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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 말기 언니를 병원으로 보내야할까요

ㅇㅇ |2020.07.21 10:35
조회 157,254 |추천 361

많은 댓글들 감사합니다. 현실적인 문제이기에 어제밤에 부모님이랑 형부랑 다같이 의논하였는데 정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엄마는 언니가 고생하는게 싫어서 편하게 보내주자고 하자고 하시다가 절대로 못 보내겠다고 하시다가.. 사실 판단이 어려우신 것 같습니다. 아빠는 언니가 최대한 편하게 진통제 자유롭게 쓰고, 우리가 얼굴보고 싶다고 언니를 집에 묶어두는 게 이기적이라고 보십니다. 형부는 언니가 하고싶은대로 해주고 싶다면서 엉엉 울었어요.. 그런데 언니의 말은 아프기 싫고 가족들에겐 부끄러운 모습(화장실, 목욕, 토 처리 등)은 그렇게 보여주기 싫어하면서 또 계속 붙어있기를 원합니다. 아프다 병원가자 하다가도 또 집에 있기를 원하고... 이럴 때는 누구말이 옳은지 너무 답답합니다...



이제서야 댓글 확인합니다. 사실 제가 이기적이라는 댓글들 무슨 말씀이신지는 알겠습니다. 제목 수정했습니다. 여러분들 누구보다 제가 사랑하는 언니이고 아파서 그렇다는거 이해합니다. 정말 그럴때마다 진짜로 가슴이 아픈데 그래서 힘이 듭니다. 가슴이 아파서. 제가 글에는 다 못 썼지만 언니가 대소변도 가끔 해결못할 때가 있는데 가족이 해주는걸 무척이나 싫어하고 자존심 상해합니다. 그리고 욕을 할때도 있고 소리를 지르면서 약이나 주사를 거부할 때도 있습니다.무엇보다 언니가 집에 있으니 조카도 소아우울증의 증세를 보이고 있고 저희 부모님과 저의 생활이 다 멈췄습니다. 그래서 호스피스로 가면 언니도 훨씬 편하지 않을까 생각하는 마음에 입원에 대한 조언을 구하고자 글을 올린 것입니다.


안녕하세요. 이동 중에 쓰는 거라 글이 서툴더라도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전 24살 여자이고 저희 언니는 36살입니다. 형제는 저희 둘뿐인데 언니는 늦둥이 동생인 저를 무척 예뻐했습니다. 오랜 첫사랑인 형부와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면서 7살짜리 조카를 키우면서 잘 살고 있었습니다. 작년 초겨울, 언니는 몸에 이상을 느꼈고 간암말기 진단을 받았습니다. 항암치료를 받는 중 병원에서는 치료를 받아도 차도가 없다고 시한부 판정을 내렸습니다. 저희 가족과 형부는 무너져내리는 심정이었지만 최대한 언니를 편하게 보내주기 위해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형부는 6개월 휴직을 냈고 병원에 가정간호 신청(간호사선생님이 직접 오시는 서비스)을 했습니다. 그리고나서 다행인건지 언니는 아직까지 살아있습니다. 몰골도 많이 망가졌지만 그래도 제가 아는 착하고 순한 언니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다가 형부의 휴직기간이 끝났고 더이상 현실적으로 휴직을 연장하기 힘들어서 형부는 출근을 했고 간병인 아주머니도 고용했습니다. 언니가 저와 부모님을 많이 찾아서 돌아가면서 낮에 같이 있는데 언니의 상태가 한달정도부터 안 좋아졌습니다. 형부는 7시반에 출근하러 나가고 저나 부모님이 조카를 등원을 시키고 낮에는 간병인 아주머니랑 있다가 형부가 퇴근할 때 조카를 데리고 들어옵니다.

그런데 언니는 자꾸만 이상한 헛소리를 합니다. 50대 중후반이신 간병인 아주머니가 퇴근하시면"그 아줌마가 네 형부를 꼬셨다, 내가 둘이 자는 걸 봤다, 내 남편을 뺏어갔다" 이런식의 소리를 합니다. 그래서 제가 "그게 무슨소리야? 언니 꿈꿨어?" 그러면 또 다른 이야기를 꺼냅니다. 갑자기 사촌오빠 대학얘기나 한참된 이야기를 하거나 정말 횡설수설해서 알아들을 수 없습니다. 간호사선생님께 여쭤보니 섬망일수도 있고 마약성진통제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고 하십니다. 언니가 얼마 안 남기는 했지만 사실 투병생활이 길다보니 언니도 가족들도 다 지쳤고 너무 힘이 듭니다.

그러다가 이번엔 저보고 "네가 왜 내 남편이랑 같이 있냐. 여우같은 년" 그렇게 욕을 하다가 또 "미안해. 사랑해" 그럽니다. 형부는 언니가 아픈 후로 매일 퇴근하고 오자마자 언니를 안아줍니다. 그러면 또 애기같은 목소리로 저나 부모님을 가리키면서 "얘/엄마가 나 때렸어. 나 아팠는데 혼내줘." 그러면서 또 횡설수설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나 죽고 다른 여자랑 결혼하면 내가 죽일거야" 등 폭력적으로 말하고 조카한테도 "다른 아줌마한테 엄마라고 하면 맞는다" 이러고.. 조카는 엄마가 아파서 그런다는 걸 안다고 하더라고요.. 안 무섭다고..

저희 가족은 호스피스 병동에 보내자고 했지만 형부는 끝까지 언니가 가장 좋아했던 집에서 마지막을 보내게 해주고싶다고 반대합니다. 저희 언니가 집 꾸미고 그러는걸 되게 즐거워했거든요.. 어떡해야할까요. 도와주세요.

추천수361
반대수123
베플ㅇㅇ|2020.07.21 12:01
조카는 엄마가 아파서 그런다는 걸 안다고 하더라고요.. 안 무섭다고.. 7살짜리 조카만도 못하다는 생각이...
베플푸푸|2020.07.21 21:38
현직 호스피스 병동 간호사 입니다. 여기 댓글 중 쓰니를 탓하는 분들은 말기 암 환자들을 겪어본 적이 있으신가요? 가족이라고 모든 걸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은 극히 드뭅니다. 단순한 수술로 거동이 불편해진 사람을 일주일만 간병하는 일도 얼마나 힘든데 - 정신이 온전하지 않고 (간성 혼수 혹은 뇌전이로 인한 병적인 경우) 갈수록 쇠약해져만 가는 언니 - 게다가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면 모든 가족들이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간병했을거예요. 오늘 내가 언니에게 행하는 모진 언행이, 아니 언행 이전에 이런 생각을 가진다는 것 만으로도 그게 얼마나 큰 죄책감으로 돌아오는지 아시나요? 그런 양가 감정에 대부분의 보호자들이 지쳐갑니다. 겪어보지 않으셨다고 이렇게 함부로 말씀하시면 안돼요. 3살 짜리 말 안통하는 조카를 하루 종일 보는 일도 힘들다고 할 사람들이 - 다 큰 어른을, 종일 대소변 받아가며 버린 이불을 매번 빨아가며, 목욕을 시켜가며, 밤에는 잠도 자지 않고 그것도 모자라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마치 주취자처럼. 치매 노인보다 더합니다. 저는 쓰니의 마음을 이해해요. 호스피스 병동이라고 해서 그들을 죽음에 어서 가까이 가도록 방치하지 않습니다. 힘든 부분을 나눠주고 되도록 좋은 기억들로 서로가 마무리 지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곳이예요. 여기 댓글 수준들을 보면서 아직 우리나라는 호스피스에 대한 인식이 너무나도 무지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습니다. 쓰니 힘내요.
베플ㅉㅉ|2020.07.21 12:20
그냥 형제라도 이해하겠는데 심지어 자기를 그렇게 이뻐해준 언니가 죽어가는데 어떻게 저런맘이들지...쓰니 인성 무엇..
베플ㅇㅇ|2020.07.21 21:56
쓰니 욕하는 사람들중에 중증환자 직접 케어해본적 있는 사람, 혹은 지켜본사람 있는지 모르겠네. 긴병에 효자없다는말 괜히 나온거 아닙니다.
베플ㅇㅇ|2020.07.21 21:01
여기 다들 직계가족중에 중증 환자가 있는 경우를 경험해보신 분들이신가요? 쉽게 말할 수 있는 일이 아닌데 많은분들이 쓰니를 욕하시네요 7살짜리보다 못하다니..7살짜리는 어린애가 평생 무의식의 트라우마로 남을 충격과 상처를 받으면서 참고있는거죠... 염려하지는 못할망정 그게 쓰니랑 비교해서 칭찬할 일인가요???
찬반ㅇㅇ|2020.07.21 16:47 전체보기
섬망증상 한달만에 힘들다고 긴 투병이라고 글 쓰는게 보기좀 그러네요. 님 힘든거야알겠지만 어린 조카만도 못하다싶은게...에휴.설마 조카앞에서도 이런 내색하는건 아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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