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2차 피해 우려" 비공개 심리하기로
미성년자 성착취가 자행된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의 첫 재판이 2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 중이다. 조주빈은 공판준비기일임에도 직접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이현우)는 이날 오후 조주빈과 조주빈에게 협력한 사회복무요원 강모씨, 아이디 '태평양'으로 활동한 16세 이모군 등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공판준비기일은 피고인이 기소된 이유와 이에 대한 피고인 입장을 간략히 확인하고 향후 재판계획을 짜는 절차다.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는 날임에도 조주빈은 직접 법정에 출석했다. 수의에 검은색 마스크 차림이었다. 피고인석에 앉아 방청석 쪽을 두리번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강씨도 황색 수의에 흰색 마스크를 쓰고 법정에 출석했다. 불구속기소 된 이군은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재판부가 주민번호, 직업, 집 주소 등 신원을 확인하는 인정신문을 위해 자리에서 일어날 것을 요구하자 조주빈과 강씨는 나란히 일어섰다. 직업을 묻자 조주빈은 "없다"고 대답하고 주민번호와 주소를 확인받은 뒤 다시 앉았다.
강씨가 인정신문에서 사회복무요원 신분임을 밝히자 재판부는 "아직도 복무 중이냐"고 물었다. 이에 강씨는 "복무 중단 상태라 아직 (사회복무요원 신분이) 유지되는 것으로 안다"고 대답했다.
재판부는 인정신문을 마친 뒤 국민참여재판 의사가 있는지를 물었다. 조주빈과 강씨 변호인 모두 원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이군 측 변호인도 국민참여재판을 받을 의사가 없다고 했는데, 재판부는 나중에 이군이 출석한 자리에서 다시 확인하겠다고 했다.
보통 사건이라면 이후 검찰이 피고인들의 공소장을 낭독하고 변호인들이 혐의 인정 여부를 밝힌다. 그러나 조주빈 사건 재판부는 "검찰에서 (공소사실에 대한) 모두진술을 하기 전 다소 고민이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재판부는 "며칠 전부터 피해자 측 변호사들로부터 재판 전체를 비공개로 해달라는 취지의 의견서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고 언론보도를 통해 국민들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야 할 충분한 이유도 있다"면서도 "모두 비공개로 진행하기는 어렵고 피해자들에게 2차 피해가 가해질 수 있는 부분은 조심하면서 비공개로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검찰이 법정에서 낭독하려고 준비해온 공소사실 요지도 피해자 이름을 가명으로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재판부는 "검찰 모두진술 부분에서 피해자들의 가명이 상당히 많이 나온다"며 비공개 심리로 전환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언론보도를 허용한다면 가명을 쓴다 해도 피해 당사자들에게 2차 피해가 끼쳐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한 결정이다. 재판부는 향후 진행 상황에 따라 공개, 비공개 심리를 오갈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재판부는 이군 측에서 조주빈과 따로 재판받게 해달라는 의견을 낸 점을 언급하면서 "지금 단계에서 분리하긴 어렵다"며 일단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했다. 이군 재판만 따로 진행하면 같은 증인을 조주빈 재판과 이군 재판에 여러번 불러야 할 수 있어 효율적이지 않다는 판단이다. 이후 절차는 방청석을 비우고 비공개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