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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 달 # 64-65

독백 |2004.02.16 14:38
조회 481 |추천 0

" 어, 어느 병원인지 아세요?"
" 글세...무슨 병원이라는지 잘 안들려서...뭐 아는거라도 있니?"
" ......."

 

태양이가 말 안했다면 나도 말하지 말아야 할 것만 같았다. 하지만 할머니가 정말 병원에 계신
거라면...

급히 우리집. 내방으로 왔다. 제발 전화 좀 받아. 전화 좀 받아줘 태양아...

긴 신호음... 역시나 태양이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엊그제 까지만 해도 기침이 조금 있으신 걸
빼고는 아무렇지 않으셨었다. 헌데 갑작스레 병원에서 왜...

 

새벽이 되어도 태양이에겐 전화한통 오지 않았다. 잠도 오지 않았다. 그리고 새벽 세시가 다 되
어 갈 즈음 전화한통이 걸려왔다. 처음으로 녀석이 내게 건 전화... 우리집... 내방으로 온 전화.

 

" 여보세요."
" 나야..."
" 태양아. 무슨 일이야? 응?"
" 할머니가...편찮으셔..."
" 어디가 얼마나 안 좋으신데? 응? 나도 갈래...나도 갈래..."

 

눈물이 흘렀다. 할머니도 외할머니도 안 계셨던 나에게 두번 밖에 뵙지 못한 짧은 만남이었지
만 할머니의 사랑을 느낄 수 있게 해주신 분이었다.

 

" 걱정하지마... 이젠 괜찮으셔..."
" 정말... 괜찮으신거야...?"
" 응...늑막염이래..."
" 늑막...염?"
" 응...결핵성 흉막염이라고...할머니가 기침하실때 병원에 데리고 갔어야 하는데..."
" 그...금방...좋아지시는 거지...?"
" 응... 항결핵제만 꾸준히 복용하시면 된데..."
" 그럼... 정말 괜찮아 지시는거야?"
" 응... 후우... 나 내일 학교 못 가겠다..."
" 내가 얘기 할게..."
" 그래..."
" 너무 마음아파하지마... 그래도... 많이 안 좋으신거 아니니까... 너 봐서... 금방 괜찮아 지실
거야... 기운내..."
" 응..."

 

태양이와 전화를 마치고도 난 한숨도 자지 못했다. 그리고 새벽이 되어 첫차를 타고 내려 갔다.
할머니가 계시던 곳... 근처 병원을 찾으면 되겠다 싶었다. 그곳엔 병원이 두곳이 있었는데 한
곳엔 안 계신 듯 했다. 그리고 다음 병원에서 보호자의 이름에서 태양이의 이름을 찾을 수 있었다.

 

" 똑똑-"

 

병실 밖에 써있는 환자 이름을 확인하고 노크를 했다. 보호자의 이름을 찾으면서 할머니의 성
함도 알게 되었다. 안으로 들어가자 태양이는 잠들어 있는 할머니의 손을 꼭 잡고 할머니를 보
고 있었다.

 

" 태양아..."

 

이른 아침이었다. 한참을 헤매었어도 일찍 출발 한 덕분에 아직 9시 밖에 되지 않았다.

 

" 어떻게 왔어? ...학교는?"
" 괜...찮으신거야?"
" 응..."
" 한숨도 못 잤구나..."
" ......."
" 잠깐... 소파에서 눈이라도 붙일래?"
" ...고마워... 잠깐만... 부탁할게..."
" ...응..."

 

태양이는 숨소리조차 크게 내지 않고 조용히 죽은사람처럼 잠이 들었다. 밤새 걱정했을 태양
이... 왠지 헬쓱해 보였다... 아침도 못 먹었을텐데...

 

" ...달이...아니야?"
" 할머니..."
" 그래..."
" 아푸시면...안되요... 빨리 나으셔야 되요..."
" 그...럼..."

 

할머니는 내 손을 꼭 잡아 주셨다.

그리고 태양이는 이틀 만에 집근처에 있는 병원으로 할머니를 모셔왔다.

 

" 이제 여기서 있어..."
" 학교 가야 되잖아?"
" 응... 갈거야. 그러니까 나 학교 가 있을 동안 봐주러 오시는 아줌마랑 얘기 하고 있어..."
" 응..."

 

할머니는 엄마와 순정아줌마가 돌봐주기로 하셨다. 태양이가 학교에 가 있을 동안만...
그리고 그날 저녁 나와 태양이는 병원에 가기 위해 수업을 마치고 차에 오르고 있었다.
그런데...
 

 

# 해와 달 65


" 태양아."

 

도도하기 그지없는 날카로운 목소리. 나는 뒤를 돌아봤고, 차 뒤엔 화려한 치장을 한 40대 후반
의 여자가 서 있었다. 설마.
태양이는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차에 시동을 걸었다. 그리고 빠른 속도로 학교를 빠져나와 병
원 앞에 멈추어 섰다. 그리고 태양이의 앞을 막는 검은 승용차...

 

" 태양아."
" 왜 왔어! 뭐하러 왔어!"
" 너 여기서 뭐하고 있는 거니. 엄만 학교 총장이 전화를 해서 깜짝 놀랐다. 어떻게 여기와 있을
수 있어? 여기서 도대체 뭘 하고 있는거야?"
" 내가 오고 싶어서 온거야. 그러니까 평소하던데로 나 상관하지 마."
" 태양아!"
" 비켜."

 

태양이는 엄마를 밀치곤 병실이 있는 곳으로 올라갔다.

 

" 어디가는 거야. 여기서 뭐하는거야?"
" 조용히 해. 여기 병원이야."
" 도대체 니 고모라는 사람도 어떻게 니가 여기 와있는데 전화 한통화 안 할 수 있니. 너무 하는
거 아니야."
" 고모 욕하지마. 엄마보다 훌륭하신 분이야."
" 그게 무슨 말 버릇이야!"
" 조용히 할꺼 아니면 돌아가."

 

태양이는 할머니 병실 앞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 여긴 왜 온거야? 혹시... 어디 아픈거야?"
" 조용히 해."
" 오태양!"

 

태양이의 엄마가 소리를 지르는 터에 병실안에 계시던 순정아줌마와 엄마가 나오셨다.
태양이의 엄마를 본 순정아줌마는 너무도 놀란 듯 했고 엄마는 할머니가 들으실까 걱정이 되는
듯 하셨다.

 

" 필요없어."
" 뭐라구?"
" 엄마가 나한테 해준게 뭐가 있어? 낳아...준거? 그거면 다야?"
" 오태양 무슨말을 그렇게 해. 니가 지금 엄마한테 투정부릴 나이야?"
" 내가 지금 투정부리는 걸로 밖에 안보여? 엄마가 나한테 해준게 뭐가 있는지 잘 생각 해봐."

 

태양이의 표정은 진지했다. 하지만 엄마에게 저렇게까지 얘기 하는 녀석의 말을 할머니가 들을
까 걱정이 됐다. 낳아준거라니...

 

" 어떻게 그렇게 얘기를 하니. 엄마가 사회생활을 하다보니 바빠서 못 챙겨줄 수도 있는 건데...
그렇다고 낳아 준게 다냐는게 말이 돼? 엄마가 없었으면 넌 이세상에 태어나지도 못했어!"
" 엄마가 없었으면 난 태어나지도 못했다... 근데 왜 엄마는 할머니 안 돌봐드려? 어?"

 

녀석은 눈물을 참고 있었다. 흐르는 눈물을 꾹 참고 말했다. 태양이의 말에 녀석의 엄마의 안색
이 차가워 졌다.

 

" 한국말 하나 못하는 피한방울 안섞인 돈 많은 일본인 부모가 그렇게 좋아? 그래서 그렇게 잘
나신 부모님 만나 세상에 자기 태어나게 해준게 누군지 잊었어? 기억이 안나? 고마운지 모르겠
어? 아니면 그 잘난 일본인 부모가 할머니 만나지 말래? 왜 말을 못해?"
" ......."

 

얼핏 녀석에게서 예전에 들었던 말이 떠올랐다. 가족 얘기를 하지않았던 녀석...
엄마는 버림받았었다고... 할머니한테서 버림받아 일본 재력가에게 입양 됐다고...

태양이는 병실문을 열었고, 녀석의 엄마는 태양이를 잡으려 했다.

 

" 들어오지마. 내 할머니야. 들어올 자격... 없어."

 

병실로 들어간 태양이는 한참동안을 할머니 품에 안겨 울었을 것이다. 밖에서도 알 듯 한 병실
안의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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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너무 늦었습니다. 에고 죄송해요... 어제 무리를 하며 논지라...ㅎㅎ;;

약간 정신이 없습니다. 헤헤...

점점 분위기가 다운 되가는데... 어떻게 업시켜야 할지...고민이 되네요...

답글 써주시는 분들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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