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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설렜던 첫사랑 15

스누피 |2020.05.13 14:59
조회 1,699 |추천 13

신나서 왔는데

노잼이라고해서 급 시무룩해졌다

 

[15]

 

내 손을 잡은 선배는 깍지 낀 손을 집에 가는 내내 풀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와  선배의 진심이 무엇인지

오늘의 우리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봤다

선배가 했던 그 많은 말 행동 뭐 다 제껴두고

딱 그 깍지 낀 손에 자꾸만 의미를 부여하는 내가 혼란스러웠다

선배를 어떤 얼굴로 봐야하나

우리가 무슨 사이가 된건가?

 

다음날 여느날과 다르지 않았다

선배에게선 밤새 전화나 카톡따윈 오지도 않았고

학교에 가 주변을 아무리 두리번거리고 찾아도 선배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냥 어젯밤 일이 뭔가 잠깐 꾸었던 꿈인가 싶을만큼

내 일상은 달라진게 전혀 없었다

 

내가 먼저 연락을 해봐야하나

선배 집에 찾아가볼까

별별 생각이 다 들었지만

어제의 그 일들이 선배에겐 그냥 자주 있는 흔한...일 가운데 하나

선배 주변에 있는 수 많은 여자들 가운데 그냥 한사람

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고작 깍지 낀 손 하나에 큰 의미를 갖다 붙이고

무언가 기대를 했던 내 자신이 웃기기까지 했다

 

오전 수업을 들을때까지만해도 내내

선배가 보고 싶고 어떤 얼굴로 선배를 마주해야할까

우리가 사귀는 사이가 된건가 고민했다

그런데 딱 밥을 먹고 나니 정신이 차려졌다

 

선배는

나에게...

술김에... 그리고 그냥 적당한 호기심

이었으리라

 

살렸던 선배의 연락처를 다시 차단했다

어차피 연락도 오지 않을거지만

이렇게 하지 않으면 그 연락을 기다릴 내가 너무 딱하니까

그렇게 며칠이 지났다

 

강의실을 지나다 선배와 비슷한 사람을 보았다

어제까지만해도 그런 사람을 보면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는데

뭐 이제는 아무렇지 않네

혼자 생각했다

 

친구들과 떠들면서 가던길을 가는데

누가 내 이름을 불렀다

뒤돌아 보니 아까 얼핏 본 사람

선배와 비슷한 사람이 아니고 선배였다

어쩐지 좀 많이 닮았다 싶더라

 

꾸벅 고개를 숙여 인사 했다

딱히 뭐 할말이 없어 인사만 하고 뒤돌아 섰는데

 

내 앞으로 와서는

인사 끝?????

 

끝!

 

할말 없어?

 

선배 오늘 과하게 멋부리셨네요

투머치예요

 

내말에 대꾸없이 흘리는 선배 특유의 바람빠진 웃음

아씨 왜 귀엽고 지롤이야

자존심 상한다

나 얼빠야 뭐야 지금 이상황에서  왜 저인간이 귀엽게 느껴지는건데

얼굴이 달아오르는 것 같았다

 

나와 선배의 대화를 듣고 있던 내 친구들

셋 모두가 눈으로 넌 언제 저 선배랑 친해진거야 묻고 있었다

 

일단 선배를 보내고

친구들에게 설명을 해야했다

 

가세요

선배를 보내는데 가질 않는다

 

가세요

두번 말했는데 여전히 

 

가라니까 가지는 않고

또 차단?

입모양으로 나에게 선배가 물었다

 

고개를 끄덕이고

나도 입모양으로 

너 차단 이라고 대답해줬다

 

네 차단?

너 차단?

선배가 갑자기 육성으로 물었다

 

아까 입모양으로 말한건 분명 너였는데

선배가 그걸 알고 묻는것 같아 급 쫄려서는

네 차단이라고 대답하고 선배의 눈치를 슬쩍 봤다

 

선배가 또 픽 웃었다

와씨 자꾸 웃지말라니까

저 인간은 어떤 포인트에서 여자가 지한테 넘어오는지 아는 것 같다

약아빠진...

 

저 여자 홀리는 웃음에 넘어가면 안되니까

빨리 떠나야겠다

대충 또 꾸벅 인사하고 뒤돌아서 가려는데

어깨에 맨 내 가방으로 뭔가가 빠르게 들어왔다

 

어...어???? 핸드폰......아........ 선배...

 

당황해 말까지 더듬는 나를 남겨두고

선배는 지 핸드폰을 내 가방에 휙 넣고는 강의실로 쏙 들어가버렸다

추천수13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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