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먹으면서 괴담들 읽다 문득 몇 가지 떠올랐어.워낙 밤낮 바뀐 몸인지라 자기 전에 짧게 풀어보려고.
1.
옛날에 외할머니가 좀 안 좋은 동네의 아파트에 사셨거든. 그냥 그 동네 자체가 그냥 좀 그랬어. 약간 그 동네에서 가장 흠이 될 것 같은 사람들을 전부 거기에 모아뒀었거든. 이혼한 집, 경제력이 없는 집, 주정뱅이, 늙은 성매매 없자, 자식 왕래가 뜸한 노인들, 기력 다 해서 오늘내일 하는 무당... 전부 개성인이 많은 편이었어. 그래서 그런지 사건 사고도 많이 일어났었고.
우리 할머니 집 밑에는 어느 아저씨가 홀로 살고 있었거든. 가끔 나랑 사촌오빠, 사촌동생이 낮에 뛰면서 놀면 항상 찾아와서 화를 내고 가셔서 알고 있었어.
언제부터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그 아저씨가 어느 날 부터인가 시끄럽게 해도 안 오더라고. 어릴적이라 한 편으로는 안심하고 마음놓고 뛰어놀았는데 나는 기억 안 나지만 엄마랑 할머니가 어디서 뭔가 썪는 냄새가 난다고 하더라. 그래서 방향제에 페브리즈에 다 했었는데 그래도 냄새가 안 빠졌었어. 하수구에서 나는 악취도 아니랬거든.
그렇게 여름이 되었고 한 번은 문을 열었는데 악취가 갑자기 확 나더래. 그래서 아, 이건 우리집 문제가 아니구나 하고 깨닫고 밑 층에 내려가서 아저씨를 부른거야. 근데 아저씨가 없더라고.
며칠을 내내 불렀는데 없어서 나중에 관리 사무소에 연락해 같이 갔고 거기서 엄마가 말을 아껴 못 들었는데 아저씨가 자살했었다고 하더라. 그게 시체냄새였는데 뭔지 몰라서 그렇게 한참 여름까지 방치됐었다나봐.
2.
할머니네 아파트 단지에는 오씨 할머니? 이씨 할머니? 라고 할머니 친구분이 계셨어. 1층 사는 노부부였는데 얼굴은 기억이 안 나고 단지 그렇게만 기억해. 할머니가 정말 친하게 지내셨는데 이 집도 마찬가지로 언제부터인가 할머니가 안 보이더래. 할아버지는 보이는데. 그래서 할아버지한테 물어도 별다른 대답을 못 듣곤 했는데...
며칠 후에 할머니랑 할아버지랑 시체로 발견됐다더라. 이 사건은 뉴스에도 떴었다고 들었었어. 잘 몰라서 당시 자료를 찾아봤는데 겨우 찾은 거라곤 짧은 신문 기사 몇 줄이 다였던 것 같지만.
그게 기사가 날 정도로 충격이었던 게 뭐였냐면, 당시 뭐때문인지는 몰라도 할아버지가 할머니를 살해 했었다고 했었어. 할머니랑 엄마한테 듣기론 할아버지가 할머니 머리를 망치로 내리쳐서 죽였다고 해. 그러고나서 결국 할아버지도 문손잡이에 목 메달고 자살했었다고. 어쩌다가 알게 됐는지는 잘 모르겠고, 자식이 발견했다 했던가? 어쨌거나 이건 나름대로 이 동네에서도 큰 사건이긴 했었어. 온 집안이 피범벅이었대
3.
이건 직접 겪었던 이야기인데 그렇게 큰 공포는 아닐 수도 있고. 이 동네가 이렇다보니 cctv도 길가에 잘 안달려있어. 10시가 되면 몇 없는 도로가의 거의 음식집도 다 문닫고 가로등만 덩그러니 켜져있어. 한 번은 버스 정류장까지 친구를 데려다 줘야 했었는데 여긴 정말 안쪽 구석진 곳이라 제대로 다니는 버스를 타려면 15분을 꼬박 걸어가야해.
웃긴 게 15분만 걸어가도 사람이 살기 좋은 동네인게 참 빈부격차가 제대로야ㅋㅋ 아무튼 그래서 15살때였나 16살때였나 친구를 데려다 주려고 같이 버스를 기다리는데 뒤에 외국 남자 두 명이 서 있었거든. 우리끼리 얘기하는 중에 되게 선명한 목소리로 남자 둘이 외국어로 얘기하는 게 들렸어.
목소리가 제법 커서 그냥 반사적으로 고개가 돌아갔는데 남자들이랑 눈 마주쳤었거든. 그 때야 그냥 아, 저 사람들도 버스 기다리는 갑다 하고 말고 다시 친구랑 얘기 했었는데....
문제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어. 버스가 올 때까지 약 20분, 그 동안 우리 뒤에 서 있다가 내가 친구를 바래다주고 집으로 다시 되돌아 오는 길에 그 남자들이 뒤에서 내가 가는 길을 같이 걷고 있더라.
사실 내가 성격이 좀 멀쩡했던 건 아닌지라 착각 했을 수야 있어. 하지만 20분간 못해도 최소 평균적으로 3대의 버스가 지나갔었고, 그 전까지 가만 있다가 갑자기 내가 움직이니 그제야 나를 따라온다는 게 암만 생각해도 미치겠는 거야.
주변 가게는 전부 불이 꺼져있었어. 그 흔한 편의점도 마트도 cctv도 없어. 진짜 일직선으로 쭉 난 도로에 하필이면 그땐 차도 없었어. 너무 무서운데 뒤에 남자 둘은 말 한 마디도 없이 내가 가는 길을 따라 걸어.
온갖 생각을 다 했어. 만약 최악의 경우로 타깃이 나인 게 확실하면 달려도 금방 잡힐 거고 쓸 데 없는 돌발 행동을 했다가 진짜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뒤 돌아 보면 걸릴까봐 무서워서 가로등으로 그 사람들이 걷고 있는 그림자만 계속 확인했어.
골목 하나 없는 그 길에서 너무 무서워서 친구한테 전화 했는데 이 양심 뒤진 태평한 친구새끼는 다른 거 한다고 전화 안 받음. 진심 머리 뽑아버리고 싶었어 츄파츕스 뚝배기맛
진짜 전화 안 받고 있으니까 직감이 아, 이대로 끊어진 거 들키면 진짜 끝일거 같은데 하는 생각이 딱 들더라. 그래서 친구가 받은 척 하면서 미친년아 왜캐 늦게 받는데~! 이러고 진짜 한 3분 동안 생쇼를 했어. 혼자 전화받은 척. 목소리도 일부러 막 경쾌한 척 하면서 그러고 다시 가로등 불 있는 곳에서 그림자를 확인했는데 그때 돼서야 그림자가 없더라.
뒤 돌아서 확인 했을 때 남자 둘 다 사라져 있었어. 진짜 내가 큰일 날 뻔 했구나 싶었던게 그림자 아니었으면 뒤에서 사람 오고 있는지도 모를 정도로 둘 다 인기척이 없었어. 발소리까지 안 내고 오는 게 말이 되냐고....
물론 집에 가선 내가 너무 늦게 나갔기 때문에 그런 일을 겪은거라 혼났지만.
4.
저것과 관련된 거 하나가 더 있는데 우리집이 6층이었어. 동네가 저 모양이라 엘레베이터도 없고. 한 번은 13살때 엄마랑어디 나갔다가 밤에 집 밑에 도착해서 먼저 집에 올라가 있으라고 엄마는 할머니집 들렀다 온대서 알겠어~ 하고 만화책을 읽으면서 집에 올라가고 있었거든.
한 4층? 3층? 그쯤 되었을 때 집 밑에서 누가 올라오는 소리가 나더라. 솔직히 크게 신경 안 쓰고 다녀서 그냥 코메 존잼~ㅋㅋ 하고 올라가고 있었는데 아직도 기억나. 검은 모자에 검은 잠바, 청바지 입고 있던 남자.
5층에 올라와서 6층으로 올라가려던 순간, 남자가 갑자기 뒤에서 입을 틀어막더라. 놀라서 책은 책대로 떨어트리고 바둥거리는데 옷 속으로 차가운 손이 들어오는 그 느낌 알아? 윗 옷 안에 다른 사람 손이 들어와서 놀라서 정강이를 발 뒤꿈치로 걷어차고, 꼬집고, 발버둥치는대도 끝까지 안 놓더라.
나중에 겨우 풀려나서 책이 챙겨서 집으로 도망가는데 뒤에서 그 남자야 날 부르는 거야. 올라가다 흘끗 봤는데 발버둥치면서 떨어진 내 모자 들고 낄낄 웃다가 나한테 던져주고는 5층 자기 집으로 사라졌었어. 나 그래서 아직도 가끔 아파트 계단 누가 올라오는 소리 들으면 무서워서 도망쳐.
물론 집 나오 지금은 1층으로 이사해서 살고 있어.
5.
우리집이 유난히 외가쪽으로 영감이 좀 센 편이야. 특이한게 외가쪽은 남자들도 다 영감이 꽤 높은 편이고. 웬만한 쎄한 건 다 들어맞아. 그렇데 한 번은 가족들 있는 데서 엄마한테 혼이 난 적 있었거든. 9살때였는데 뭐 때문에 혼났는지 집안이 발칵 뒤집혀서 난리가 났었어.
엄마랑 할머니, 아빠가 그 자리에 있었고 엄마가 날 혼내고 있었는데, 아빠가 엄마를 자제 시키고 나랑 이야기 할 적에 저런 건 내 딸이 아니라며 진짜 딱 되게 짐승이 으르렁 하는 느낌 있잖아. 뭐라고 설명이 안 되는데 그런 느낌이었어. 목을 긁는 소리로 낮게. 고음 목소리의 여자가 꼭 아저씨 같은 목소리 흉내내는 느낌으로.
그래서 아빠가 먹금하라고 엄마 다그치는데 그때 엄마가 그 목소리로 소리를 지르면서 저건 내 딸이 아니다!! 사탄이다!!! 하면서 죽여야 한다고 진짜 눈알 뒤집어서 흰자만 보이는 채로 나한테 달려들더라.
그때 처음으로 엄마한테 목 졸려봤어. 아빠랑 할머니가 말려서 겨우 떼어내고 엄마는 경련 일으키듯이 그러면서 계속 말을 반복해. 죽여야 한다고 저건 악마라면서 내 자식 아니라고 그렇게 소리치고 아빠가 급한대로 날 데리고 빠져나오고...
결국 오밤중에 할머니가 다니는 교회 신부님 와서 같이 교회로 데려갔다더라.
나중에 엄마랑 통화했을 적엔 지친 목소리로 나랑 전화하고... 결국 그렇게 내가 내 잘못 사과하고 끝났었어.
6.
내가 초등학교 시절에는 엄마가 영감 엄청 셌어. 또 뭐가 오긴 했었고. 그렇다보니 나는 정작 어중간하게 세서 못 듣고 못 보는 타입이었는데에 비해 엄마 세대는 전부 몸이 병약해서 한 번 오면 다 보이는 거 같더라. 암튼 그때도 그랬는데
당시 엄마 친구분들이랑 여행을 갔을 때였거든. 집으로 오는 길에 어떤 도로에서 엄마가 한 곳을 응시하고 있길래 친구분들이 물었는데도 대답을 안하고 그냥 운전만 마저 했었어.
딱 한 마디 했었는데 여기서 나중에 사고 한 번 나겠다고 그 말만 하더라.
한달 조금 지나서였나, 실제로 거기서 사고가 나 사람이 죽었어.
엄마가 나중에 말해주기로는 거기 가드레일 위에 사람이 하나 서 있더래. 한치의 미동도 없길래 의아해서 봤더니 발목 없이 바짓단이 펄럭이고 있었다더라. 그러면서 도로만 응시하고 있었다고.
느낌적으로 되게 자기 길동무를 원하는 거 같았대. 그래서 사람 하나 죽을 거 같다 생각했고. 그 뒤로 거기 도로 지날 때 다시 봤는데 귀신이 없어졌었다 하더라.
7.
영감있는 사람은 정말 거의 없거든. 근데 끼리끼리 또 모인다는 말이 맞나봐.
전남친이 영감이 좋아서 가끔 뭘 보고 했대. 그거 때문에 천주교를 다닌다 했던가. 한 번은 우리집에 데려 갔는데 그때 애가 딱 멈춰 서서는 아파트쪽을 보면서 감탄을 하더라. 완전 새카맣다고(ㅎㅎ빡쳐)
물어봤는데 그냥 그 동네가 다 새카맣대. 뭔가 되게 새카맣다고 그 말만 해줌. 더 말했는지 사실 기억 안남. 이인간의 추억은 잊고싶어서ㅎㅎ 그래서 나중에 지금 남편을 연애할 때 한 번 집에 데려 가면서 그 얘길 해줬었거든.
그랬더니 남편도 이해를 하더라고. 그러면서 겁나 대수롭지 않게 '아아~ 시체땅이라 그래 ㅎㅎ' 이러는데 무슨 '아 ㅎㅎ 낙엽이 떨어지는 걸 보니 가을이네^^' 같은 어투여서 너무 얼척없음. 잘 살고 있는 집 보고 그런 말 하지 말라고...
일단 급한대로 한 대 때리니까 확실하게 대답 해주는 게, 땅은 여러개가 있는데 그 중 도깨비가 살기 좋은 땅, 시체를 묻기 좋은 땅, 귀신이 살기 좋은 땅' 이렇게 있대.
우리 집같은 경우는 시체를 묻기 좋은 땅이었어. 이해하기 쉽게 말하자면 공동묘지 만들기 좋은(...) 땅 볕 잘 들고 건조하고 암튼 도깨비가 살기 좋은 땅이랑 좀 비슷한데 꽤 다른? 그런 땅.
그런 곳에 시체를 묻으면 정말 좋아서 복을 받는다고 하더라. 다만 죽은 자를 위한 땅이다보니 산자가 살긴 힘들대. 오히려 다 꼬이고 안 풀리고 풀리던 것도 막히고. 산 송장처럼 살게 된다고.
안녕하세요? 산 송장 패밀리 입니다 ^^........................
8.
한 번은 자고 있었는데 꿈에서 내 시점으로 시야가 맑게 개여 어둠속에서도 가위 눌린 것 마냥 눈 앞이 잘 보이더라. 근데 가위는 또 아니었어.
몸을 일으키고 싶은데 안 일어나져. 움직이긴 하지만 본능적으로 계속 앉아있고 싶은데 앉을 수가 없는 거야. 뭔가 엄청한 힘이 끌어당겨서 강제적으로 붙어있는 기분. 한참 그렇게 하다 힘 딸려서 포기하고 색색 거리는데 남편이 머리맡에서 '뭐하는 거야?' 하고 묻더라. 당시 거실 한중간에서 자고 있었거든.
그냥 그땐 고개도 고정되어 있는데 막연할 정도로 아, 애아빠 야근하는 거 이제 출근하는가보다~ 했어. 출근하는 사람이 집안을 그리 어둡게 하고 있진 않을텐데. 만약 그렇다한들 머리맡에서 그럴 일도 없을 거고.
그래서 일어나고 싶은데 안 일어나져... 일어나려고 노력중이야. 하고 대답했어. 보통 같았으면 도와달라 할 건데 그 생각도 굳이 안 들더라.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그걸 듣고 있던 남편의 목소리를 한 뭔가가 '아, 그래? 알겠어. 힘 내봐' 하고 말을 하며 갔다는 생각이 딱 들면서 몸이 일어나졌어.
애아빠는 이미 나간지 한참 됐었고, 꿈속의 상황과 집은 어쩐지 미묘하게 더 현실감이 느껴졌으며 그게 애아빠가 아니었다는 건 그제야 본능적으로 깨달았었어.
평소 영적인 걸 못 느끼던 내가 유일하게 직접적으로 느꼈던 게 이 일이야.
9.
신기했기도 하고 궁금한거긴 한데, 다른 사람들도 이런가 싶어서. 꿈 속에서 어떤 아파트를 봤었어. 이름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폐허가 되어 아무것도 남지 않은 땅에 그나마 형태를 유지하고 있던 허름한 아파트야. 아파트 입구에는 담벼락이 철조망으로 되어있었어. 지금 생각해보면 거기가 되게 공동묘지 같은 느낌이었거든. 근데 남편도 한 번 그런 꿈을 꾼 적이 있었는데 그 아파트 이름이 극락사였대.
그리고 근처에 극락사라는 납골당이 있다 하고. 지금 생각해보면 공동묘지나 납골당이 아파트로 나온 게 아닐까 싶어. 혹시 다른 사람들도 납골당이나 공동묘지가 그렇게 나오는 편이야?
10.
이매가 붙은 사람을 본 적 있어? 이매는 그 사람이 믿는 신으로 형태를 바꾸어서 그 사람의 몸에 붙어 기생하기도 한대. 그리고 그 숙주가 이야기를 퍼트려 믿는 사람을 더욱 많이 만들면 힘이 세지기도 하고 (그래봐야 영감 좋은 사람한테는 한 대 맞고 넉다운이지만ㅋㅋㅋ) 열 마리 정도 붙은 사람을 남편이 봤었는데 그렇게 하다간 1년도 못 살고 죽을거라 하더라. 빨리 떼어내지 않으면 늦는다 했어.
사실 알바야 자기가 자초한 일인걸.
10.5
사람에 대해 무서운 이야기가 많아 보이는 건 어쨌거나 그런 동네에 자라서 별 꼴을 다 봤었거든. 살인사건에 길가다 심장마비 걸리는 사람, 자살한 사람, 성추행범, 깨진 소주병에 찔려 피를 흘리고 있는 사람 그 밖에도 참 다양한 것들을 많이 봤어. 역시 있을 곳이 못 되는 곳인 건 맞는 거 같아.
11
아빠랑 엄마랑 같이 할아버지 댁으로 향하던 길이었어. 당시 국도를 달리고 있었는데, 스포츠카 한 대가 낮에 빵빵대면서 과속하고 왕복 1차선 도로라고, 중앙선 기준으로 양 옆에 도로 하나씩 있는 곳. 거기서 추월하고 난리도 아니었거든.
그래서 보면서 엄빠가 쌍욕하고 있었는데 한 30분쯤 뒤였나? 부서진 오토바이 하나가 만신창이가 되어서 나뒹굴고 있고 조금 떨어진 곳에 사람 몇 명이 서있고, 한 명은 또 누워있더라고. 그리고 몰랐는데 엄빠 말로는 그 스포츠카가 사람이 모여있는 곳에 함께 있었어.
아, 사고가 났나보다. 하고 피해자는 괜찮을까 보려고 했는데... 뭔가 이상하더라고.
피해자가 누워있길래 기절해서 사람들이 그런가보다 했는데 나중에 지나와서 엄마가 질색을 하길래 왜그러냐 물었더니 죽은 사람이더래. 기절한 게 아니라 죽어있었다고 하더라.
제발 교통안전 좀 지키자
12.
혼자 사는 사람들한테는 별로 안 좋을 얘기.
이건 책에서 봤던 얘기였는데... 누가 엄마는 늦게 돌아오고 해서 아빠랑 자기랑 남은 사람들 다 자고 있었대. 그런데 도어락 버튼 누르는 소리가 나서 엄마인가? 했는데 2~3번 계속 틀리더래. 엄마면 틀릴 일이 없으니까 갑자기 무서워져서 아빠를 급히 깨워서 아빠한테 얘기 했더니 아빠가 큰 소리고 거기 누구냐고 물었다는 거야.
그랬더니 도어락 소리가 멈추더니 웬 여자가 '깼어?' 하더니 '깼어?' '깼냐고' '깼냐고 묻잖아' 하면서 엄청 화를 내더래. 그래서 아빠가 화내는 목소리고 누구냐 다시 물으니까 그제야 여자가 '하, 깼네. 재수 없어' 하고 웃더니 다른 곳으로 갔대.
그 사람 집은 특이하게 문 옆에 작은 창이 있었는데, 그곳으로 지나가는 여자 모습이 보였는데 얼굴이 흉터 투성이인 여자였다고 해.
여자가 사라질 적에 '짤그랑' 하는 뭔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서 궁금하긴 했는데 문을 열면 다시 여자를 마주할까봐 못 열다가 날이 밝아서 문을 열고 확인 했는데, 뼈 자를 때 쓰는 사각 칼 있잖아. 그 칼이 복도에 떨어져 있었더래.
13.
이것도 책에서 봤던 얘기. 꿈에서 새끼 손가락을 잃어버린 할머니를 만났었대. 할머니가 뭘 찾고 있길래 뭘 찾고 있는지 물으니까 얘기를 안 했다던가. 아님 손가락을 잃어버렸다고 퉁명스레 대꾸 했다 했던가. 어쨌거나 그래서 마음 좋은 작성자가 손가락을 어딘가에서 찾아줬더래.
그랬더니 할머니가 굉장히 언짢다는 표정으로 손가락을 낚아채서 가버렸다는 거야. 그 뒤에 꿈에서 깼고.
나중에 신기해서 MT였나? 그렇게 친구들 모이는 곳에서 그 얘길 해줬다고 해. 친구들도 되게 신기해하며 들었었다 하고.
그러고나서 잠이 들었다 깼는데 다들 하나같이 그 꿈을 꿨다 하더라. 어떻게 된 게 찾아 줄 생각이 없었는데도 용케 발견을 했다는 거야. 화분 밑에서, 먹던 밥 안에서, 옷주머니에서... 끝도 마찬가지로 할머니가 불쾌한 기색을 역력히 표하며 그걸 들고 사라졌다며.
참 신기하다며 다들 그러고 있는데 유난히 표정이 안 좋은 애가 하나 있더래. 그래서 왜그러냐 하니까 자기는 손가락을 못 찾았다는 거야. 어딜 찾아보고 둘러보아도 안 보이더래. 그래서 미안해하며 할머니한테 사과하니까 할머니가 정말 기뻐하더라네. 진짜 입이 귀에 걸릴 정도로 기뻐 웃으면서 신나서 가시더래.
그 애가 상태가 많이 안 좋아보여서 그냥 꿈일 뿐이라고 신경쓰지 말라며 다독여주고 그랬는데, 시간이 지나서 친구들이랑 연락을 하는 중에 그 애가 생각 나더래.
그래서 걘 어떻게 지내냐 하니까 그 친구 선풍기에 새끼 손가락 말려 들어가서 손가락이 잘렸다고 했다더라. 붙일 수가 없게 잘렸었다고. 그래서 엄청 찝찝했다 했었어.
14.
건너 들은 건데 누구한테 들은 건지는 말하지 않을게. 어떤 사람이 가족 전체를 모시는 그런 산을 하나 가지고 있었대. 원래는 가족들끼리 나눠서 가지는 게 맞는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홀로 가지고 있었다더라.
거기에 안치된 조상님들도 제법 많았고, 그 산 자체가 전부 그 집 땅이라 조상님들이 거기서 쉬다가곤 했대.
근데 문제는 그 땅이 평택이었어. 대충 무슨 내용일지 알 것 같은 사람도 있을 거야. 그 집 가장이 올림픽 시즌때 상의 없이 비싸게 돈 받고 그 산을 팔아버렸다는 거야.
그것 때문일까. 확실하게 나는 몰라. 그냥 그렇다더라 하고만 들어서. 그 집 자식들이랑 팔았던 장본인, 아내까지 몇 달에 걸쳐서 한 명씩 한 명씩 알 수 없는 병으로 1년도 안 돼서 다들 돌아가셨다나봐.
워낙 멀어서 안면이 없던 집이라 그렇다고 들었어.
15.
이사오기 전에 잠깐 원룸에서 살았었거든. 그 시체땅 집 말고. 거기서 살 때였는데, 꼭 새벽 2시가 되면 우리집 문을 두드리고 가는 사람이 있었어. 박자도 일정하게 똑똑똑, 똑똑똑. 하고.
그 시간이면 남편은 없을 시간이라 태어난지 얼마 안 된 자식을 붙잡고 무서워서 빨리 가기만을 바라며 오들오들 떨고 있었거든. 누군지 확인 해 볼 마음도 안 생기더라. 이게 현실이지.
문 가까이 갔다가 현관 센서등 켜져서 누구 있는 걸 알면 어떡해. 나중에는 무서워서 노이로제가 걸릴 거 같았어. 하루도 빠짐 없이 문을 두드려대서. 결국 이사하면서 그것도 이젠 없어졌지만.
어쨌거나 하고 싶은 이야기는 여기서 끝.있기야 더 있지만 그렇게 퍼져도 좋을 이야기들은 아니니까....게다가 새끼손가락이나 도어락을 빼면 그리 재미있는 이야긴 아니라고 생각하거든ㅋㅋㅋㅋ지루한 이야기 읽어준 친구들 있다면 읽어줘서 고마워.
친구들도 뭔가 무서웠던 경험담 있으면 알려주라. 짧은 것도 좋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