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머니가 오래동안 병상에 계시다 얼마전에 임종하셨습니다. 저의 출입국 과정과 양국의 방역시스템의 체험을 공유합니다.
일본에 살고 있어서 우선 한국영사관에 연락을 하였습니다. 오후 5시가까이 연락을 받아서 영사관의 업무가 끝나기 직전에 운좋게 전화연락이 되어서 서류제출에 대한 안내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바로 출국준비를 시작하였습니다.
우선, 한국인입국시의 격리면제를 위해 필요한 서류는, 병원의 '사망진단서' 와 가족관계증명서, 비행일정표, 여권사본, 한국의 거주지와 한국의 입국보증인의 연락처 등이 필요합니다. 경황이 없는 한국의 가족에게 불편함을 끼쳐야하지만 부탁을 해야죠 ㅠㅠ
일본의 거주자인 저는 일본으로의 재입국을 위한 서류도 동시에 진행하였습니다. 일본은 지난 4월부터 코로나 환자 발생국 (모든나라) 의 방문시 자국민과 특별영주권자 이외에는 거주자격을 불문하고 재입국을 불허하고 있습니다. 이미 어머니가 위독하셨을때 외무부에 알아본 경험이 있어서 차분히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부모님의 사망진단서의 번역본 (본인이 번역해도 됨)과 가족관계증명서의 성명부분 번역본 등을 가지고 출국시 재입국의 허가를 받아야 돌아왔을때 재입국이 허가됩니다.
그리고 한국행 비행기는 한국의 ㄷ사는 저녁5시이후에 출발하고 ㅇ사는 낮1시경에 출발을 합니다. 전 마일리지로 ㄷ사를 주로 이용했지만 이번엔 망설임없이 일찍 도착하는 ㅇ사를 선택하였습니다.
다음날 아침, 조금 일찍 서둘러 일본의 N공항으로 나갔고 일본의 출입국심사장에 장례식 참석차 출국한다는 증명서를 내고 재입국 허가를 받았습니다. 탑승예정 항공편의 출국하는 사람들은 50명정도 되어보였습니다. 한국인들이 많이 있었고, 간혹 일본인들도 있었습니다. 비행기좌석은 한사람 건너 앉는정도의 거리를 두었고, 비행기내의 환기용 통풍구는 완전히 열어두고 긴팔에 라텍스장갑, 마스크는 일본에서 구입한것이라 두겹으로 하고 탔습니다.
인천공항에 도착하니 체온측정하는 입구부터 공항 검역 관계자들이 많이 나와 있었습니다. 격리면제허가증을 제출하자, 하루전에 각 영사관에서 받은 리스트에는 제가 없어서 전 대기하고 있어야했습니다. 입국자들 체온측정하랴 서류검토하랴 여직원 한분이 카톡으로 질본위의 연락을 받으면서 매우 바빠보였습니다. 하지만 제가 장례때문에 온것을 알고는 매우 정중히 대응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출입국심사대로 가기까지 자가격리용 어플설치, 체온측정, 거주지 등록등의 절차를 거치는 동안 한국의 육군들이 많은 지원업무를 하고 계셨습니다. 물론 어플의 동작도 척척 알아서 지원해주시더군요. 자가격리면제자는 격리자용 어플은 설치할 필요없고 대신 자가진단앱에서 매일 체온을 보고하여야합니다. 저는 조금 일찍 출입국심사를 마치고 목에 격리면제자 표식을 걸고 공항의 게이트로 나가자, 바로 3명의 군인들이 저를 데리고 공항의 가장 입구쪽의 경찰차에 인도하였습니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채 버스에 오른후, 기사님께 여쭤보니 서울의 M동으로 향한다고 했습니다. 탑승자는 저와 또 다른 승객한분. 그분도 부모님의 장례식에 참석하신다는데 일부러 4일장으로 변경하셨다고 합니다. 버스가 도착하여 호텔에 들어가자, 호텔의 로비에는 간격을 둔 여러 테이블이 있었고 테이블위에는 위생키트상자가 놓여있었습니다. 그리고 호텔의 직원이 아닌 방역복을 입은 의료진들이 있었고, 간단한 서류를 작성한뒤 코로나PCR검사를 받았습니다. 매우 능숙한 의사선생님이셨고, 신속하고 매우 친절했습니다. 검사는 독감검사와 비슷했고 몇초정도 걸리더군요. 다음날 새벽의 발인에는 참석하고 싶다고 이야기하자 몇시에 나가야하나 확인해주셨습니다. 새벽5시까지는 결과를 알려주겠다고...
방배정을 받고 쉬고 있는데,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로 된 방송으로 30분에 한번씩 "여러분이 계신 이 건물의 공용부분은 CCTV로 촬영되고 있습니다. 복도에 나오시는것을 삼가해주십시오" 낯설고 무서웠지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저녁은 방앞에 나누어준 사발면으로 먹고 깜박 잠이 들었는데, 누군가가 방문을 두드리는것이었습니다. 방역복을 입은 군인이 와서 "내일 아침 4시반에 검사결과가 나올 예정인데, 방에 있는 전화로 확인을 하고 있는데 전화를 받지않아 무슨일이 있는줄 알고 뛰어 올라왔다" 라는 것이었습니다. " 잠들었나봐요..죄송합니다" 하자 다시 확인전화 할테니 꼭 받으시라고 하는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또 몇분 후, 또 잠이 들어버렸는데, 다시 방문을 두드리는 것이었습니다. "전화를 안받으셔서요..." 전화벨이 안울린것같다고 이야기하자, 확인을 해보니 전화선이 빠져있었습니다ㅠㅠ. 방역복을 입은채 뛰어다니며 저의 안전을 확인하는 모습이 너무 안쓰러워 재차 사과를 하였습니다 ㅠㅠ. 예정대로 새벽4시 30분에 '음성' 판정의 전화연락을 받고 30분만에 준비해서 5시에 내려가니 간단히 체크아웃을 하고, 겹겹으로 된 무거운 자동문 2개를 손으로 열고 임시로 설치한 문고리가 달린 문까지 열고 깜깜한 세상으로 나왔습니다. 그러자, 어떤 남자분이 문앞에서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행안부에서 나오신 직원분이 저를 택시타는 곳까지 배웅해서 안전히 택시를 타는것을 확인하고 떠나셨습니다. 아...정말 철저하지만 인간적인 방역시스템이었습니다... 국민 한사람이 입국하기까지 경찰관, 군인등등 몇명의 방역관계자님들이 동원되었을까요....그 고마움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비록 임종은 못했지만, 무사히 어머님을 장지에 모시고, 저는 사흘만에 다시 일본으로 돌아와야했습니다. 일본의 N공항으로 출발하는 승객 20여명중 일본에 입국하는 사람은 6명이었습니다. 그중에 일본인은 3명, 한국인은 3명. 내려서 검역소를 나가기전에 거주지 서류작성하고 바로 그자리에서 코로나 PCR검사가 있었습니다. 한국의 일사불란한 시스템과 달리 직원은 3-4명에 검사하는 의사는 1명. 여의사였는데, 손놀림이 너무 난폭하여 깜짝 놀랐습니다. 면봉도 두꺼운것을 억지로 코에서 목까지 집어넣길래, "너무 아파요!" 하니까 "일본의 방법은 다른나라와 달라요!" 하는것이었습니다. "다르긴요..당신의 손놀림이 난폭해요.. 그런 발언은 다른나라를 차별하는 거에요" 하니, "일본은 다른나라와 달리 철저히 검사합니다" 라는 것입니다. 근데 문제는 PCR검사전에 제 뒤에서 검역정보를 확인하는 입국자의 한국에 출국했던 이유가,,, "90세가 넘은 아버지가 코로나에 걸려 간병하다 왔습니다" 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분은 문제없이 검역을 통과했고, 제 옆에서 1시간 가까이 입국심사도 받았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감염자 농후접촉자인데 왜 문제없이 입국이 가능한걸까요?
검사후, 사람들을 일부러 한군데 모아놓고 대기시키길래 왜 대기시키냐고 하니, 다 모아서 한꺼번에 내 보낼려고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전 그 코로나환자를 간병하고 돌아온 분과 1시간넘게 함께 있었던 것입니다. 겨우겨우 재입국을 하고 저는 지금 자택격리중입니다. 입국후 검사받고 24시간이 지난 지금까지 아직 결과가 도착하고 있지 않네요.
일본은 자가진단관리도 라인어플로 하고 있고, 전혀 전자시스템이 정립되어 있지 않은 상태입니다. 어제의 코로나 감염자의 농후접촉자의 입국에 대해 법무성과 후생성등에 문의를 하였지만 모두 자기들의 관할이 아니라고 책임회피만 합니다. 자가진단용 라인을 설치하든 말든 개인의 선택이고...혹시라도 코로나 증상이 나타나면 보건소에 연락하라는군요...
한국의 방역체계는 군과 경찰관계자, 의료관계자들의 협력에 의해 움직이며 많은 입국자들을 체계적으로 검사하고 격리시키는 시스템이라는것 제 눈으로 확인하였습니다. 법적인 효력도 있어서 모두 지켜야하지만, 그런 철저한 진행과정이 정말 나를 지켜주려고 이렇게 노력하는것이라는것이 느껴졌습니다. 일본은 아직도 방역체계가 자리잡지 못하고 있고, 형식적으로 따라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러니 여기저기에서 감염자가 늘어나는것은 당연한 것이 아닐까요? 과거의 선진국타이틀에 자뻑해 있고, 이런 상황속에서도 자신들은 올림픽은 할 수 있다고 여전히 망상에 젖어있는듯 합니다 ㅠㅠ
모두들 부디 몸건강하시고 이 지구가 하루라도 빨리 코로나를 극복하여 일상생활을 다시 할 수 있기만을 기도합니다. 일본이라는 나라라는것만으로 너무 악플을 달지마시고, 한국의 철저한 방역시스템에 대해 감사함을 전하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남겨봅니다... 방역관계자 여러분 모두 감사합니다... 대한민국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