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댓글 하나하나 다 읽어보고... 지금까지 내가 너무 멍청했구나, 세상 똑똑한 척 혼자 다하다가 시어머니한테 그런 취급 8년 넘게 받고, 방관하는 남편 애써 두둔한 꼴이 스스로도 고구마에 웃기기까지 했어요. 헛헛함이 이루 말할 수 없네요.
제 성격이 완전 털털한 게 아니다보니 처음, 두번 당했을 때 ‘네가 예민한 탓이다’ 라는 말때문에 바로 적정한 대응을 하지 못했고, 그 뒤로 당했을 땐 나름 의견을 피력했지만 벽보고 얘기하는 거나 다름 없었어요.
남편과는 결혼해서 지낸 기간보다 연애한 기간이 더 길고, 남편을 향한 제 마음이 깊어서 최대한 믿으려고, 믿어보려고 노력했던 거 같아요. 사실 지금까지 시어머니와의 관계에 방관한 남편의 책임이 너무 크다는 거 잘 압니다. 그래서 참다 참다 이혼 얘기까지 한거고요. 아이가 있는데 이혼 얘기 쉽게 꺼낼 수 있는 사람 몇이나 있을까요_
남편은 이젠 본인이 막겠다 합니다. 제 마음이 내킬 때까지 시어머니 보지 않아도 된다고도 말했구요. 저도 이전으로 돌아가진 않을거예요. 저희 가정 지켜보려는 최소한의 노력까지 비난하진 말아주세요. 그래도 글 올리고 많은 걸 더 깨달았어요. 앞으로 처신 제대로 할 생각입니다. 마음 담아 댓글 남겨주신 분들 전부 감사합니다.
(본문)
안녕하세요. 결혼 9년차 아이둘 엄마 입니다. 결혼 이후 시어머니와 소소한 갈등이 계속 있었는데 결국 최근에 쌓였던걸 풀지 못하고 시어머니를 차단한 상태입니다. 당연히 마음이 불편할 수 밖에 없고, 지금도 시어머니는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갑자기 이런다고 남편에게 하소연을 계속 하나봅니다. 남편이 안쓰러워 저도 마음이 계속 흔들리지만 시어머니한테 시달릴 생각을하니 지금 이대로가 사실 더 낫다고 생각해요. 마음은 불편해도... 제 3자, 객관적인 시선으로 제가 예민한건지 봐주세요_
1. 신혼 때 회사 근무 중에 손가락이 부러졌냐 등 다소 거친 문자를 보내옴(연락을 자주 안한다고 비꼬는 의도로)
2. 첫째 출산하고 한달도 안된 아기를 데리고 오라는 톡을 남편이 거절했더니 대뜸 나한테 문자로, 감히 본인 아들 시켜서 거절하게 했다며 괘씸하다 함_놀라서 전화 바로 했더니 격노하며 자기 할말만 함. 출산후 심신이 약한 상태로 친정에서 산후조리 하는 중이라 전화중 내내 우니 일방적으로 화만내다 전화끊음_ 평소 화 잘 내지않는 친정엄마가 딸이 계속 우니, 아기가 보고싶음 자기가 오지, 몸도 성치 않은 애한테 그런다며 매우 속상해함
3. 본인 환갑생일 앞두고 직장일로 바쁜 아들내외들과 기어코 비행기타는 숙박여행을 하겠다고 우김_ 그당시 형님은 2개월뒤 출산 앞둔 상태였고(건강상태 서약서 내고 탑승해야하는), 첫째도 15개월쯤. 거의반 억지로 여행감. 그당시 첫째를 친정엄마가 평일 내내 돌볼때라 습관을 잘 들이고 있었는데 시어머니가 먹던 짠과자를 줌. 짜거나 너무 단거 아직 안줄때라 주지말라고 바로 부탁했었는데 어떤섬에서 돌아오는 배안에서 우는 아기 달랜다고 나몰래 그 과자를 또 주고.. 알게된 내가 남편한테 따져묻는 장면 보곤 (시가 모든 사람들 있는)차 안에서 보란듯이 아이한테 과자를 주며 “네 엄마가 무서운지 이 할미가 더 무서운지 보자!”으름장 놓음. 여행 내내 불편하게 있다가 집에 오는 공항에서 그래도 친정엄마가 전해주라던 성의가 생각나 건강식품 들고 “저희 어머니가 생신 축하드린다고 전해드리랬어요”하니, 뜬금없이 다같이 함께하는 여행에선 누군가는 희생을 해야한다라고 말함. 그때는 경황이 없어 말못했지만 내내 기분이 좋지않았음.
4. 한달도 안돼 전화를 해도, 2주만에 전화를 해도 늘 전화 자주 안한다 핀잔. 시어머니가 전화할 땐 딴에는 나를 배려한다고 바쁜 시간 피해서 한거다 함_ 출산때 일로 시어머니 전화만 울려도 가슴이 두근거림.
5. 모든 문자연락이 명령조 말투 ex)전화해라, 주말에 와라 등
6. 내가 음식못하고 살림 못하는 걸 말하기 위해 “너거 엄마는 그래도 살림 잘하지 않냐?” 비꼼. 한번도 안사돈이라 지칭한적 없고 나를 하대하듯 꼭 ‘너거엄마’라 지칭함
7. 둘째 돌도 안됐을 때 시어머니 생일에 오후에 전화했다고 화냄. 심지어 영상통화로 첫째가 생일축하 노래 불러주고 있는데 본인 화난것만 말함. 어린 아이 둘 육아에 지칠대로 지친 상태라 나도 힘들다 할만큼 했다하니 형님과 비교하며 말대꾸한다고 뭐라함. 친정엄마한테 하소연했더니 그냥 네가 죄송하다 해라 생일날 얼마나 서운하면 그러시겠냐해서 다음 날 죄송하다 전화했더니 마치 내가 엄청 잘못했던 것마냥 용서함
8. 명절 전날 제사 없는 집인데 전재료를 너무 많이 준비함. 본인 아들들이 설거지 하는 꼴 못봄. 다음날 명절 당일 아침먹고 바로 친정가려는거 못마땅해함. 다같이 영화보러 간적도 있고, 가스레인지 청소시킨 적도있음. 친정 갈 타이밍에
9. 아들부부 싸우는 이유의 80%이상이 본인 때문인지 모름. 시어머니 때문에 심각하게 이혼 생각도 있었음. 남편은 8년 내내 참으라고 함
10. 회사 일(외근-특정집단 컨설팅)로 지쳐있는 중에_ ‘전화해라’ 명령조로 문자옴. 일 끝나고 전화하겠다 문자함. 점심도 안먹고 컨설팅 겨우 끝낸 오후 2-3시경? 전화가 옴. 다짜고짜 바쁘면 얼마나 바쁘냐 전화안한거에 격노함. 진짜 바빴다고 지금까지 점심도 안먹어서 지금 늦은 점심 하려던 차다 얘기했더니, 점심 거른거에 대한 걱정은 커녕, 본인이 우겨서 그 주 주말에 하는 형님네 집들이에 저번주에 이사한 남편이 굳이 그날에 해야하냐 했다며 또 내가 본인 아들 시켜서 조종한걸로 몰아붙임. 내가 이미 정한 집들이에 갈 생각인데 뭐 사갈까요 하며 넘겼더니 이내 수그러져서 전화 끊음(형님넨 이사간지 한달도 안된 상태로 집들이 당일 소파 들어오는 어수선한 상황이었음)
11. 내가 요즘 하는 프로젝트 하나가 말 안통하는 사람들이 억지 부리거나 떼쓰는 사람들이 많아 너무 힘든 데 시어머니가 그동안 나를 괴롭힌 수준보다는 훨씬 나음
12. 둘째가 또래보다 몸이 작아서 신경을 내내 쓰는데, 한약도 먹이고 약도 먹이고 밥도 딴에는 잘 챙긴다고 하는데 시어머니 애들 볼때마다 잘 챙겨먹여라 잔소리. 첫째 돌잔치때도 첫째 돌봐주는 친정엄마한테 아이 잘 안먹냐 왜이렇게 작냐 말함(그당시 영유아 80-90%나오던 때라 결코 작지 않았음) 상대방에 대한 예의와 배려가 전혀 없음
13. 워킹맘으로 힘들게 일하는 며느리들 앞에서 본인이 경험하지도 않은 여자들 편한 직장생활이나 깎아내리는 말 서슴없이 함
14. 얼굴 본지 한달도 채 안돼 전화하면서 네가 전화를 안하니 내가 배려해서 이 저녁에 안바쁠거 같아 전화했다 함. 마침 애들 저녁 잘먹고 말도 잘 들어서 기분좋게 있던터라 그러려니 듣는데 전화잔소리를 계속해서, 남편은 친정엄마한테 일년에 한번 전화할까말까 한다 했더니 똑같이 그러냐 역정냄. 그러고는 애들 잘 챙겨먹여라 또 말하길래 그 얘기좀 하지 말아달라 부탁했는데 그만좀 하셔라 하니 예민하게 받아들인다며 계속되는 잔소리_ 몇십분동안 본인 할말 다하곤 내가 본인한테 배려없다고 했던 말이 너무 서운했다 전화 마무리. 그뒤로 시어머니 전화 차단
더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생각에 오래 남는 거 위주로 적었어요. 남편과는 사이가 좋은 편이고(가정적이고 아이들한테 잘합니다 시어머니일만 아니면 흠잡을 데가 없어요 그게 제일 흠인걸 이제 알았지만ㅠㅠ) 실제로 시어머니 일만 아니면 나름 잘 살고 있는거 같은데 매번 시어머니 일로 싸움이 잦아져 최근 이혼까지 거론하며, 더이상은 제가 참기 싫다고 했습니다. 입장 바꿔 저희 엄마가 남편을 그런 식으로 대한다면 어떻겠냐 말하니 그동안 무심했던걸 반성까지 했고요. 그럼에도 시어머니 연락 올때마다 혼란스러워 하는 거 같습니다. 시어머니 차단은 했어도 기본적인 도리는 할 생각이긴 한데.. 마지막으로 제가 정말 예민한건지 되돌아보려고 글을 써봅니다. 지혜롭게 이런 일들을 겪어내신 분들의 고견 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