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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까지 5시간 반 걸어가겠다는 아저씨

바12 |2020.06.06 17:25
조회 98 |추천 0
안녕하세요 ㅎ
다른 커뮤니티를 안해서 네이트판에 올려봅니다
저는 다른 취준생들과 같이 요즘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사람입니다
서울에 취업이 예정되어 있으나 코로나로 계속 미뤄지기만 하고 알바라도 해야겠다 싶어 지방에서 올라온지 4일밖에 안됐어요 ㅎㅎ

저녁에 짧게 하는 알바라
낮에도 움직여야겠다 싶어 짧은 알바를 하고
다리가 너무 아픈데 버스 탈까 하다가 돈 아끼자 싶어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한분이 고려대가 어디냐고 길을 묻더라구요
근데 저는 4일밖에 안됐지만 고려대가 이주변에 없다는 건 알고 있었습니다 왜냐면 이곳이 경희대 앞이였거든요.. ㅎ 그래서 아 주변에 외대는 있다 하고 말씀드리니 고려대는 지나가는 곳이고 목적지에 가야한다고 하셔서
지도 검색해달라고 해서 보니 남양주에 있는 저수지 하시는 6.70대 정도로 보이는 분이셨어요.

걸으면 5시간 34분 나오더라구요
그래서 아 버스가 1시간 반걸리는데 있다 이거 타시라 하니 사정이 있어서 걸어가야 한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냥 버스 타라고 말씀 드리니 그제야 얘기해주시기를

어제 버스를 타고 여기 오셨는데 술을 먹고
핸드폰 지갑 다 잃어버리셨데요 ㅠ 집이 남양주인데
운영하시는 저수지 명함 하나 가지고 계셨고 그래서 돈좀 빌릴려고 하거나 걸어가려고 길을 물어봐도 다 빨리 가버리고
저처럼 서서 대답하는 사람을 처음 만났다고 하시더라구요 청량리에서 계속 못빌리고 길도 몰라서 여기까지 걸어왔다고 하셨어요 서울 사람들 너무 바쁘다고 막막했는데 이렇게 길게 대답해주는 사람 처음이라고 ㅜ 하시더라구요
얼굴을 보니 얼굴도 술톤 ㅎ
그때 경찰차가 지나가길래 경찰한테 돈 빌리자 하니
(제가 현금이 없고 폰만 있었어요) 조서쓰고 하면 또 너무 부끄럽다고.. ㅎ 하셔서 그럼 좀만 기다려달라
집가서 돈 들고오겠다고 하고 돈 찾아서 편의점에서 천원짜리로 바꿔왔어요

다시 오니 아저씨가 가고 계시더라구요
아저씨 ~하고 부르니 제가 좀 늦었는지 아 포기하고 가고 있었다고 ㅎ 제 번호 받아가시고 내가 진짜 사례하겠다고 너무 고마워하시며 가셨어요 ㅎㅎ

버스타는 곳도 좀 걸어가야하니까 조심히 가시고 술깨는 약도 사드시라고 ㅎㅎ 하니 남자친구랑 꼭 오라며 보답하겠다며 농사짓고 하니까 꼭 놀러오라고 하셨어요

돈 안받아도 괜찮다고 했어요
생각해보니 낮에 번 돈이 딱 만원정도였는데 안아까웠어요 ㅎㅎ 서울살이 힘들기도 하고 이제 잘 적응해야 하는데 제가 도와줄 수 있어서 감사했어요

혹시나 아저씨께서 연락온다면 후기 올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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