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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3년 전 첫 방송한 드라마

ㅇㅇ |2020.07.21 15:53
조회 9,630 |추천 18


= 왕은 사랑한다


유난히 나레이션, 독백이 많았는데 

배우들 모두 목소리가 좋아서 

나레이션 장면을 최애로 꼽는 팬들이 많음ㅇㅇ (대사도 섞여있음)

 



















 

 

 

세월이 흘러 먼훗날 돌이켜보니 이 날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

나 자신보다 더 믿었던 벗은 나를 속이기 시작했고,

내 여인과 나 사이에는 건널 수 없는 강이 흐르기 시작했다.

내 생애 오직 하나뿐인 벗이었고 오직 하나뿐인 여인이었다.

먼훗날 돌이켜 보니 이날 나는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


나만 아무것도 알지 못해서 웃고 있었다.




 


나의 그 아이는 새를 닮았다.

참 쉽게도 날아올라 떠나버리곤 한다.

돌아보지도 않는다.


그래서 나는 새장을 만들고 있다.

나의 그 아이를 위해 있는지도 모를 만큼 크고

떠나버리기 싫을 만큼 아리따운 새장을 만들고 있다.


그날 나의 새는 천지간에 가득했던 붉은 꽃 사이에 잠시 머물러 있었다.

그 웃음을 보는 순간 나는 알았다.

이 아이를 갖기 위해 나는 다 버리게 될 것이다.

어쩌면 내 벗도 나 자신까지도 다 버리게 될 것이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을 것이다.


아프게 웃던 그날 그 순간은 그렇게 짧았다.







 

어머니는 작약꽃을 좋아하셨다.


어찌해도 웃지 않으시는 분이 작약을 보면 웃으셨다.

작약을 보다 우시기도 했다.

왜 우시냐 물었더니, 그리 대답하셨다.


"차라리 모르는 게 좋았을 겁니다.

이런 꽃이 세상에 있음을 모를걸 그랬습니다.

아무리 고와도 좋아하지 말걸 그랬습니다."


어머니의 말이 어린 내 마음에 씨를 심더니 가시덩굴로 자라났다.

잊을만하면 한 번씩 가시가 내 마음을 찔렀다.

제 아무리 고운 꽃이라도 잊을 수 있을 만큼만 아끼고

거둘 수 있을 만큼만 주자, 언제라도 돌아설 수 있게, 버릴 수 있게, 그리 영리하게.

잘 살고 있노라 믿었다.


어머니는 작약꽃을 좋아하셨다.

어찌해도 웃지 않으시는 분이 작약을 보면 웃으셨다.

작약을 보다 우시기도 했다.

왜 우시냐 물었더니, 그리 대답하셨다.

차라리 모르는 게 좋았을 거라고.

이런 꽃이 세상에 있음을 모를 걸 그랬다고.

아무리 고와도 좋아하지 말걸 그랬다고.


어머니의 말은 마음에 남아 오래 새겼으면서, 끝내 깨닫지 못했다.

왜 나는 한 번도, 당신의 작약꽃이 되어드릴 생각을 못 했을까.


꽃이 되지 못한 씨는 가시덩굴이 되었다.

다가오는 자를 찌르고, 숨어있는 나를 찌르며 자꾸 더 크게 자라났다.






 

눈만 보아도 거짓말을 하는구나 알았다.

우리는 이제 그정도는 되었다.

알면서 속아주었고

속아주는 것을 너도 알았다.


그 여름.


우리는 헤어지는 연습을 하고 있었다.

만난 뒤 한번도 헤어진 적 없던 벗과,

만난 뒤 한번도 헤어지리라 믿지 않았던 너와 나.






 

인생에 한 번은 연습이었으면 좋겠다.

연습으로 한 번.

그러면 유념하고 복기하여,

두 번째 생엔 바른 길을 찾아 갈 것인데.


인생에 한 번은 연습이었으면.







 

 나 자신보다 더 믿었던 것은 나를 속이기 시작했고

내 여인과 나 사이에는 건널 수 없는 강이 흐르기 시작했다.

내 생에 오직 하나뿐인 벗이었고 오직 하나뿐인 여인이었다.






언제부터지?

이 아이들 서로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

그대신 나를 보고, 나에게 상냥하게 말을 걸고, 웃어준다.


거짓 표정, 거짓말을 못 하는 놈은 다른 데를 보고

말을 멈추고 숨더니 이젠 아예 멀리 가려한다.


보기 싫은게 아니면서, 서로 보지 않으려 애쓴다.






 

내가 떠나고자 하는건 저하를 위해서가 아니다.

내가 떠나려는 건 나 때문이다.


내 마음이 매일매일 한 조각씩 부서지고 있기 때문이다.






 

말하지 말라 했다, 니들 있는 곳.

더 먼 데 간 줄 알았는데 이 땅에 있었니?

내가 금방 달려가면 어쩌려고.


너무 가깝다.






 

- 추억 같은 거 남겨서 뭐에 쓰게?

살아가면서 가끔 꺼내보게.

사는 게 무거워질 때, 그래서 좀 기댈 것이 필요할 때.

원래 그렇게 쓰라고 남기는 거니까, 추억이란 거.




 


그런 건 함부로 남 주는거 아니다.

- 그런거라니?

너를 죽일 권한같은거.

- 그거 네가 개한테 줘버렸잖아.


돌려주면 또 아무한테나 줄까봐 내가 치워버렸지. 

그러니 넌, 이제 마음대로 못 죽는다. 알았지?







 

세자궁에 커다란 새장을 하나 놓아둘까? 그 안에 그 아이를 살게 하는거다.

 매일 보면 매일 웃음이 나지 않겠니. 지저귀는 새같은 아이 아니냐.


- 갇힌 채로는 살지 못 하는 새도 있습니다.


갇힌 것을 느끼지 못 하게 아예 동산 하나를 내어주면 어때. 

푸르고 붉은 나무를 곳곳에 심고, 들꽃도 가득 피게 하고.










그리고 하이라이트 영상에도, 1회에도, 마지막회에도 나오는 

드라마 전체를 관통하는 임시완의 나레이션 한 줄 

 

 

이것은 너를, 나보다 더 사랑해버린 나의 이야기다.







탐미주의 멜로 사극인데 

갈수록 짠내만 폭발했던 세 주인공들 (임시완, 윤아, 홍종현)로 마무리~!

 

 

 

추천수18
반대수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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