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고마웠어.
처음엔 몰랐어. 내가 이런 감정을 가지고 있었는지도, 너가 나에 대해 이런 감정을 가지고 있었는지도, 근데 이렇게 지나고 나서 보니 알겠더라.
처음 만났을 땐 정신 없었어. 그때의 난 아무 생각 없이 지내기 바빴고 사람들의 감정엔 무관심 했으니까. 어릴 때 처음 만나고 무슨 행동때문에 너가 나에게 관심을 가져줬던건 몰랐지만 나에게 감정이 있었다는 거를 시간이 지나 처음알게 되었어. 그마저도 주위 친구들이 알려준거였으니까.
그 이후 나도 어느정도 철이 들기 시작하고 미래에 대해, 진로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어. 그리고 내 꿈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수 있었고, 그 꿈을 위해 노력해 나갔어. 그렇게 나날히 지나오던 중 동네 친구들끼리 너희들은 모를 친구 한명 씩 데리고 단톡방을 만들었지. 거기서 부터 시작했던 거같아.
어쩌다보니 난 그 단톡방에 있는 친구와 싸우게 되었고 그 당사자가 너인줄 알고 너에게 화를 되게 많이 냈던 거 같아. 그런 너는 억울해서 감정적으로 나올 수 있었지만 끝까지 이성적으로 말해주고 내 오해를 풀어줬어. 그때부터 미안해서인지 너에게 감정이 생겨서 인지 잘 챙겨주게 되고 나보다 먼저 너를 챙겨주게 됐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흘러서 나는 원하는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됐고 너도 마치 내 일인 마냥 축하해줬어. 단지 난 고등학교에 들어가서 좋아서였을까 아니면 너가 너의 일인 마냥 축하해준걸 보고 내가 감정을 가지게 된건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어.
그렇게 나날히 원하는 회사에 취직하고 싶어서 노력했고 너에게 소홀할 수 없어서 일주일에 5시간이 안되는 수면시간을 가지고 너에게 시간을 투자했어. 끝내 3학년 5월 너는 나에게 고백했고 나는 받아줬어. 솔직히 그때만 해도 너에게 무슨 감정인지도 제대로 모르고 사귀기 시작한거 같아. 하지만 이거 하나만큼은 알거 같았어. 그날의, 그 년도의 봄은 따듯했던걸.
그리고 난 1학년때부터 목표로 해왔던 회사에 끝내 취직했고 너도 이를 축하해줬어. 물론 나도 기뻣고. 하지만 이게 문제였을까. 차라리 내가 대학에 들어가는게 맞는게 아니였을까. 이때부터 였을지도 몰라 너와 내가 틀어지기 시작한건.
나는 안도감과 성취감으로 그 이후의 목표를 잃어버렸어. 그렇게 모든 행동이 너를 위해서가 아닌, 나를 위해서로 바뀌게 되고, 점점 연락을 보는 시간도 늦어지게 됐어. 그렇게 직장을 다니면서 일에 치여 살다 보니 너와 보는 시간은 일주일에 일주일 전부가 아닌 1일도 보기 힘들정도 였으니까. 근데도 너는 내가 힘들다는거를 알고 있어서 나를 배려해줬고 언제나 기다려줬고 나를 배웅해주는 나날이 더 많아졌어.
그런 나날이 지나가면서 일어나서 보는 연락에 너는 지친다면서 내게 이별하자고 했어. 다시 그 때 친했던 친구사이로 돌아가자고. 솔직히 꿈인줄 알았어. 너가 그런 말을 꺼내게 될 정도로 내가 무심했나? 아닌데 난 되게 이정도면 잘 챙겨준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하며. 그렇게 천천히 거슬러 올라가봤어. 너가 오해를 풀어주기 시작한 때의 연락부터 지금까지의 연락들을.
그냥 쓰레기 그 자체였어. 모든 행동이 내가 주체였고 너는 나를 위한 배려였음을 깨닫게 됐어. 그렇게 12시간 가량 지나고 끝내 수긍했어. 아니 이성은 수긍했지만, 감정은 수긍하지 못했어. 그래서 나는 생각했었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서 다시 되돌리자고.
그래서 너를 위해 생각해서 행동하기 시작했어. 그 전에 난 너와 대화하고 싶었어. 그 말이 있던 이후로 3일이 지나 만나서 얘기를 하려고 했는데 막상 앞에 서니까 백지가 되더라. 그리고 너의 표정을 보고 직감했어. 아 이제 되돌리지 못하겠구나 라고.
그래서 일부러 말했어. 너가 나에게 정이 떨어질 수 있게. 더 아파하기 전에,
"너가 나에게 헤어지자고 말한 이유를 들을 수 있을까?"
아무 말도 하지 않은 너를 보고 직감했어. 이제 끝이구나.
...하지말았어야 했어. 이 말이 너에겐 정이 떨어 질수 있지만 나에겐 실낱같은 희망처럼 보여서. 그래서 오늘 난 말했어. 아예 이 관계를 끊어버리자고 생각하며.
"그러니 한번만 나에게 되돌릴 기회를 줄 수 있을까"
그저 고마워. 내가 다시 희망을 붙잡지 않게 해줘서. 그저 고마워. 내가 너와의 관계를 끊을 수 있도록 도와줘서. 그저 고마워. 마지막까지 나를 위한 행동을 받아줘서. 그저 고마워. 내게 소중한 추억이 될 수 있게 만들어줘서.
하지만 이번년도의 봄은 되게 춥네.
그저 미안해. 내 첫사랑의 서투른 애정을 받아준 너에게 아픈 기억만 남겼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