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스카이캐슬 예서입장(?)

처음 |2020.04.22 22:28
조회 379 |추천 1
어,, 어디다 쓸지 모르겟어서 여기에 글 처음 써보는데 제 잃어버린 학창시절에 대한 안타까움?의 입장에서 쓴 푸념글이에요 ㅠㅠ..코로나로 집에만 있다가 생각이 여러모로 깊어져서 쓰게 되었습니다.약간 스카이캐슬 예서랑 비슷한 입장이라 제목은 저렇게 써보았구요.한번씩만 읽고 의견 남겨주셨으면 좋겠어요부끄 (비난보단 위로와 조언 부탁드립니다)

‘니 감정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아’


오늘 하루종일 우울했다. 그 시작을 생각해 보건데, 밥을 먹고 피아노를 치고, 방에 혼자 들어와서 문을 닫고 유튜브를 서핑하고, 숙제를 시작했는데 숙제가 너무 어려워서 스트레스를 받았고, ‘나의 인생과 공부’에 대한 생각을 시작하다가 지금까지의 나가 너무 불쌍하게 살아온 것 같아 슬펐기 때문이었다. 

자, 초등학생은 매우 경험이 부족한 시기이다. 따라서 ‘가정’에서 학습받은 대로, 살아온 대로, 부모님의 DNA를 물려 받은 대로 행동할 확률이 높다. 나의 경우, 학교를 입학한 순간부터 매우 자신감이 넘쳤고, 잘난맛에 생활을 한 것같다. 초 3까지는 당돌한, 귀여운 아이의 행동이라고 봐줄 수 있는정도로 살아온것 같은데 4학년이 되면서부터 문제가 발생하였다. 아이들의 머릿속에 ‘파,왕따’에 대한 개념이 생기기 때문이다. 자신감 넘치고 잘난척이 심했던 나는 반에서 우위를 점하고 싶어하는 욕구가 극에 달했고, 아이들을 나누기 시작했다. 잘나가는 애, 못나가는 애. 내가 빌붙고 무리에 끼워주어야 할 애, 아닐 애. 그러나 그때부터의 아이들은 더이상 순수하지만은 않아서, 막 끌고가는 애의 말을 듣지는 않았다. 비슷한 취향을 가진, 리더십을 가진 아이들을 따르기 시작하고 무리가 생기기 시작한다. 나의 경우, 아이들과 취향도달랐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포용력의 리더십을 가질말큼 성숙한 아이도 아니었기에, 나를 따르지 않는 아이들에 대해 의문감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태세전환을 시작했다. 무리의 리더들과 단짝이 되는 것이다! (초4부터 박쥐 짓을 한 것이다.) 지금 기억에 남는 것은 수학여행때, 1학기 때 회장이었던 친구에게 ‘너와 단짝이 되고 싶다’라며 울었던 경험이다. 그런식으로 나는 어떻게든 ‘주류’에 편승하기 위해 ‘어렸을때부터’ 노력했다. 하지만 나의 문제점을 고치려고는 하지 않았고, 악을 쓰기만 했기에 초반에 주도권은 잘 잡았지만 아이들의 마음을 진정으로 사로잡는 리더격은 되지 못했다. 왕따를시키기도 하고, 당하기도 하면서 그렇게 살았다. 

내가 왜 이런 초등학생 시절을 보냈는지 정말 많이 생각해봤다. 지금껏 내가 만나왔던 다른 아이들은 초등학교 시절의 친구와 지금까지 우정을 지키면서 살아오기도 하고, 즐거웠던 추억도 많이 쌓은 것처럼 보인다. 그 시절의 난, ‘친구’에 대해정말 많이 고민했고, 왜 난 친구가 없을까  친구가 없다는 사실에 너무 괴로웠다. 하지만 이런 고민을 엄마 아빠한테 말했을 때 되돌아온 대답은 수치심이었다. 나는 스스로 부모님에게 ‘친구 없는 무능력한 아이’로 비추어졌다. 두 사람 중 누구도, 나의 잘난척을 고쳐주려는 교육이나 진지한 고민 상담은 하지 않아주었다. 아빠는 늘 자신이 초등학교 때 (7,80년대) 애들을 패가면서 반장노릇을 했다는 과거이야기를 했다. 엄마는 나를 6학년 회장선거에 출마시켰다. 결국 떨어졌고. 둘다‘반장,리더’가 될 것을 강조했다. 하지만 자식에 대한 주의깊은 가르침,이나 이끌어냄은 없었다. 

내가 살던 지역은 다문화배경의 아이가 많고, 공부와는 관련이 없는 비교적 비행 청소년이 많은 지역이었다. 엄마가 했던주된 말은 “공부못하면 저렇게 빌빌대면서 사는거야.” 그런 말을 하는 부모님 밑에서 자랐기에, 나는 같은 학교 다니는 애들을 점점 더 무시하고 깔보았던 것 같다. 한마디로 그때의 나는“멍청한 인생을 사는 애들 사이에서 리더는 되야겠지만, 잘난 척이 너무 심해서 리더가 못되는 애”였다.

그래서 항상 공부에 대한 열망이 심했다. 초등학교를 마치고 중학교는 학구열이 센 학교로 주소이전을 통해 배정받았다. 멍청하고 한심한 애들이 살던 지역과는 다를 거야. 나는 이런 환상에 사로 잡혀있었고, 앞으로는 모범적으로 공부만 하는모범생이 되어야지. 전에 살던 애들처럼 될 순 없어. 이것이 내 목표였다. 그리고 멍청한 애들이 살던 소굴로부터 해방시켜준 부모님에 대한 무한히 감사를 보냈고, 말을 잘 들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이사한 지역도 똑같이 애들 사는 데였다. 학원을 많이 다니고 공부를 더 잘하고, 생활수준이 높아졌다는 점만 달랐다. 내 편견을 뒤흔드는아이들도 많았다. 소위 “공부잘하고 예쁘고 잘나가기까지하는” 애들 말이다. 나는 “문화 충격”을 받았다. 나는 가지지 못했던 초등학교 시절의 우정도 이어나가면서 학원 다니고 공부도 잘하는 아이들이 꽤 많았고, 그런애들이 학교에서 리더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애들에 대한 나의 반응은 ‘회피’ 였다. 정말 찌질하게도, 나의 생각을 바꾸고 행동을 바꿀 생각은 하지 않았고, 멀리 떨어져 동경과 비교, 질투나 하였다. 그리고 그때 형성된 습관은 중학교, 고등학교를이어서도 이어졌다. 나 또한 친구들과 진정한 우정을 쌓고 행복한 학창시절을 보내면서 공부도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걸믿지 않았고, 늘 피하기만 했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둘은 양립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살아온 끝에 이번 대입에 성공하였다. 

나는 엄마한테 감사해야할지 진심으로 잘 모르겠다. 분명 대입에 성공한 것은, 앞길을 보장해줄 것이고 전에 살던 지역의애들과는 확연히 다른 삶을 살게 해줄것이다. 현재의 사회에서,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선 부모의 경제적 지원이 거의 필수적이다. 애들은 돈을 벌 수 없기 때문이다. 대입에는 한 아이의 앞길 뿐만 아니라, 부모 입장에서의 평판 등 정말 많은 것이 달려있다. 재수 비용엔 대략 1억이 든다고 하고, 이는 최상위 소득계층이 아닌 이상 부담되는 액수이다. 

다행히 나는 재수를 면했고 골인했다. 그러나 12년 동안 나는 ‘나’의 감정대로, 추억을 쌓아본 대로 살아보지 못했다. 사람에 대한 편견이 가득했고, 사람을 회피하는 성향을 갖게 되었고, 20살이 된 현재까지도 우정을 오랫동안 쌓아온 친구는 거의 없다.


물론 나는 엄마가 (사회적으로 잘 살게 도와주신 것에)감사하기도하고 (내면적 성장을 이끌긴 커녕 망가뜨린 것에)원망스럽기도 하다. 이 대입 시스템에도 엿을 날리고 싶다. 하지만 모두 이해는 할 수 있다. 엄마는 엄마가 겪어온 힘든 삶을 물려주고 싶지 않아서 나를 그렇게 달달 볶았던 것이고, 시스템 또한 넘쳐나는 아이들 중 명문대에 입학을 허가해 줄 애를걸러야 하기 때문일 것이겠지. 그러나 이 모든 잔인한 행위는 “어린 아이”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다. 어린아이가 태어났을때부터 갖게 된 환경 (부모, 시스템)에 대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개성과 재능에 대한 고민을 할 시간도 없이, 사회적으로 안정된 길을 걷기 위해, 욕망 생각 감정 다 억누르고 살아가야한다. 

물리적인 폭력이 아니더라도 이런 억제들이 낳는 후폭풍은 엄청나다. 나의 경우엔 범죄나 우울증으로 빠지진 않았지만, 정말 자주 부정적인 생각들이 들고, 기분변화가 엄청심하다. 오늘 같이 우울감으로 아무것도 못할 때도 잦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개인은 무시받는다. 

오늘 엄마한테 혼나다가

‘니 감정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아’

라는 말을 들었다. 

이말을 듣고 나는 이 말은 우울감에 빠져 하루를 울면서 보낸 나는 정신이 버쩍 들었다. 

기성세대가 아이들을 가르치는 사고방식,아이들을 굴리는 시스템의 근본 정신엔 이 말이 전제로 깔려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현재의 나는 되물을 수 있다. 

“이 세상에서 내가 가장 중요한데 왜 내 감정이 나한테 가장 중요하지 않아요?”

그러나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생겨버린 세계에 의해 이런 말을 들으며 살 것이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특히 어린아이의 입장에선 하나의 세계를 깨뜨리기가 참 힘들다.

그 세계의 형성자가 부모님이면 더더욱.

세계를 깨뜨리려고 망치를 휘두르다가 자신이 맞던지 아니면 세계 속의 남에게 휘두르게 되는 것 같다. 

추천수1
반대수2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