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목 그대로 부모님에게 더 이상 기대도 희망도 가지지 않는 딸자식이 여기있습니다.
집안은 중산층이고 평범한 가정에서 다섯식구가 살았어요.50평대 아파트에서 태어날때부터 제 방이 있었고, 부족하지도 않고 너무 과하지도 않게 남들하는 만큼만 그렇게 특별한 질병없이 20년간 잘 자랐구요.
제가 학교 다닐적엔 성격이 이기적이고 눈치도 없는 편이어서 왕따를 당했었어요.
괴롭힘이나 도난 협박 등은 없었지만 은근히 무시당하고, 대화를 안 해본 친구들이랑 눈만 마주치면 '째려본다'는 오해를 받을정도로 표정없고 어두운 중고시절을 보냈어요.그런 제 모습을 부모님은 "졸업하면 안 볼 사이니까 신경쓰지 말아라" 그 한마디만 하시고 본인들의 바쁜 일상에 다시 집중하셨어요. 늘 그랬듯이.
그래서 대학에 입학하고 나서는 중고시절과 정반대로 행동했었어요. 교수님들은 제 이름을 기억해주셨고, 대학 동기들은 저를 태생적으로 외향적인줄 알고 좋아했어요. 졸업할때까지 외롭지 않게 늘 곁에 사람들이 있었구요, 상처도 회복하고 점점 웃음을 되찾아가면서 저는 23살이 되었어요.
23살에 첫 입사한 회사는 국가적 질병인 코로나로 인해 본사에서 전국적으로 권고사직 지침이 내려와서 두 달 다니다가 관뒀구요.
서울에서 대학다니고 서울에서 취업할 수 있어서 좋았는데 국가적 질병으로 인해 짤렸다는 허무함이 곧 분노로 변했고 저는 5일만에 극적으로 새 직장을 구해 경기도 안에 있는 타 지역으로 저 혼자 이사를 왔어요.
23년간 살았던 서울을 떠나 이곳에서 혼자 먹고 자고 노는 생활은 정말인지 신나고 후련하고 행복해요.
보통은 한번쯤은 뒤돌아보잖아요. 태어나고 자란곳의 익숙했던 풍경들과 건물들, 그리고 가끔 마주쳤던 동네 사람들...
그런데 지금 태어나서 가장 행복한것 같아요.
20살때는 억지로 행복한척, 외향적인척 가면쓰느라 속앓이 많이했구요.21살때는 몸이 안 좋아져서 휴학을 했는데 그때까지도 자존감이 너무 낮아서 아르바이트를 안 했어요. 중고등학교때 남긴 사진이나 추억이 없어서 공연 한번 보러가겠다고 돈 한번만 대어줄 수 있느냐고 했는데 부모님이 상상이상의 폭언 폭력을 쓰며 정말 크게 혼내시고서 "애가 지생각만 해" 그 한마디 던지시고 바로 유럽여행 다녀오시더라구요. 열흘동안.
쓰다보니 감정적인 부분이 좀 추가된 점 죄송해요.
그래서 21살의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었던 제가 했던 생각은 "우리 엄마 아빠는 인생을 날로 먹으려는걸 싫어하는구나" "내가 평상시에 엄마아빠한테 살갑게 굴지 않아서 우리 사이가 아주 조금씩 금이 가다가 끝내 다 무너져버렸구나" 그 생각을 했어요.
그 뒤로 저는 부모님께 잘해야겠다 라는 생각보다는 '돈을 조금씩이라도 모아서 독립할 방세를 만들자'라고 제 마음을 정해버렸어요. 사실 부모님이 20살부터 (미국 가정의 아이들을 예시로 들며) 눈치를 주셨어요. 성인이 되면 이 집에서 나가라고.
저희집이 정말 빚도 없고 부모님 두분다 검소하게 그러나 평범하게 잘 사는 집인건 사실이지만
저는 이 넓은 집에서 지내는 20년동안 우리 가족의 미래를 기대하거나, 내가 부모님을 위해서 뭔갈 해드리고 싶다는 마음은 단 한번도 가진적이 없어요.
그래서 제 자신이 많이 가여워요. 좋은것만 듣고 보고 자랐어야했는데 생각보다 부모님께
쌍욕보다도 더 고도의 폭언과 폭력을 당해왔어요.
"죽고싶으면 말해 xx년아 내가 죽여줄테니까" 이 정도는 너무 애교구요.
마음에 안 들거나 핀트 나가는 대답하면 티비보던 리모컨, 치킨먹다가 집어든 콜라병이 모두 무기가 되어요.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제게 날라왔어요.
부모님은 이런 제 마음을 한번이라도 표현을 하면 "복받은줄 알아라, 우리가 너네를 오냐오냐 키운거다" "니가 참은것 같지? 우리가 수백 수천번을 더 참았어" "니가 얼마나 맞아봤다고"(머리를 두번이나 손바닥으로 치며)
아무튼 23살 4월달의 저는 드디어 저만의 공간이 생긴 제 자취방이 정말 고맙고 아늑하구요.생각보다 빨리 집을 나오게 되어 내 정신과 육신이 드디어 한 층 더 건강해질 수 있겠구나.그런 생각만을 하면서 이제 좀 정리를 해보려고 해요.
제 마음이 독자분들께 잘 전달이 되었을지 모르겠네요.
현실적인 조언도 좋고, 저와는 다른 환경에서 나고 자란 분들의 생각도 듣고 싶어요.
아니면 저와 같은 마음이셔서 "돈만 잘 모아두면 연끊고 두번다시 괜한 죄책감과 의무감에 찾아뵙ㄱㅓ나 가족행사 챙기고 할 필요는 없는것 같아요' '모아둔 돈만 있다면 마음이 시키는대로 하는게 낫겠다고 봐요' 등의 댓글도 필요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저는 이 글을 단순한 하소연이나 감정을 배설하기 위해서 작성한게 아님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