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병원 다녀왔습니다
시어머니께서 치매가 진행 중 이랍니다...
두서없이 글을 씁니다
엄마가 안계신 저를 딸처럼 아껴주신 시어머니입니다
아들만 셋인 가정에 드디어 딸이 생겼구나 하시면서 따듯하게 손을 잡아주셨습니다
명절엔 저를 쉬라면서 억지로 방에 들이밀고
맛있는 음식이 있으면 언제나 저를 먼저 챙겨주셨습니다
남편조차 내가 아들 아니냐고 농담삼아 물을 정도 였습니다
아이를 낳고 난 후에는 아이보다 네가 몸조라하는게 중요하다며 조리원에서 나온후에도 몸조리를 도와주셨습니다
결혼후 처음 맞은 어머니 생신 때 서툰 솜씨로 만든 음식을 너무너무 맛있게 드시고
고생했겠다며 등을 토닥여준 어머니입니다
첫 생신때 사드린 겉옷을 어머니는 지금도 친구분들에게 자랑하고 다니십니다
교통사고로 이틀정도 혼수상태였을때 제 곁을 떠나지 않고 지켜주신 분입니다
깨어났을때 눈물을 보이시며 제 손을 쓰다듬어 주셨습니다
저는 항상 시댁에 가는걸 남편보다 좋아했습니다
명절이 너무나 즐거웠고 정말로 엄마가 생겨서 너무 좋았습니다
지금도 손주보다 저를 더 챙겨주시고 아껴주시고 사랑해주시는 분인데
너무나 두렵습니다....
어머니가 저를 잊을 순간이 저를 알아보지 못할 순간이 너무나 두렵습니다
저는 받은것이 너무나 받은 사람이고 돌려드리지 못한 것이 너무나 많은데
시어머니께서 무언갈 잊어버리고 깜빡할 때마다 심장이 철렁 내려앉습니다
어느날이면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고 어린아이가 될 순간이 올텐데
저는 제가 챙겨드려야할 그 순간이 두려운 것이 아닙니다...
이미 저는 어머니께서 제게 주신 사랑과 따뜻한 마음을 받았기에
저도 똑같이 되돌려드릴겁니다
그러나 정말...
제게 주신 사랑조차, 제 이름조차, 나중엔 본인이 누구인지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상황이 온다면
받아들이지 못하고 무너질 것 같습니다....
오늘도 병원을 다녀오고나서 집에서 하염없이 눈물이 나는데....
정말 너무나도 무섭고 두렵고 아찔합니다
처음으로 정말 누군가와의 이별을 천천히 준비해야한다는게 실감나는데
머리로는 알지만 가만히 있다가도 울컥하고 눈물이 납니다
저는 어떡하면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