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부터 이야기를 시작 하는게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시작은 동창생과 만나면서부터인거 같아서 거기서부터 시작 할게요
신혼 7개월차부터 맞벌이(신랑은 3교대, 저는 10시~8시)를 시작 했고
지금 4년차예요 아이는 없어요
둘다 가족하고 살다가 결혼해서인지 살림을 못했어요
신혼 때 가정주부로 있으면서도 많이 힘에 부치더라구요
그런데 맞벌이까지 하니까 신랑이 같이 한다고 해도
영 쉽지가 않더라구요
재작년쯤 엄청 청소나 이런거로 싸우다가
지역 맘카페에 우연히 가사도우미 이런걸 보게 되서
신랑하고 상의해서 꾸준히 주2회씩 이용했어요
만사편하더라구요
싸울 일도 없고 퇴근하면 집은 깨끗하고 하니까
그게 제 발등을 찍은 것 같아요
작년 여름쯤에 도우미 이모가 전타임 하다가 다쳐서
병원 간다면서 조카를 잠깐 보내준다더라구요
그래서 그러라 하고 그날따라 일찍 일이 끝나서 조카분 퇴근하기 한 15분 전쯤에
집에 들어 갔는데 얼굴이 뭔가 본듯만듯 하더라구요
혹시나 싶어서 말을 걸었더니 고등학교 동창이었더라구요
고1때 같은 반이었고 그리 친하진 않았는데 기억에 남았던게
그 애가 여름방학 끝나고 바로 자퇴를 했었어요
학교에서 자퇴를 했다고 들었을 때 생각해보니 약간 붕 뜬 느낌의 아이었고
평범한 학생 같은 느낌은 없었거든요
놀게 생긴 아이는 아니었고 그냥 세상살이에 초연한 느낌?이었구나
한 일주일은 반에서도 여러가지 뜬 소문이 있었고 해서
그래서 이름은 기억에 안남았어도 10몇년 후에도 인상이 기억에 남았구나 했어요
그래서 이왕 이렇게 된거 이야기나 좀 하자 이러다가
이야기를 들어보니 자영업 하고 결혼은 안하고 가끔 도우미 이모 대타 뛰어준다고 하더라구요
가족들은 다 없고 도우미 이모를 엄마처럼 모시고 산다고,,
그렇게 보내고 신랑하고도 이야기를 했는데
신랑은 좀 꺼림찍하다고 하더라구요
영 생면부지면 모르는데 얼핏이라도 아는 사람이면 껄끄럽지 않냐고
저는 뭐 그런게 상관있냐 하고 알고 그런것도 아니고 오늘 첨이고 담엔 볼일 없는데
뭘 그렇게 신경 쓰냐고 하고 넘겼구요
도우미 이모한테도 알고보니 아는 사이였더라 하니
엄청 반가워하고 좋아하더라구요
그 후로도 9월에 2번 11월에 1번 12월에 3번
이렇게 대타로 왔어요
나중에 안건데 얘가 우울증이 살짝 있어서 사람을 깊게 안사귀니
안쓰럽다고 이모님이 자주 보낸거 같아요
그래도 접점이 있으면 좀 나으려나 한거 아닐까 하고 생각이 들어요
9월에는 신랑하고 집에 있을 때 얘가 왔었고
인사도 하고 일 다 끝내고나서 밥이라도 먹고 가라하니 됐다고
극구 사양하길래 신랑이 불편해서 그런가 하고 넘겼고
신랑도 얘를 보더니 약간 인상이 비련의 여주인공 같이 생기긴했다 하더라구요
(이것도 지나고 나니 무슨 시그널 같았다고 생각해요)
11월, 12월에는 죄다 신랑이 집에서 쉴 때
얘가 왔다 갔는데
11월에는 커피 드릴까요 했더니 괜찮다고 하고
인사차 말 좀 걸었더니 괜한 신경 쓸 필요 없다고 해서 뻘쭘해 죽는지 알았다고
하더라구요
그러면서 신랑이 저렇게 신경질적이라 자퇴하고 그런거 아냐?
우울증도 저러니 생기지 이런 이야길 했어요
그래서 제가 어지간히 맘에 안드나보네 니가 데리고 살 것도 아닌데 뭐 그런거까지 신경 쓰냐고
일만 잘함됐지 그러고 신랑하고 웃어 넘겼어요
12월에는 신랑이 식탁에서 뭐 직구 할 게 있어서 노트북으로 하는데
일본어를 몰라서 친구한테 전화로 뭐뭐 물어보는데 그쪽도 모르겠다고 해서
전화 끊고 씩씩 거렸다더라구요
근데 그 애가 가만히 뒤로 오더니 사이트를 보더니 뭐 땜에 그러냐고 그래서
이야기 했더니 해결해줬다고 대박이라고
그래서 자기가 냉장고에 컵커피 사둔거 줬다고
안 받는다는거 자기가 헤메던거 도와준거라고 감사해서 그렇다고 하니
받더라 이러면서 가끔 그런거 부탁하면 또 들어주려나? 하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또 아무 생각 없이 그러면 좋기는 한데
그러면 돈을 추가로 더 주고 해야하는거 아닌가? 하면서
좀 뭔가 아닌거 같긴하다 라고 하고 이야기 끝냈구요
12월 말에 시부모님 왔다가고나서 왔을 때는
제가 많이 지저분하다고 얘한테 미리 얘기해서인지
자기 이모 힘들다고 자기가 먼저 가겠다 했다더라구요
이 날도 신랑만 있었는데 왔다가고나서는 끙끙 앓길래
하는것도 없이 왜케 앓냐고 구박 했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이때부터 신랑이 자진해서 일을 돕기 시작했더라구요
신랑은 그냥 그애가 혼자 하겠다고 했는데도
일이 많으니 미안하다고 하면서 꾸역 꾸역 미련스럽게,,
그러고보면 이 때서부터 그 애 얘기도 안하기 시작했어요
아마 이때부터 신랑이 얘한테 뭔가 다른 감정을 느끼기 시작한거 같아요
그 후로도 한달에 두세번 정도씩은 꼬박 그애가 왔었고요
이달 초에 뭔가 다른 일로 신랑하고 이야기하다 싸우게 됐는데
딱 비교를 하더라구요
너는 왜 ㅇㅇ씨 처럼 고분고분한 맛이 없냐고
그 말에 열이 딱 뻗쳐서 제가 바람났냐고 막 그러면서 싸우고 도우미 이모 전화 편에
결국 그 애도 불러서 삼자대면을 했어요
너네 바람났냐고 그러려고 내집에서 파출부 다녔냐고
말도 못하게 따지는데 그 와중에 신랑은 ㅇㅇ씨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그냥 가세요 이러고 있고
그 애는 제가 그리 다그치는데도 크게 표정 변화도 없고
니가 뭘 생각하는지는 몰라도 자기는 부끄러울만한 일은 안했다고
서로 불편하니 앞으로는 자기가 안 오는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하고 갔어요
도우미 이모도 뭘 들은건지 더이상 안오겠다고 하고 신랑한테 얘기했더니
좋냐? 이렇게 묻고는 그때부터 딱 말문을 닫더라구요
이러다간 죽도 밥도 안되겠다 싶어서 월요일날 이야기 좀 하자고 해서
말 하든 말든 상관 안하고 제가 하고 싶은 말을 했어요
다른것도 아니고 부부싸움 하는 와중에
그 애랑 비교 하면 누구나 돌지 않겠냐
하필이면 우리집 청소하는 앤데 너무 나를 밑으로 보는 처사다
나 정말 자존심 상했고 짜증이 났다 라고 하니까
그때서부터 신랑이 이야기 하는데
그냥 작년 겨울부터 이유없이 눈이 갔데요
별 다른 말 한적도 없고 바람 피운건 더욱 아니고
애초에 자기 같은 사람이 쳐다 볼 '엄두'도 못 낼 사람이라고 ㅎㅎㅎㅎ
그 애 불러서 바람피웠니 뭐니 했을때 세상이 끝난 것 같았데요
자기가 야한 느낌으로 쳐다본거라고 오해할까봐서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그냥 첨엔 아무 생각도 느낌도 없었는데
자기가 거실에서 책보거나 식탁에서 노트북 할 때
그애가 왔다갔다 하고 일하면서 콧노래 부르거나
가끔 눈마주치고 그러면 그거 자체로 힐링이 됐데요
이해가 가세요?ㅎㅎㅎㅎㅎㅎㅎㅎ
연심이나 이런게 아니고 그냥 그 애가 같은 공간에 있는게
정서적 안정이 된 것 뿐이라고 남들 겜하거나 낚시하거나 이런거랑 동급이라고
그냥 모른척 넘어 갔으면 나중엔 질려서 또 다른 것에 옮겨 갔을거라고,,
저는 이게 바람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솔직히 둘이 바람 피웠을지도 모른다고 생각도 해요
근데 신랑은 그건 곧 죽어도 아니고 그냥 저 위에 말만 끊임 없이
되풀이를 해요
중딩 첫사랑 하는 꼬라지도 아니고
여러분은 이해가 정녕 가세요?
제가 그것도 바람이다 하고 이야길 하는데
신랑은 절대 아니다 라고 하고 홧병나서 죽겠어요
어제부터 회사도 휴가내서 안나가고 집에 있으니
자기 맘 정리 되면 들어온다고 하고 짐 싸서 나갔어요 ㅎㅎㅎㅎㅎㅎㅎ
어제 도우미 이모편에 전화해서 이야길 했더니
그쪽에선 전혀 첨 듣는 이야기라고
자기 조카는 그런 사람 아니라고 ㅎㅎㅎㅎ
사실은 도화살이니 뭐니 그런게 있어서 어릴때부터
원하지도 않는데 남자들이 꼬인다고
것땜에 질려서 남자는 물론이고 여자하고도 깊은 관계를 안가진다고
그게 안쓰러워 저하고 전부터 알던 사이라
좀 교류하고 하면 안정 되려나 싶었다고
자기가 앞으로는 간수 잘 하겠다고 다른 집에서라도 자기 일 하는데는
조카 안 보내겠다고 ㅎㅎㅎㅎㅎㅎ
이미 우리집은 파탄났는데 ㅎㅎㅎㅎㅎㅎㅎㅎ
이제까지 저희집에서 받은 돈도 다 보내겠다고 미안하다고
한 번만 봐달라고
진짜 기도 안차요
신랑은 지금 카톡도 안보고 시댁에도 안 갔어요
어디서 자는지도 몰라요
어제밤에 뜬눈으로 지새면서 둘이 뒹구는거 아닌가 싶어
가슴이 터지는지 알았어요
이모님은 아니라고 자기 딸하고 둘이 있었다는데
그쪽말을 무턱대고 믿을수도 없고 돌아버리겠어요
그 애 연락처 알려 달라고 해도 그건 죄송하다고만 하고
저는 어쩌면 좋아요?
뭘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할지도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