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긴데 읽어주실 분 계실까요?밤에 소주 한잔 하고 앉아서 글 쓰네요.
어렸을 때부터 친정엄마하고 사이가 안 좋았어요.애증의 관계죠 말 그대로.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대충 몇가지만 써볼게요.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 저희 친정엄마가 저에겐 그런 사람예요.지금도 10시 40분인 이 밤에 저한테 전화하고, 안 받으니 또 우리 아이 핸드폰으로 전화하고, 것도 안받으니 다시 저한테 전화하고...
얼마전에 또 싸운 이후로 친정엄마 전화 안받고 싶어서 피하고 있었거든요.아이 폰으로도 하는걸 보니 안되겠다 싶어서 받아서 이렇게 늦은 시간에 애폰으로 전화는 하지 말라고 했더니 왜 하면 안되냐고 하네요.잘 시간이니까 당연한 거 아니냐고 하니까 그럼 전화를 언제 하느냐고...낮에 전화하라고 하니까 뭐 열시밖에 안됐는데 하길래 열시가 아니라 열시 사십분, 밤 열한시가 다 된 시간이다 충분히 늦은 시간이니 아홉시 넘으면 애가 잘 시간이니까 하지 마시라 하는데도 열시 40분이나 열시나, 그럼 언제 전화하란 말이냐 하고 도돌임표... 그러니까 낮에 하라는 거 아니냐 하면 다시 또 똑같은 말.... 어우 정말 지겨워요.
자식 키워보니 이제까지 내가 살아있는 것도 다 친정엄마 덕이라는 건 알겠어요. 정말 악마같은 친정엄마였다면 내가 이리 살아있지도 못했을지도 몰라요.그래서 더 혼란스러운 것 같아요.
제가 결혼할 때 이미 충분히 늦은 나이였음에도 불구하고 돈 좀 더 벌어주다 가지 하고 눈 흘기던 사람이예요.제 결혼식 끝나고도 식대 비싼 데서 해서 남는 것도 없다고 뭐라하던 사람이고요.축하한단 말 한번 들어본 적 없어요.남편 외도로 죽을 듯이 힘들었던 것 알면서도 나중에 저랑 싸울 땐 니 성격이 그러니 니 남편이 그런다고 소리질르며 제 가슴 후벼팠던 사람이예요.
방금처럼 아무것도 아닌 일도 늘 싸우게 되는데 늘 그걸 제탓을 해요. 니가 성격이 그모양이니... 넌 늘 그모양이었다.. 너란 애는 정말 어쩌고 저쩌고...
제가 30 다된 나이에도 조금 어려보였었어요. 엄마 계모임중에 우연히 찾아갈 일이 있었는데 엄마 친구분 중 한분이 ㅇㅇ이는 어쩜 아직도 고등학생 같니~ 하고 칭찬의 의미로 말하셨을 때 그 때 엄마 절친이던 다른 아주머니 한분이(이분이 좀 샘이 많은 스탈) 뚱한 표정으로 “고등학생은 무슨. 제 나이로 보이는 구만.” 하고 국 휘휘 젓던 장면이 아직도 가끔 생각나요. 별거 아닌 장면인데 가끔 떠오르는 이유는 나중에 제가 그 아줌마 웃긴다.. 대놓고 사람앞에서 뭘 그렇게 이야기한대 하니깐 그게 뭐 별일이냔 식으로 그 아줌마 편을 든 거죠. 너는 별걸 갖고 다 꼬와한다 이런식으로...전 그 때 엄마라면 내 딸 고운데 누가 머라는 거야 이런 식으로 나와주길 바랬거든요. 그냥 우리엄만 항상 그랬어요. 남들 앞에서는 눈치보느라 할말도 못하면서 자기 딸인 나는 늘 값을 후려치고 자존감 깎아먹기 바빴죠.
불과 몇년 전에도 저랑 싸우고는 저 속 긁는다고 ‘니 주변 사람들이 다 널 싫어한다 너는 그거 모르지? 나는 친구도 많고 사람들하고 잘 지낸다 너는 성격이 나빠서 어쩌고’하면서 공격하는 걸 보고 진짜 무슨 엄마가 이런가 싶은 생각이 처음으로 들더라고요.사실 그 전에도 친정엄마의 이해안가는 행동은 많았지만 이제까지 그냥 쭉 그렇게 살아왔으니깐 그런갑다 하고 제가 넘겼던 거죠. 아이 키워보면서야 알겠더라고요. 부모라면 그렇게 하면 안되는 거구나 하는 걸.
여기 대화해보라는 말 많던데 전 3n살이 될 때까지 대화하려고 노력하고 계속 시도했었어요.어쩔땐 울면서 엄마 그런 말 나한테 상처되니까 제발 그러지 말라고 빌어보기도 하고.하지만 정말 말이 안통해요. 단한번도 이해해주려고 한 적도 없어요. 항상 싸움만 났죠. 나중엔 내가 언제 그랬냐 너는 있지도 않은 말 한다 아니면 그래서 뭐 어쩌라는 거냐 이제와서 그 얘길 왜 하냐 넌 참 사람 피곤하게 한다...
살아오면서 이런 일들이 너무 많았어요.정말 인연 끊고 싶어요. 내 성장과정에서 늘 자기 감정의 쓰레기통으로 이용해놓고 이제 자기 힘들고 외롭다고 날 찾는 것도 역겨워요.
그런데 제가 고민하는 이유는.. 저도 착한 딸은 아니었다는 거예요.엄마랑 마주치면 늘 싸우기만 하게 되요. 그냥 전화가 와도 곱게 받은 적이 없어요.왜. 용건이 뭔데. 늘 이런식이었어요.사실 이제까지 엄마로부터 사랑을 받는다고 느낀 적도 거의 없고 계속 폭언 폭설을 들어왔으니 어쩔때는 당연한거야 라고 생각하면서도 스스로 켕기는 거예요.내가 이렇게 못됐으니 엄마도 저러는 거 아닐까?내가 불을 지피는 것도 있지 않을까?이런 의구심이 자꾸 들어서 인연을 끊는다는게 너무 힘든거예요.제가 잘했으면, 좋은 딸이었으면, 착했으면 엄마하고의 관계도 좋지 않았을까 하고요.
예전에 제가 조산기가 심해서 병원 입퇴원 반복하며 몇달간 누워만 지낼때가 있었어요.아이 잘못될까봐 일어나 밥도 못 차려먹고 남편이 집에 잠깐 들러 점심을 차려주고 그랬었어요. 남편이 못 오면 굶고요. 그때 저희 어머니는 딸에게 와서 밥이나 반찬같은 걸 해준적 한번 없고 전화와서 회먹으러 가자(임신중인데..) 조산기 있어 못간다 하니 못가냐? 하고 자기들끼리 가거나... 그런 기억밖에 없어서 제가 맺혀있던 게 많긴 했어요.아마 그래서 저도 터졌었나봐요.엄마가 이모와 함께 출산일을 받아왔다며 찾아왔을때도 제가 엄청 신경질적으로 반응을 했었어요. 이 날짜에 어떻게 애가 딱 나오냐하다가 서로 언성 높아지고 나중엔 결국 싸웠어요.그때 이모가 저한테 마구 화를 내면서 현관에 있던 부츠를 만삭인 제게 집어던졌고 저는 그때 충격으로 아이가 잘못되는 줄만 알았었어요.제가 먼저 날 받아온 엄마한테 신경질 부린건 잘못이지만. 그래도 만삭일 때 폭언과 신발을 제게 던졌던 건 정말 잊히지 않았었어요.엄마 가고 나서 울면서 미안하다고 아무리 전화해도 받지도...문자를 보내도 답장도 없었어요. 아이 낳기 전까지 몇달간 제 연락을 받지 않았었어요.그때 세상에서 제일 외롭고 슬프던 때였어요. 남편은 일때문에 거의 집에 없었고, 조산기때문에 임산부 요가같은 것도 꿈도 꿀 수 없던 저는 그때 너무너무 엄마가 필요했거든요. 하지만 절대 제 연락을 받아주지 않았었어요.그렇게 아이도 혼자 낳으러 갔었고... 아이 낳고 나자 오셔서 뒷바라지는 해주었어요.
아마 이런 엄마에 대한 간간히 고마운 기억들때문에 제가 이렇게 마음이 아프고 눈물이 나나봐요.
저는 정말 결정하기가 어려워요.제가 저희 엄마와 연락을 끊어내는 게 맞을까요?근데 저희 엄마, 노후도 안되어 있고 정말 힘들게 살아요.만약 엄마가 노후걱정 없고 저보다 잘 살았으면 저 정말 뒤도 안돌아보고 인연 끊었을 거예요.하지만 힘들게 사는 엄마가 마음에 걸려서... 저는 결정을 못 내리겠어요.
또 한편으로는, 엄마와 이런 일이 있고 나면 심장이 뛰고 온 신경이 곤두서서 정말 미칠 것 같아요. 예전에는 정말 설거지하다가도 엄마가 나에게 폭언하던 모습이 떠올라서 숨이 막힐 것 같아 멈추고 그랬었어요.그렇게 마음이 어지럽고 나면 제가 아이에게도 윽박지르고 소리지르고 그러게 되더라고요...저도 제 아이를 학대하게 될까봐 두렵기도 해요..
몇년 전에 엄마와 주고 받은 문자들이예요.싸울때면 엄마로부터 늘 이런식의 문자들을 받아요. 일년에 한두번은 있는 일인 것 같아요.
문자에 돈얘기가 나와서 첨언하자면 제가 그리 좋은 직장을 못가서... 결혼전에 집에 2천정도 드리고 결혼도 제 힘으로 했어요. 그런데 결혼할 때 돈 좀 더 벌어주고 가지...라고 한거..
중간에 모자이크 처리한 이름은 제 친구, 그리고 제 동생이랑 제 아이를 말한거예요.
사실 제 동생이... 조현병으로 오랫동안 병원에 다니고 있거든요.이렇게 살다간 나도 병원다니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두려움이 가끔 들어요.엄마와 있었던 일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마구 뛰고 혈압이 오르는 그런 느낌이거든요.
유머글 모은데서 엄마로부터 받은 문자라고 따듯한 문자들 모아놓은 글 보니 너무 부럽더라고요.전 그런 문자들은 한번도 받아보질 못했어요...이 글 쓰면서 지난 문자들 찾아봤는데 다 위와 같은 내용들 뿐이예요.
근데 아마 지금 제가 엄마와 인연을 끊으면... 주변에서 모두 욕할거예요.저희 친척들... 모두 제가 성격 안좋고 못됐다고들 생각하시거든요. 그럴만한 이유도 있겠죠. 제가 생각해도 제가 이제껏 착한 아이는 아니었어요.그러니 제가 잘못했다고들 생각하실거고, 저보고 엄마한테 빌라고 할거예요.모든게 두려워요. 설사 인연을 끊어도 두려운 거죠.
톡방 인생 선배님들이 도와주세요.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글이 너무 길고 중구난방이라 죄송해요. 소주 한병을 다 마셨더니 하고 싶은 말들이 너무 두서없이 나오네요..
이 글 쓰면서 확인하니 엄마가 욕 문자를 보내셨네요.난생 처음 엄마로부터 받아보는 욕문자네요. 그래도 예전엔 이렇게 욕까진 안했는데 오늘은 정말 힘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