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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살려" 칼 든 할아버지가... 서울 한복판 공포영화같은 사건

ㅇㅇ |2020.05.13 01:07
조회 47 |추천 0

서울 홍제동 주택가
집주인과 갈등 겪던 세입자. 칼 들고 위협

 



“아악! 살려주세요!”

11일 오후 6시 40분쯤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주택 골목가를 한 60대 여성이 다급하게 뛰어 내려왔다. 피투성이가 된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있었다. 이 여성은 누가 쫓아오지는 않는지 연신 뒤를 돌아보며 잰걸음으로 대로로 향했다.

인근 횟집 사장 김모(59)씨는 주방에서 일하다 비명을 듣고 가게 밖으로 나왔다가 이 모습을 봤다. 근처 삼겹살집 사장 채모(60)씨도 ‘살려달라’는 소리를 듣고 가게 밖으로 나왔다가 사건을 목격했다. 채씨는 “아는 아줌마가 피를 철철 흘리면서 뛰어가기에 아들한테 119에 얼른 신고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동네 주민들에 따르면 곧 골목길 끝에서 한 할아버지가 뒤따라 왔다. 이 남성은 출동한 경찰이 양옆에서 팔을 붙잡는 데도 멈추지 않고 계속 여성에게 달려들려고 했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12일 특수상해 혐의로 80대 남성 A씨를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전(前) 집주인과 보증금 문제로 다투다 흉기를 휘두른 것이다.

A씨는 자신이 거주하던 2층 주택 앞에서 전 집주인 60대 여성 B씨를 향해 날카로운 흉기를 휘둘렀다. B씨는 곧장 홍제역 인근 대로변으로 도망쳤고 B씨를 쫓아온 A씨는 출동한 경찰에게 현장에서 붙잡혔다. B씨는 병원에 이송됐으며 생명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올해 3월까지 B씨의 집 2층에 방을 얻어 살던 임차인으로 밝혀졌다. 사건 당일인 11일 A씨는 오후 4시쯤부터 집 앞에서 B씨를 기다렸다고 한다.

피해자 남편 박모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집사람이 집에 혼자 있을 때를 노린 게 아닌가 의심이 든다”고 했다. “오후 4시에 일을 나가 다음날 새벽 4시에 들어오는 걸 A씨가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박씨와 인근 부동산의 설명을 종합하면 A씨는 지난 2월말 만기가 약 8개월 남은 시점에 집주인 부부와 협의 없이 ‘다른 집을 계약했다’며 ‘전세금 9500만원을 돌려달라’고 요구했다.

박씨가 이를 거절하자 A씨는 ‘복비는 내가 부담할 테니 일단 3000만원만이라도 미리 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이후에도 A씨는 남은 전세금을 서둘러 돌려받고자 인근 부동산을 돌아다니며 ‘집 좀 빨리 빼달라’며 독촉했다고 한다.

A씨는 지난 9일에도 집으로 B씨를 찾아와 “주변 부동산에 물어보니 방이 나갔다고 하던데 왜 돈을 빨리 돌려주지 않느냐” “계약서를 쓸 때 왜 나는 부르지 않았느냐” 며 항의했다. 박씨는 “아내가 A씨에게 ‘임차인을 계약에 부를 이유가 없지 않으냐’고 말했더니 ‘눈깔을 쑤셔 죽이겠다’는 등 욕설과 협박을 했다더라”고 했다.

A씨는 B씨 집에 사는 동안 끊임없이 집주인 부부와 갈등을 빚었다. 박씨는 “A씨가 전기료, TV 요금을 제대로 다 낸 적이 없고 화장실 변기에 용변도 제대로 안 내려 변기가 막히는 등 집도 더럽게 써 A씨가 나간 이후에 집이 엉망이 돼 새 세입자가 들어올 수 없는 상태였다”며 “2000만원을 들여 집 전체를 수리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범행 동기를 수사 중인 경찰은 “개인적인 원한 관계는 아니다. 세입자와 건물주 사이에 금액 등의 문제로 다툼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 중”이라고 했다. 경찰은 수사 상황에 따라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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