가, 패션디자이너, 인테리어 디자이너, 메이크업 아티스트, 사진 작가 등등 이런쪽의 꿈을 다양하게 꿔왔습니다
그런데 점점 학년이 올라가고 이런 환상속의 꿈이 아닌 진짜 나의 직업, 진로를 정해야 할 나이가 되니 이런 꿈들을 꾸고 있는게 터무니없게만 느껴졌습니다. 저희 집이 형편이 좋은 편도 아니고 영어 수학 학원을 보내주시는 것도 힘들어하시는 부모님께, 특히나 이런 가정형편때문인지 모험을 싫어하시고 항상 저에게 안정적인 직업, 안정적인 수입을 강조하시며 공부밖에 살 길이 없다고 말씀하시는 부모님께 저의 꿈을 말씀드리기엔 용기가 없었습니다 제가 예술 쪽으로 나가고 싶다고 말씀드린다는 것이 부모님께 잘못하는 기분이 들어서요
그리고 그런 부모님을 보며 살아와서 그런지 저 또한 제가 예술의 길을 걷는다는 것이 너무 터무니없는 모험으로 여겨졌고 그런 모험을 하는게 두렵게 느껴졌습니다 특히 예술계에서는 우리가 알고있는 유명한 사람들은 극소수이고 그 밑엔 꿈도 제대로 못 펼치고 생활유지도 제대로 못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 걸 알게된 이후엔 더 용기가 나질 않았습니다
이 쪽에서 성공하려고 어렸을 때부터 피나게 노력한 사람들을 내가 이길 수 있을까, 고작 이 정도의 재능가지고 이런 꿈을 꾸고있는 것 자체가 우스운 꼴이 아닐까, 난 대학 들어가자마자 취직준비를 시작해서 바로 취업해서 부모님 안심시켜드려야 되는데, 이런 생각들이 제 머릿속을 항상 맴돌았습니다
꿈이랍시고 꿔왔지만 맘먹고 이쪽의 길을 걸어야겠다 라고 말할 용기도 없는 제자신이 사치스럽게 느껴졌고 아무에게도 제 마음속의 꿈을 밝히지 않은채 저는 그냥 무난한 직업 안정적인 직업을 찾았습니다
그래서 지금 공식적으로 말하고 다니는 제 꿈이 바로 학교선생님이었습니다 학생들과 있는 것이 즐겁고 또 반장을 자주 했는데 리더십있다는 소리를 자주 들었고 누군가의 앞에 서서 이렇게 이끌어나간다는 것이 만족스럽게 느껴졌거든요 그렇게 저는 선생님이 제 꿈이라고, 이게 내가 정한 나의 미래라고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요즘 시국이 시국인지라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져서인지 입시가 가까워져서인지 자꾸만 제가 그렇게 스스로 다짐하고 믿어왔던게 사실은 제 자신을 속여온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선생님이라는 직업으로 살아가면서 과연 제가 행복하게 살 수 있을지 불안합니다. 항상 경제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불안해하며 살아오신 부모님을 보고 살면서 저는 무조건 안정적이게 행복하게 후회없이 살거라고 그렇게 강박처럼 다짐해오며 살아왔거든요 그런데 고작 19년밖에 안 살아온 제 인생이 벌써부터 너무 후회되고 행복하지가 않습니다
사실은 제 꿈이 선생님이라고 스스로 속여오면서 저도 속으로는 제 진짜 꿈을 버리지 못했다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좀 더 일찍 용기를 내볼걸 그럼 지금쯤 뭔가 달라져있을까 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습니다
제 진짜 꿈은 모델 겸 스타일리스트거든요 그냥 어렸을 때부터 꾸미고 옷 관련된 잡지를 보고 하는걸 좋아했습니다 제가 얼마전에도 엄마한테 장난식으로 말했었는데 저는 옷입으려고 외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집에 제대로된 미싱도 없지만 가위 하나가지고 혼자 안입는 옷을 리폼해서 입기도 하구요 부모님께 들키면 분명 버려질게 뻔해서 (제가 그림그리는 걸 좋아해서 그림도 자주 그리는데 그림 그린 거 볼때마다 공부안하고 딴짓했다고 자주 찢겼거든요) 몰래몰래 패션 디자인 그림도 그립니다 머리부터 악세서리까지 옷 컨셉에 맞게 꾸미는 걸 좋아합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그리고 엄마에게도 옷 잘 입는다는 소리도 들었고 그렇게 꾸미고 나서 사진 찍는것도 좋아합니다
항상 제가 직접 꾸민 옷들로 제대로 된 스튜디오에서 화보찍는 제 모습을 상상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공부만이 살길이라는 부모님의 말씀처럼 저는 항상 공부만 해와서 이렇게 혼자 코디하고 꾸미는게 다지 패션에 관한 기본 지식이나 용어조차도 모릅니다 그런 지식은 대학가서 제대로 배우고 시작하면 된다고 잠깐 그런 어리석은 생각을 했었는데요 얼마전에 유튜브에서 주최하는 고등학생간지대회라고 고등학생들이 나와서 패션으로 경연을 벌이는 영아을 봤었는데 다 제 또래거나 저보다 어린 친구들이 패션용어를 막힘없이 말하고 제가 생각지도 못한 방법으로 코디를 하고 당당하게 포즈를 짓는 모습을 보면서 저렇게 자기 꿈을 위해서 노력해온 친구들이 있는데 내가 감히 이 꿈을 내 꿈이라고 말하고 다닐 자격이 있나 싶더라구요
특히 이쪽은 좋은 에이전시를 들어가야 조금이라도 가능성있다는데
저보다 더 어리고 재능있는 친구들이 넘치는데 제가 무슨 수로 들어가나 싶구요
노래도 남들한테 잘한다는 소리를 많이 듣지만 가수할 정돈 아니고, 그림도 잘그린다는 소리 많이 들었지만 고등학교 오면서 학원에서 전문적으로 배운 친구들에게 숟가락 얹을 정도도 안된다는 걸 깨달았고, 분장이나 메이크업도 안 배운것 치고 잘하는 편일뿐입니다 나머지도 그냥 이도저도 아닌 애매한 재능들 뿐입니다
공부만 하며 살아왔는데 그나마 그 공부마저도 잘하는것도 못하는것도 아닌 애매한 성적입니다
그래도 그냥 노래든 그림이든 선생님하면서 얼마든지 취미로 하면 되는 것들이라고 그렇게 위로삼아 버텨왔는데 패션에 관한 꿈만은 포기를 못하겠습니다 지금은 고3으로서 공부만 해야하는 시기인걸 알지만 이 공부를 하고나서 그 다음 제 미래가 그려지지도 않는 이 상황에서 공부마저 손에 잡히지 않습니다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제와서 제 꿈을 말하기엔 너무 늦은걸까요 인생은 길다지만 대학과 학과가 제 남은 인생에서 많은걸 좌지우지한다는 사실을 무시할 수 없는게 현실입니다 제가 어떻게 해야할지 진지한 조언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