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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한테 이상한 여자가 붙었어요.

쓰니 |2020.06.16 12:46
조회 2,342 |추천 2

제가 이런 데다 글을 올리는 것 자체가 처음이라 카테고리를 이렇게 하는 게 맞는 건지 모르겠네요. 부디 너그럽게 이해해 주세요.

 

일단 저희 오빠는 경기도권 대학을 졸업한 공무원이에요. 남들은 오빠랑 사이가 무척 안 좋은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저희 남매는 무척 좋은 편입니다.  부모님이 맞벌이라 집에 안 계실 때가 많아서 오빠가 저를 키우다시피 했어요. 제가 진로 문제로 고민할 때 누구보다 진지하게 상담해주고, 고3 때는 공부하는거 힘들다고 치킨 사다주고 저 기숙사에서 고생한다고 본인 생활비 아껴가며 용돈 보내줬어요. 말 그대로 좋은 오빠입니다. 그런 오빠가 어느 날 결혼할 사람이라며 어떤 여자분을 데리고 왔어요. 잠깐 봤는데도 여자분 엄청 좋으신 분 같았고, 무엇보다 오빠가 엄청 행복해보였어요. 그래서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밥먹고 헤어지던 그때 제 핸드폰으로 메세지가 왔어요. '(오빠이름) 어디있냐고,' 네. 제가 글을 올린 이유는 이 메세지를 보낸 사람 때문입니다.

 

편의상 a라고 할게요. a는 저희 오빠 고등학교 동창이에요. 이 사람이 저희 오빠를 좋아합니다. 짐작하는 게 아니라 술김에 저한테 전화해서 지가 털어놨어요. '나 니네 오빠 좋아한다고!' 라고요. 새벽 2시에 말이에요. 저희 오빠 주변 사람들한테 진짜 친절해요. 얼굴도 훈훈하고 그러다보니 동성 친구들은 물론 이성한테도 인기가 많아요. 옛날에는 고백도 많이 받았다고 하는데 어느 순간 끊겼습니다. a때문에요. a가 저희 오빠가 좋다 티를 조금이라도 내는 사람이 있으면 완전 괴성을 지르면서 뺨을 때리고 머리채를 잡았대요. 언제는 저랑 오빠랑 같이 영화 보러 갔는데 제가 동생인걸 모르고 초면에 쌍욕을 내뱉은 적도 있고요. 웃긴 게 저희 오빠랑 이 a는 사귄 적이 없어요. (사귀었다고 해도 문제가 있지만)  그러니까 여친도 뭣도 아닌 사람이 이랬다는 겁니다. 이런 일이 있고 난 후 오빠가 엄청 화내면서 그 여자분이랑 바로 연 끊었습니다.

 

그때 이후 몇년 동안 잠잠하다가 오빠가 대학교 졸업할 때쯤에 연락을 해왔습니다. 대충 그때는 미안했다. 내가 너무 철이 없었다. 이러면서요. 오빠도 긴가민가했지만 a가 예전에 그 머리채 잡았던 친구분한테 무릎 꿇고 사과하는 모습을 보고 진짜 반성했나싶어서 일단은 다시 연락하게 되었습니다. 제 번호 거의 반강제로 받아간 것도 그때쯤 입니다. 사람이라는 게 쉽게 변하는 게 아니더라고요. 툭하면 저한테 오빠 뭐하냐. 사귀는 사람있냐. 마음있는 사람있냐. 계속 물어봅니다. 매일 새벽에 말이에요. 자고 있어서 답장 못하면 받을 때까지 전화하더라고요. 이러지 말라고 차라리 고백해보라고 말해봤는데 괜히 그랬다가 그나마 나아진 거 다시 불편해지면 너가 책임질 거냐고 오히려 화를 내더라고요. 사람도 개소리를 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오빠 대학 친구들 번호는 어떻게 알아 낸 건지, 막 톡으로 나 동창인데 (오빠 이름) 어떻게 지내냐? 이런 식으로 계속 물어봤더라고요. 오빠 사진찍어서 sns에 올리면 '옆에 여자 누구야?' 라고 톡보내고... 오빠 어디 갈 때마다 갑자기 어디선가 나타나서 '어 우연이네.' 하면서 자연스럽게 합석하고... 이쯤되면 무섭더라고요.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건지 도저히 이해가 안됩니다. 오빠는 계속 선 긋고 다시 연락 끊고 그러려고 하는데 어떻게든 연락을 해오더라고요.

 

그래서 오빠가 결혼한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 기쁘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이 여자가 생각났습니다. 결혼식에 찾아와서 난리 피우지 않을까. 아니 그 이전에 우리 예비 새언니를 해코지 하지 않을까 너무 걱정됩니다. 오빠가 일단 경찰이랑 이야기 해보겠다고 하긴 했는데, 이게 잘 될지...

 

이 여자를 끊을 만한 확실한 방법 없을까요. 진짜 무슨 일 터지는 거 아닌가 너무 걱정이 됩니다...

추천수2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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