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에서
아니, 만화 속 캐릭터들은
다들 행복하게 살고있어.
고된 사건들을 거치고 다들 행복하게
울고 웃으면서 살고있어.
보는 사람들마저 행복하다는 착각이 들만큼
그렇게 행복하게 사귀고 있어.
있잖아, 나는?
지금의 나는 행복하게 살고있을까?
행복하게 웃던 날들이 어느새 많이 멀어졌어.
그냥 웃던 날들이 있잖아. 그냥 웃음이 나오던 날들.
그 날들이 너랑 있을 때 라는거 이게 너무 늦게 생각났어.
많이 힘들었거든.
대전의 너, 수도권의 나.
너를 보러 나는 매번 있는돈 없는돈 탈탈 털어서 갔지.
많이 많이 힘들었어. 돈때문에도 있고, 내 체력상의 문제도 있고.
그렇지만 나, 너 엄청 많이 사랑했었나봐. 그렇게 매일 아침에 일어나 기차를 타고.
지하철을 타고 가서 네 집앞에 가면 자다 막 일어난 너가 날 맞이해주고.
네 품에 안겨서 졸다가 자버리는 그 나날들이 나한테는 행복한 일들이였어.
하지만 인간이란게 참 간사해서 불만이란게 생기더라.
나만 늘 널 보러가니까 불안했어.
나만 널 이정도로 사랑하는거 아닐까?
너는 날 이정도로 사랑하긴 할까?
나를 한번쯤은 보러와줄 시기가 된거 아닐까?
나를 보러 온다면서 일이 생겨 못온게 도대체 지금 몇번째인거지?
게다가 코로나바이러스때문에 우리 둘은 더더욱 멀어졌어.
대전과 수도권이란것도 하필 먼데 코로나로 더 멀어졌어.
게다가 나는 대학교, 너는 회사.
서로의 생활에 집중을 하게되고 서로의 생활 때문에 지쳐가고 예민해져서
어느 순간에 우리둘은 사이가 멀어졌고.
내가 한 행동에 대한 네 화가 잘못된 방향으로 표출했고 내 마음은 뜯겨나갔어.
나는 네 곁에서 행복이란걸 느낄 수 없게 되버렸고.
너는 나를 돌려놓으려 노력했지만 내가 널 밀어버렸어.
너가 나에게 말한 모든 말들이 너에게 돌아가려고 하는 나를 막았어.
저게 진심이라면 내가 무너질 것 같으니까.
저게 진심이라면 나는 너랑 사귀면 안되는거니까.
또, 이성친구를 사귀고도 싶었어. 친구로만. 새 애인을 만들고싶단건 아니야. 오해하지 말아줘.
결국 너랑 헤어지고 나는 잠시동안은 자유로워졌어. 재밌고 즐거웠지.
나는 대학 친구들과 만나서 신나게 놀았어. 언제든지 놀기로 약속을 잡고서 놀 생각만하고 게임도 하고 과제도 좀 하고.
되게 바쁘게 살았어. 잠은 못자는채로.
밤에만 살았어. 낮에는 자고.
밤에 자는게 힘들더라. 정신이 멍해지고 잠은 안오고. 혼자 침대에 누워서 자려니까, 어두운 방안에서 혼자 자려니까
잠도 안오고 많이 힘들더라. 내가 덮고있는 이불이 마치 외로움같아서. 날 안아주던 따뜻했던 몸 없이 고작 이불 하나에 덮혀 자는 내가
너무 외롭고 힘들었어서 밤에는 못자겠더라. 그나마 햇살이 들어오고 따뜻한 낮에나마 잘 수 있겠더라. 물론, 내 침대에서가 아니라 다른 곳에서.
즐거웠던 것들도 한순간이지. 남아있는 네 흔적들을 다 치웠는데도 기억속에서는 지워지지 않아서 계속 생각이 나.
많이 바보같아 내가. 그래, 미련따위 다 버린줄알았어. 그리움따위 없을줄 알았어.
내 마음을 그렇게나 뜯어버렸는데 내가 어떻게 미련, 그리움을 갖겠나 했어.
웃기지? 너한테도 상처를 주고 떠나버린 내가. 후회하지 않을 자신있었던 내가 이러고 있는게.
다 정리한줄 알았어. 상자에 다 고이고이 모아둔줄 알았어. 다 정리한줄 알았어.
진짜 너와의 추억 다 넣어둔줄 알았어.
억지부려서 내 손목에 걸린 팔찌만큼은 풀고싶지 않아서 반지는 넣어놨어도 이건 못넣겠더라.
그래서 계속 차고다녔어.
너가 아직 팔찌 차고있냐고 물어봤을 때, 아니라고 거짓말친거야.
그때마저도 차고있었어. 풀지 못했어. 잘못해서 풀었을 때도 되게 불안해하며 다시 찼어.
어느날은 팔찌에 내 살들이 쓸려 상처가 났나봐. 되게 따갑고 아프더라.
마치 사포에 살이 갈린듯한 느낌?
근데도 팔찌를 못빼겠더라.
그냥 빼고싶지 않았어. 아마, 이팔찌가 네가 준 선물들중 가장 애착이 가는 선물이라 그런걸까?
제일 예뻐서 그런걸까? 모르겠어 사실은. 너랑 내가 많이 많이 오랫동안 같이 차서일수도 있나봐.
너한테 쿡쿡 찔러봤어. 괜히 너랑 내가 다시 이어질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아니, 네가 보고싶어서.
그렇지만 너는 새로운 애인이 생긴다며 나한테 이미 얘길 해놓은 상태고
나는 어느정도의 적정선을 지켜야하는 사람이 되어버렸어.
있는 그대로 내 마음을 표현해도 될텐데, 표현하지 못하고 또 널 거부해버렸어.
바보 머저리같이.
괜히 날세워서, 사람손에 길들여지지 않은 고슴도치마냥 조금만 건들여도 가시를 세워버렸어
그냥 기분이 좋지 않거나 내가 무슨 생각만 다시 하더라도 혼자서 가시를 세워버렸어.
그래, 내 입장에서는 나는 비련의 여주인공같겠지만
네 새 애인에게는 내가 방해물이 되겠지.
그러면 내가 너희를 위해서, 너를 위해서라면 떠나는게 맞는거잖아.
그런데 왜 나는 너를 못떠날까?
왜 널 붙잡고싶을까.
미안해.
이 세글자로 끝날 이야기는 아니겠지만
그냥, 말하고싶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