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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정폭력 피해자입니다

쓰니 |2020.07.16 00:11
조회 282 |추천 1

안녕 얘들아. 이런 곳에 글을 남기는 건 처음이라 굉장히 떨리고 긴장이 되지만... 용기를 내서 고백해볼게.

나는 지금 26살에 여자고 프리랜서 일을 하고 있어. 아니, 했었어.

왜 일을 했다는게 과거형이냐면 공황장애 증상이 너무 심해져서 도저히 일을 할 수 없는 지경까지 왔거든.

그리고 기타 여러가지 증상들이 몸에 나타나면서 일상적인 생활도 불가능하게 됐어.

날 이렇게 만든 원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건 당연 가정폭력을 1위로 들 수 있어.

내가 지금 스트레스성 단기 기억 상실증(흔히 해리성 기억 상실증이라고 하지) 와 기타 증상을 같이 앓고 있어서 말이 좀 이상하더라도 양해 바랄게.

그리고 감정 조절이 잘 안 되서... 이상한 댓글에는 화를많이 낼지도 몰라.

너그러운 마음으로 양해해줬으면 좋겠어. 그럼 내 첫번째 이야기를 시작할게.


나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부모에게 맞고 살았어. 님, 자를 붙이지 않는건 내가 몇달전에 아빠한테 살해위협을 받고 새벽에 맨발로 뛰쳐나가 경찰분들에게 살려달라고 연락해서 경찰차를 타고 경찰서에서 보호를 받다가 여성 쉼터로 인계되어서 보호를 받은 걸로 말을 대신할게.

내 인생에서 가장 첫번째 기억은 5살때 지하실에서 쇠몽둥이로 아빠가 날 때리던 기억이야. 내가 초등학교 5학년때 29.9키로였다는걸 감안하면 그건 사람이 할 짓이 아니었지.

아, 이런. 기억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벌써부터 울 것 같아. 토할 것 같고, 어깨가 움츠러들고, 얼굴이 기괴하게 일그러지고. 다행히 숨은 쉬어지네.

그래, 어디까지 했더라. 아무튼 나는 아주, 아주 어렸을 때부터 엄마와 아빠에게 매일매일 맞았어.

맞을 짓을 해서 맞은건 아니고 그날그날 부모의 기분에 따라 맞고, 숨만 쉬어도 맞고, 없던 일도 지어내서 맞고, 그랬어.

없던 일을 지어내서 맞았다는건 이런거야.

사실 엄마는 아주 열정적인 기독교 신자야. 나는 광신도라고 부르지만.

갑자기 날 부르더니 꿈에서 뭘 봤대는거야. 그리고 날 혼내면서 때렸어.

우습지? 말이 안 되는 것 같지? 근데 진짜야. 내가 지금 여러가지 정신적인 증상과 모종의 유아퇴행까지 겹쳐있어서 말이 더듬더듬 나와서 정확한 상황을 전달하는 게 불가능해. 미안. 하지만 진짜라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어.

...

갑자기 숨이 안 쉬어지네. 잠깐 숨 좀 고를게. 아, 너무너무 무섭다. 누군가 날 해칠 것 같고 날 지켜보고 있는 것 같고 나에게 위해를 가할 것 같애.

아마도 그건 안방에서 미친듯이 방언으로 기도하고 있는 엄마의 목소리 때문이 아닐까 싶어.

위에서 하려고 했던 말을 다시 해볼게. 이건 실제로 엄마와 내가 나누었던 이야기야.

내가 중학교 때 엄마가 벌컥 문을 열고 내 방에 들어오더니 갑자기 꿈에서 붉은 깃발을 봤대. 근데 그 붉은 깃발이 내가 보고 있던 가정교사 히트맨 리본 만화책 표지에 있다는거야.

응? 무슨 소리지? 나도 이해가 안 됐어. 아마 이걸 보는 너희들도 이해가 안 될거야.

중요한건 엄마가 '꿈에서 본' 것과 내 만화책에 있던 일러스트가 똑같았다는 것을 빌미로 먼지나게 쳐맞았다는 거야.

이유는 모르겠어. 그냥... 때리더라고.

그리고 자꾸 꿈에서 혼자 뭘 보고... 내 옆에 귀신이 있다고 그러고... 막... 그렇게 말하고 날 때리고...욕하고...

내가 아프면 하나님한테 벌받아서 그런거라고, 매년 1~2번씩은 밤중에 응급실로 실려가는 나한테 매정하게도 욕을 하며 예배를 잘 못 드려서 벌받은거라고 하더라고.


미안해. 나 지금 너무 무서워. 무섭고 눈물이 나. 이야기를 더 재미있고 길게 쓰고 싶은데 온 몸에서 힘이 빠져나가. 피도 안 통하는 것 같아.

뇌가 기억상실증이라는 걸로 과거의 기억을 다 지워놨는데 그걸 끄집어내고 있으니 몸이 미친듯이 떨리네. 빈 속의 위액을 게워낼 것 같다.

잠깐만 쉴게. 미안.


일 분 정도 마음을 추스리고 왔어. 기억의 편린이 머릿속에서 떠오를 때마다 미칠 것 같아. 벼락을 맞은 것처럼 몸이 떨려.

그래. 길게 이야기는 할 수 없더라도 내가 부모에게 교회와 관련해서 당한걸 이야기해볼게.


1. 교회갈때 교회 신자들을 길에서 만나면 그들은 의자에 앉히고 나는 트렁크에 밀어 넣는다.

2. 우리집은 기초 수급자인데 내 동의도 없이 장학금 백만원 받은거 억지로 목사한테 내게 했다.

3. 초 4때부터 대 2때까지 모든 방학을 교회에 강제로 헌납해야했으며, 방학동안은 하루 3~5번씩 예배를 드렸고 한번 예배 드릴 때마다 3시간씩 걸렸다. 잠은 하루에 4시간을 간신히 잘까말까 했고 나머지 시간은 교회 노동에 회부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몸이 약했던 나는 항상 방학때마다 응급실에 실려갔으며 엄마는 그런 나를 때리거나 욕했다.

4. 학습장애 및 불안장애, 대인기피증(뒤에서 왜 이렇게 됐는지 소개하겠다)으로 대학을 중퇴했을 때 목사가 나더러 예배를 못드려서 그런거라며 나를 교회에 감금했는데 엄마는 그걸 쌍수를 들고 환영했다.

5. 공휴일, 쉬는날, 졸업식 때에도 무조건 낮예배를 드리러 가야했으며 저녁예배를 빠져서도 안됐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내 통금시간은 오후 2시. 새벽이 아니다. 오후다. 고등학생 때까지 그렇게 살았다.

6. 진짜 몇년에 한번 그런식으로 아픈거였는데, 체해서 낮예배를 못갔다고 두들겨 맞았다.

7. 하루 15시간 넘게 예배를 드릴 때(그걸 30일정도 강제로 시켰다 교회에서) 너무 힘들어서 성경 공부 시간에 빠졌는데 엄마가 그걸 눈치채고 교회 4층으로 날 끌고 올라가더니 배를 퍽퍽 때렸다. 나는 숨을 못 쉬고 헉헉거렸다. 중학생인가 고등학생 때 이야기다.

그렇게 때려놓고 아프냐고 물었다. 나는 살려달라고 잘못했다고 빌었다.


8. 남자 옆에 가기만 하면 음란의 영이 통한다고 굳게 믿어 남자와 관련된 건, 전부 사탄 마귀로 치부했다.

엄마는 아빠도 '남자'라고 보았다.

그리고 성적인 모욕도 서슴지 않았다. 가장 대표적으로 나랑 아빠랑 한 방에 가두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이러면서 비꼬던데 처음에 듣고는 울었지만 입버릇처럼 그러니 나중에는 열만 받았다.

아빠는 그 말을 듣고도 좀 화내다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뭐, 어차피 아빠도 가정폭력 피해자라는건 변하지 않는다.

엄마는 집에서도 속옷을 입고 있게 했으며(아빠가 볼까봐) 여름에도 긴바지만 입고 있게 했고 내가 더워서 집에서만이라도 짧은바지를 입겠다고 역정을 부리면 정말 네가 그 이유때문이냐고 되물으며 화를 내곤 했다.

.....?



ㅋㅋㄲㅋㄱㄱ
아... 이런 일들이 있었구나. 그러니까 뇌가 작동을 멈췄지.

음... 지금 몸의 기력이 다 빨려나간 것 같다. 과거를 들여다보는 건 자주 할 짓이 못 된다. 쓸건 정말 오질나게 많지만 반응에 따라 다음 일을 기약해보겠다.

들어줘서 고마워요. 그럼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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