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고민때문에 인터넷에 글 올리는건 처음이네요.
분명 욕 태반으로 먹을걸로 예상되지만, 개인적으론 해결되지도 않고 힘든게 가시질 않아 다른 분들의 의견을 여쭤보고자 글 올립니다.
1년 정도 사귀다 3년 전 헤어진 전 여자친구가 있습니다. 정말 예뻤고 그 특유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목소리가 매력적인 친구였습니다. 그 친구를 상당히 좋아했었고 일에 치여 힘든시기에 그 친구 덕에 마음의 안정을 얻곤 했습니다. 다만, 상대는 아마 잘해주니까 그냥 만나보는 정도였던거 같습니다. 차로 1시간정도 거리였는데 당시에 제가 일이 너무 바빴음에도 미숙한 운전실력으로 틈날때마다 카쉐어링으로 차를 빌려 만나러가곤 했습니다.
저는 연애할 때 상대방이 마음이 편했으면 좋겠고 함께 함으로써 재밌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당연히 헌신적인 연애를 하고 조금 섭섭한 일이 있어도 웬만하면 참고 싸우려 하지 않습니다. 사소한 일엔 그렇게 스트레스를 잘 받지않는 성격이기도 하고요.
반면 전여친은 받는데 매우 익숙해져 있었습니다(제가 그렇게 길들였겠죠.). 예를 들면, 데이트비용도 한 번도 안냈고, 휴대폰이 고장나서 제 폰을 빌려줬다가(제가 당시 투폰) 말을 안하니까 한 달 동안 쓰다가 결국 제가 따지니까 그제서야 미안하다면서 제 폰도 돌려주고 밥도 한 번씩 사곤 했습니다. 보고싶다던가 좋아한다던가 그런 표현도 하지 않았고 저도 마음이 편안하지 않다보니 표현을 잘 안하긴 했습니다.
그러던 중, 제가 마음을 열면 상대방도 마음을 열까 싶어 제 얘기도 좀 더 하고 여행도 같이 다니고 그러면서 조금씩 가까워진다고 느낄때쯤이었습니다. 제가 너무 바빠서 하루하고 반나절 정도 연락을 못하게 되었는데 연락이 안오더군요. 원래라면 먼저 연락을 했겠으나 이번에는 저도 언제쯤 연락이 오나 기다려봤습니다. 그렇게 하룬가 이틀이 지나고나서야 아무일 없다는 듯이 연락이 오더군요. ‘이 친구는 정말 나한테 아무 마음이 없구나’싶었습니다. 더는 구차해지고 싶지 않고 감정을 드러내봤자 무의미하겠다싶어 지인에게 소개를 받아 다른 사람을 만나면서 바로 문자로 관계를 정리했습니다. 이후 연락은 오지 않았고 저도 바로 다른 사람을 만난 덕에 처음에는 그다지 힘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급하게 정리한 것, 감정을 터뜨리지 않은 것이 화근이었을까요? 아니면 힘들고 우울할 때 위로 되어줬던 사람이라 그럴까요? 한달째부터 우울한 기분이 들면 그 친구가 생각이 났습니다. 이따금씩 외로운 기분이 들면 그 친구가 너무 보고싶어졌습니다. 특히나 제가 계절성 우울증이 약하게 있어 날씨가 추워지거나 비오는날에는 가슴에 사무쳐 너무 힘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시간이 지나도 잊혀지질 않습니다. 매일매일 생각이 나고 한 번씩은 너무 그리워서 힘들어질 때도 있고. 그렇게 3년이 보냈습니다.
그러다 얼마전, 길을 가다 그 친구를 만났습니다. 백화점에서 옷을 보고 있는데 그 앞으로 지나가는걸 봤습니다. 언젠가 한 번은 마주치지않을까 아니, 마주쳤으면 했는데, 막상 실제로 보니 가슴이 철렁 내려앉더군요. 감정을 주체못하고 결국 다음날 연락을 했고 만나서 하고싶은 말들이 있다하였습니다. 처음에는 갈등하는 듯 하더니 이내 만나기로 하였고 약속을 정했습니다.
만나던 날, 오랜만에 봤음에도 어색하지 않더군요. 여전히 예쁘고 목소리가 매력적이었습니다. 못했던 이야기들을 나눴고 섭섭했던 이야기, 갑자기 떠났던 이유, 저녁에 만나서 자정이 넘도록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렇게라도 풀어내면 나아지지않을까 하는 심정으로 많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각자 행복하게 잘 지내자하고 끝을 맺었습니다.
하지먀 이후 불면증에 시달렸고 이전보다 오히려 감정이 격해졌습니다. 너무 보고싶고 후회를 하고 이랬으면 어떨까 망상에 빠져듭니다.
이어서 만난 친구와 결혼을 했습니다. 제 아내는 예쁘기도 하고 정말 착하고 헌신적이며 배려심이 깊은 사람입니다. 여태 특별히 싸운 적도 없고 전문직에 어느것 하나 부족함이 없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전여친을 다시 만난 후로는 아내를 사랑하는 감정이 잘 들지 않습니다. 극복해보려고 해외여행도 같이 다녀오고 이런저런 시도를 해봐도 나아지질 않습니다. 모두가 시간이 지나면 좋아질거라는데 이 감정이 지속되니 이제 지칩니다. 겉으로 아무렇지 않은 척 하는 것도 지긋지긋하고요.
힘드네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