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제가 댓글들을 보고 부모님께 오빠가 집안일을 하도록 계속 얘기를 해야한다고 말씀드렸어요. 그땐 제 말이 맞다며 수긍하셨는데,
엄마가 저에겐 빨래널으라고 시키시면서
방금 오빠가 엄마께 냉면 끓여달라고 하니깐 안방에 누워 계시다가 얼른 일어나 주방으로 나가서 끓이시는 것 보고 가망없음을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조카 두고 나가는 게 맘에 걸리지만 독립해서 제 살길 찾아야겠어요.
조언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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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하고 보니 많은 분들께서 읽어주셔서 깜짝 놀랐어요.
댓글들 하나도 빠짐없이 다 읽어보았습니다.
댓글 달아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왜 오빠에게 고기 구우라고 직접 말하지 않았냐고 하시는 분들이 많던데 지난 3년간 같이 살면서 제가 입바른소리 했다가 선풍기 집어던져서 망가뜨리고, 방문을 주먹으로 치는 등 못 볼꼴을 여러번 봐와서 이래라저래서 말을 안 하게 되었네요.
그러다 어제 식탁에 앉아 고기 구우면서 오빠가 하는 행동을 보다보니 지난 3년간 오빠가 집안일에 1도 돕지 않는 행태들이 떠오르면서 갑자기 궁금해지더라구요. 결혼생활할 때도 이렇게 살았나..
그리고 오빠는 생활비 내지 않구요, 지가 번돈 지가 다 씁니다. 오빠 카드로 조카 책 한번 사주려 하면 도서관에서 빌려다 읽히면 된다며 눈치 엄청 줘서 제가 사주거나 저희 부모님이 주시면 그 돈으로 맘편히 사요. 조카 양육도 엄마와 제가 하는 형국이라 제가 독립하면 엄마께서 손자 독박육아에 아들 뒷바라지 하실게 뻔해서 차마 독립을 못 하고 있습니다.
저 어릴적 엄마는 전업주부셨고 아빠는 일 하시느라 바쁘셔서 집안일을 하지 못 하셨어요. 잠도 못 주무시고 출근하시는 날이 많을 만큼 바쁘고 치열하게 사셔서 엄마가 내조를 하셨죠. 하지만 이런 아빠도 지금은 집안일 많이 하세요. 저랑 같은 환경에서 자랐는데 오빠는 왜 이런 어른이 되었는지 미스테리합니다.
아 그리고 제가 오빠 집안일 하는게 생활화 되어야 나중에 재혼 하더라도 돌아오지 않는다고 엄마께 말씀드려봤는데 엄마 사시는 동안 그냥 큰 소리 안 나고 조용히 살고 싶다 하시네요. 저한테 ㅈㄹ하듯 엄마께도 종종 그러거든요.
오빠가 부모님 말씀을 듣지 않는 편이라 포기하신듯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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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우선 방탈 죄송합니다.
기혼자 분들께 여쭙고 싶어서 이 게시판에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저는 30대 미혼 여성이고 부모님, 사별한 오빠, 조카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오늘 저녁에 삼겹살을 구워먹다가
일이 생겼는데요. 음슴체로 적을게요.
오빠는 평소 손가락 하나 까딱 안 하는 스타일.
배고파도 밥 챙겨주시는 엄마 안 계시면 굶거나
라면 겨우 끓여먹음.
평소 저는 엄마께 식사 챙겨드린 적은 있어도
밥달란 소리를 안함. 다 커서 그런 말 하기 민망함.
오늘 저녁 메뉴 삼겹살이어서 난 식탁에
자이글 세팅해놓고 굽기 시작.
고기 냄새 맡고 오빠는 방에서 나와 기웃거리기 시작.
오빠왈 본인 밤근무라 빨리먹고 출근해야한다고
궁시렁대면서 후라이팬에 빠르게 구워야되지 않겠냐며
엄마 보면서 말함.
엄마는 밑반찬 만드시느라 바쁘셔서 들은척도
안하시고 나도 못들은척 함.
오빠는 거실로가서 티비를 틀고 봄.
난 고기가 슬슬 익어서 접시에 놓기 시작함.
오빠는 익은 고기 보더니 식탁으로 와서 고기 먹음.
난 자이글 뜨거운데 앞에 앉아서 열심히 굽고 있는데
오빠는 조카 챙겨주면서 쩝쩝 먹음.
난 고기 굽느라 못 먹고 있었음.
굽는 속도보다 먹는 속도가 빨랐음.
근데 그 와중에 오빠가 고기가 너무 구워졌다고
후라이팬에 굽는게 낫다고 얘기함.
난 불현듯 궁금한 점이 떠올라서 오빠에게 질문함.
“ 오빠, 결혼 생활할 때도 아까처럼 티비보고 있다가
언니가 고기 다 구우면 와서 먹기만 했어?”
갑자기 오빠가 화내면서 너혼자 고기구웠다고
유세떠냐며 먹던 밥도 다 남기고 자리를 뜸.
사실 오빠가 하는 행동이 너무 어이가 없어서
물어본 것임. 특별한 스킬을 요하는 요리도
아니고 고기 굽는건 오빠도 할 수 있는건데..
진짜 궁금해서 물어봤던건데
제가 심했나요~?
조카에게 물어봤을 땐 고모가 아니라 아빠가 심했다고 하고
부모님은 맞는 얘기긴 한데 오빠가 특수한 상황(사별)이라
기분 나빴을 수도 있다고 하시네요.
사별한 오빠에게 제가 실수를 한 건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일반화 할 순 없겠지만 유부남들 중에 실제로 이런 사람이 많은 지도 궁금합니다.
집안일에 거의 참여하지 않은 사람이 많은 편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