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방 정리를 하다가 작년에 쓴 다이어리를 발견했다. 2018년 11월 13일. 너와 한창 사귈 때였다. 대충 내용이 나를 정 때문에 만나는 건지, 사랑해서 만나는 건지. 모르겠다는 그런 내용. 오래 사귄 커플들이 하는 흔한 고민들. 그런 너와 2년 반이라는 세월을 함께했다. 나에게는 길지만 너에게는 짧았던 그런 시간.
오랜만에 너의 인스타와 페북을 들어가봤다. 사귄다는 소식을 들은 지도 한 달쯤 되어간다.
'사랑해'
'보고싶어'
다 나에게 했던 말들, 나와 함께했던 장소들.나는 아직 그 장소가 너와의 추억으로 덮여있는데 새로운 추억으로 덮어가는 너를 보며, 행복해하는 너를 보며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나는 내 옆에서 웃는 네 모습이 참 그리운데, 그 미소를 매일 보는 네 여자친구가 참 부럽다. 그렇게 다정한 사람이 옆에 있는 게 참 부럽다. .
두어 달 전쯤인가, 용기 내어 너를 다시 붙잡은 적이 있다. 헤어진 지 5개월쯤 됐던 것 같다.너는 다시 붙잡혀줬고, 나는 내 모든 걸 다 맞바꾸어도 괜찮을 것같이 행복했다.꿈을 꾸는 것 같았다.
그런데 누가 그랬다. 헤어진 연인이 다시 만나 잘 될 확률이 3프로라고.며칠 뒤에 너는 다시 나에게 헤어짐을 말했다. 만난 지 고작 3일이었다.우리는 그 3프로에 들지 못했다. 그 짧은 시간동안 너와 미래를 그렸던 내가 불쌍하다.
'차라리 그 때 너를 잡았더라면, 뭔가 달라졌을까' 하는 생각은 내게 의미가 없다.나와 있을 때 너무 힘들다는, 자신도 행복해지고 싶다는 너에게 내가 어떤 말을 할 수 있었을까,더 이상 잡으면 나를 증오할까 무서워 너를 붙잡는 것도 그만하기로 했다.
다른 사람을 좋아하고 있다고 솔직히 말해도 나는 괜찮은데,마지막까지 상처 주는 말을 해야만 했을까.미워하고 싶어도 미워할 수 없는 내가 참 답답하다. 나는 네가 어떤 모습을 해도 너를 사랑하니까.나에게 질려 데이트조차 하지 않으려는 너를,끝끝내 놓지 못했으니까 ..
오늘도 네가 꿈에 나왔다. 다시 만났던 그 때, 하고 싶었던 것들을 하나하나 다 했다.내가 시험으로 바빠 제대로 하지 못했던 꽃구경, 너와 매일 했던 산책, 너와 마시던 새벽 공기를 느끼며 행복하게 지냈다. 그렇게 행복할 때, 꿈에서 깼다. 마치 내 주제를 알라는 듯, 아주 완벽한 타이밍에. 항상 그렇게 울며 하루를 시작한다.
나는 밤이 무섭다. 하지만 그렇게라도 너와 함께할 수 있어서 밤이 기다려진다.
그런 모순이 나를 괴롭게 한다. 언제쯤 너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