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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이 남자한테 흔들려도 되는걸까, 자격이 없는 거 같아요

흅비둡 |2020.05.27 18:20
조회 1,250 |추천 1
모든 연애들이 그렇지만 내용이 좀 복잡하고 길어요, 그래도 읽어봐주시고 어떤 이야기라도 해주시면 정말 감사드립니다...
올해 27살 된 흔하디 흔한 판녀에요, 전남친과의 3년간의 길고긴, 그리고 후반에는 힘든것만 기억나는 연애를 보름정도 전에 끝냈어요.사실 그 연애 전이나 중에는 판에 글을 올릴 일이 딱히 없었는데 연애를 끝내고 나서 보니 마음 터놓고 모든 걸 얘기할 사람이 주변에 많이 남아있지 않네요
전 남자친구와는 첫 1년반은 행복했어요, 문제는 외국에 나갔었던 그 남친의 전여친이 돌아오면서부터 시작되었죠.전 남자친구의 전 연애는 20대초반의 연애에서 아이를 가졌었다가 낙태까지 했었고, 남자친구는 그에 대한 죄책감과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던 것인지 그 전여친이 돌아오자 많은 신경을 써주기 시작했습니다. 어디 장보러 가야하는데에 차로 라이드 해주는 것부터 해서 차마실 사람 필요하다 밥 먹을 사람 필요하다하면 군말없이 나갔죠. 사실 생각해보면 첫 1년 이후에도 클럽에서 여자 만나다 걸린적이 2번정도 있긴 하네요. 아무튼 전 그게 너무 싫었고 얘기도 했습니다 만나지 말라고. 하지만 남자친구는 외국에 오래있다 와서 여기에 친구도 없고 혼자 있는데 그냥 친구로서 신경써주는게 뭐가 잘못이냐고 오히려 역정을 내더군요그 와중에 그 전 여친은 SNS에 대놓고는 아니지만 남친하고 같이 있는 사진들을 올리고, 제 맘은 썩어들어갔어요. 그리고 작년 11월 저는 지치고 지쳐 남자친구에게 이별을 고했습니다. 남자친구는 헤어지기 싫다고 붙잡았지만 저는 더 이상 상처받고 싶지 않았어요. 그렇게 한달여를 깨진 것도 아닌 그렇다고 사귀는것도 아닌 애매한 사이가 계속될 무렵 한 남자가 다가왔습니다.같은회사에 있다가 다른업계로 스카웃되서 넘어간 31살 남자 (전 남친보다는 한살이 어리네요) 제가 연애사실을 회사에서 티내고 다니지 않았고 회사에서 그 분하고도 사적인 얘기를 많이하지 않아서 제가 남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계셨어요. 회사를 옮기고 나서 밥 한끼 하자고 연락이 왔어요, 사실 그 때는 가벼운 마음으로 나갔는데 전 남친에게서 받아본 적 없었던 배려와 미소가 참 따뜻했습니다. 뜨거운 설렘은 아니지만 따뜻함과 안정감이 느껴지는 사람이었어요. 그리고 두 번째 만남 이후 그 분이 저에게 좋은 감정이 있다고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하셨어요.그 때 전남친 이야기를 꺼냈어야 했는데 아직도 후회가 됩니다. 저는 시간을 갖자고 이야기 했고 그 분은 기다리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5일 후 전남친을 만나서 나에게 잘해주는 사람이 생겼고 나도 그 사람에게 좋은 감정이 생겼다, 그 사람에게 가고 싶다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남자친구는 누군지 꼬치꼬치 물었고 저는 그냥 이전회사동료라고 얘기했죠. 그리고 나서 저는 그분에게 조심스럽게 시작해보자고 답을 했습니다.그리고 그게 비극의 시작이었습니다. 전 남친은 그 분의 연락처를 알아냈고 (남자친구 지인 중에 제 회사동료가 있는데 그 사람에게 돌려돌려 알아냈더군요) 그 분에게 직접 연락을 했습니다, 자기가 제 남자친구라고. 그때 그분은 제 고백을 받고 한달간 중요한 일로 미국 출장을 가 계신 상황이었어요. 남자친구 연락을 받고 저에게 연락을 하셨고 저는 자초지종을 이야기 했습니다. 그 때에도 그 분은 알겠다 상황은 알겠으니 너무 걱정하지 마라라고 안심시켜줬지만 제가 너무 힘들었어요. 나의 치부를 들킨 기분, 이제 관계의 시작인데 나한테 실망해서 시작한 관계가 지속이 될 수 있을까, 나 때문에 중요한 출장가서 이상한 일로 스트레스 받는 일에 대한 민망함과 죄책감. 그래서 관계 시작하는 거 다시 시작해보자고 이야기 했습니다. 
그리고 한달 후 귀국한 그 분은 우선 남자친구를 만나셨어요 (남자친구의 요청으로). 전남친은 본인은 나를 진지하게 사랑한다, 같은 남자라면 중간에 끼지말고 빠져라. 어디 회사 다니는지도 다 아는데 내가 매일마다 찾아와서 진상피면 어쩌려고 이러냐 (전 남자친구는 자영업이라 업무시간이 일정치가 않아요) 뭐 이런 얘기를 했더군요, 그걸 또 그렇게 얘기했다고 제 앞에서 얘기하는데 참.. 그리고 저와 만났을 때 남자분은 평소와 똑같은 따뜻한 모습으로 "OO씨, 전 남자친구와 관계가 정리가 안된 거 같다 나는 시간을 두고 기다리고 있을테니 정리를 잘 하고서 다시 이야기를 하자, 만약에 정리하는데에 도움이 필요하다면 이야기를 해라." 라고 이야기를 했고 저는 스스로 정리하는 길을 택했습니다.
이 일 까지가 지난 1월말까지의 일이니 두달 만에 저렇게 일이 있었네요 참,, 그리고 2월부터 이번달까지 저는 전 남자친구와 다시 잘 해보려고 노력해봤습니다. 남자친구는 다시는 안 그러겠다라고 이야기하면서 절절하게 매달렸고 실제로도 잘 해줬어요, 전 여친하고의 연락도 안했구요. 그러던 지난달, 친구에게서 카톡이 왔습니다, a (남친의 전 여친) 페이스북에 남친하고 있는 글이 올라왔으니 확인해보라고. 저는 두려운 마음에 확인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남친에게 무슨일이냐고 물었죠. 그냥 밥 한끼 했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저의 실낱같던 믿음은 거기에서 무너졌습니다. 물론 저도 떳떳하지는 않아요, 지난 3달 남자친구와 잘해보려 애썼지만 마음 한켠에 그 분에 대한 생각이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전 더더욱 남자친구와의 관계는 이제 더 이상 미래가 없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주 수요일, 염치불구하고 그 분에게 연락을 했습니다. 변함없이 따뜻하게 이야기 해줬고 간단히 차를 마시게 됫습니다. 변함없이 절 보며 웃어주는 표정, 일반적으로 꿀떨어진다? 라는 표정으로 보셔서 설레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해서 틱틱대기도 하고. 그냥 일상사는 이야기 했어요 영화 얘기 드라마 얘기 일 얘기. 그렇게 즐겁게 시간보내고 집에 들어와서 카톡으로 여쭤봤습니다 왜 전남친하고 얘기 안물어봤냐고, 답변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너가 얘기할 때 까지 기다렸다" 고..메세지만으로도 감정이 올라왔는데 얼굴보고 이렇게 얘기했으면 정말 눈물이 터졌을 거 같아요그래서 이야기 했습니다 헤어졌다고,, 그런데 저는 아직 준비가 안됫다고 이야기 했어요.
지난 3년간의 연애 너무 힘들었고 아직 연애를 다시 시작할 단계인지 모르겠어요. 괜히 급하게 시작했다가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관계로 끝나게 될까봐 두렵고 그 사람이 나한테 실망할까봐, 혹시라도 내가 그 사람한테 나중에 실망할까봐 걱정이 되요. 너무 좋은 사람인데 나는 이렇게 복잡하고, 또 그 복잡한 내용을 이 사람은 알고 있고, 날 정말 순수하게 좋아해줄 수 있을까? 지금 좋아한다고 해도 무슨 문제가 생기면 갑자기 식는게 아닐까? 
카톡은 매일마다 합니다, 그렇다고 연인처럼 매시간 하는건 아니고 그냥 밥먹었냐 집 잘 들어갔냐 뭐 이런 일상적인 얘기들, 가끔 그 분이 툭툭 던지시긴 합니다 "내가 너 좋아하는 거 모르는 것도 아니면서 뭘 그러냐" "너는 나한테 언제 질투할꺼냐" 뭐 이런. 근데 저는 또 바보같이 성격이 틱틱대서 "무작정 기다리지 말고 다른 여자하고 데이트도 해보고 그래라" 뭐 이딴 말이나 하고 있고... 
지난주 토요일에는 일 끝나고 집 도착할때쯤에 갑자기 전화가 오셔서 어디냐고, 제가 어디어디다 라고 하니까 진짜 중요한 일 있으니까 거기서 기다리라고. 20분정도 후에 녹기 일보직전인 아이스크림을 가지고 오셨더라구요, 수요일에 만나서 차 마실 때 아이스크림 얘기를 했는데 업무회식 마치고 나오는데 앞에서 길거리 아이스크림을 팔길래 생각나서 사 가지고 왔다고
그저께는 제가 일이 10시경에 끝나는데 (호텔일을 하고 있어요) 갑자기 9시 50분쯤 연락이 와서 끝나고 뭐하냐고 근처에 있으니까 자기 보고 싶으면 얘기하라고, 집에 데려다주겠다고. 그래서 알겠다고 얼굴보자고 했더니 정말 주차장으로 와 계시더라구요. 그래서 만나서 어디가겠냐고 물어보는 사람한테 또 바보같이 틱틱대면서 집에 데려다주는거 아니었냐고 하니 그 분은 그래 집 주소 찍어라라고 하길래 치킨먹으러 가자고 또 말 바꿨습니다 제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요 제가.. 무슨 고등학생도 아니고 왜이리 애같이 구는지,, 그리고 그 사람은 그러는 날 보고 또 미소짓고 있고.치킨집에 가서는 제가 날이 더워서 조금 파인 옷을 입고 있으니까 가방주면서 민망해서 치킨을 못먹겠다고 앞으로 메고 있으라고 하고
조그만 것들에서 이 사람의 행동들이 나를 배려하고 나를 생각해주는구나 라는걸 느껴요, 그런데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는다고.. 받아본 적이 없으니 어떻게 받아야하는건지 어떻게 해야하는건지 모르겠어요 저도. 이 분이 그렇게 이야기하기는 하셨거든요 "사랑을 받을 줄 아는 사람이 줄 줄도 아는거라고, 일단 자기가 줄테니 받아보라고" 
그래서 더 마음이 복잡합니다 저 정말 이사람한테 흔들려도 되는걸까요, 아니 흔들리는건 이미 흔들리고 있네요 저 이사람한테 다가가도 되는걸까요, 상처주고 싶지 않은데 상처 받고 싶지도 않은데... 그리고 또 마음 한켠에는 시작했다가 전남친이 또 끼어들면 어떻게 하지, 두번째로 끼어들어도 이 사람이 그때도 이해하고 지켜줄 수 있을까 생각이 들고 
연애관계를 시작하는건 정말 오랜만이라 참 모든것이 서툴고 어설픕니다. 조그만 조언이라도, 어떤 조언이라도 저에게는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수1
반대수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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