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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와 똥차, 이영애와 유지태의 봄날은 간다.

ㅂㄹㅋ |2020.08.08 07:14
조회 393 |추천 3
오늘 술 한 잔 거하게 마셨어.
나 처음 여기 글 써봐....ㅎ
몇 달 동안 끊었던 술도 네 생각이 나서 쓰면서 달더라.
왜 이렇게 나쁜년인 네가 반 년 가까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생각이 나는걸까?
서론이 길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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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벌써 헤어진지 반 년 가까이 되었네. 참 징하게도 사겼다. 2년이라는 시간들이 밤이 되면 나한테는 주마등 처럼 지나가는 것 같네. 너랑 헤어지고 난 이 후, 솔직히 정말 폐인처럼 살았다. 술을 좋아하는 나로써 한 달 내내 하루도 빠짐없이 술도 마셔보고, 미친놈처럼 비오는 날 혼자 술만 마시다가 넘어진 적도 있어. 네 어떤 모습이 그리 그리웠는지, 서러웠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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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술만 퍼먹던 날, 하루는 네가 남자랑 같이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어. 수백번 고민하다가, 난 또 감정 주체를 못해서 연락했지. 그건 솔직히 아직도 이불킥하고 내가 병신인가 돌이켜 보고 있어. 이 글을 빌려서 미안하다고 할게. 그러고 난 이 후, 난 정말 너랑 끝인가 보다 싶어서 매일 매일 운동만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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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밥을 먹고 있는데, 너랑 동종 업계의 사람이랑 말을 섞게 됐어. 그리곤 sns 같은 걸 주고 받고, 대화를 하게되었지. 기분이 묘하더라. 내가 이 사람이랑 뭘 하겠다는 것도 아니였고, 그냥 살을 조금 빼고 네게 사랑받지 못한 내가 다른 사람의 관심을 이렇게나 받아도 되나 싶었어. 이 밖에도 솔직히 많았어. 누가봐도 이쁘다 할만한 사람들의 연락도 많이 왔었고, 나랑 술을 마시고 밥을 먹고 난 이 후에도 계속 호감을 표현했었어. sns에 많이 나오는 똥차가고 벤츠온다라는 말이 떠오르더라. 그리고 이런건가 싶기도 했어. 너가 똥차라는 건 아니지만 지금 당장은 내 눈에 벤츠처럼 보이는 이 사람을 내 선택 하나만이면 만날 수 있는데, 과연 내가 벤츠가 될 수 있을지 모르겠더라. 그것 보다 그냥 나만큼 사랑 해줄 수 있을지 의문이더라. 그리고 솔직히 겁이 나며 트라우마 처럼 무섭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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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왜 이렇게 생각하는지는 너도 잘 알거라고 생각해. 너랑 여러번 헤어졌고, 이번이 진짜 마지막이라고 생각을 하고 난 살고 있어. 그런데 우리 이랬던 적이 있잖아. 네 손을 누구보다 놓고 싶지 않았고, 항상 어떤 일이든 붙잡았던 나였는데 결국 놓은 적이 있었잖아. 아니 놓은 것 보다 네가 먼저 놓았지만, 내가 몇 번이나 붙잡았음에도 붙잡히지 않았지.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 내가 포기할 때 쯤 날 정말로 좋아해주는 벤츠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나타났어. 너도 알다시피 정말 이쁘고 키도 크고 그래서 네가 질투도 많이 했었잖아. 그래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그걸 보고 넌 내게 연락했었어. ‘꼭 한 번만 나랑 만나보고싶다고’ 그 때 당시 정말 많이 고민했고 네가 바뀌었다고 생각하며 상처 주지말고 내 손 절대 놓지 말라고 했는데, 결국 다시 만난 이 후 잠깐 만났던 그 사람과의 꼬리표로 날 괴롭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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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이유 때문에인지 벤츠같이 보이는 사람들이 내게 대쉬를 하는데도 네가 잊혀지지 않아서 내가 아직 준비가 안된 것 같아. 혹시나 하는 기대감과, 내 깊숙한 내면의 바램들 때문에.. 그리고 벤츠나 똥차나 솔직히 그런게 중요해? 똥차도 튜닝하면 벤츠처럼 편해질 수 있고, 빨라질 수 있는데. 똥차가고 벤츠온다는 말보다는 솔직히 나도 그렇고 너네들도 그렇고 똥차를 튜닝해서 더욱 오래 아끼면서 타고 싶은거 아니야? 그만큼 추억도 있고, 무엇보다 소중하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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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영화 ‘봄날은 간다’를 봤는데, 나는 유지태 너는 마치 이영애 같더라. 나는 쭉 함께할 누구를, 너는 그냥 잠시 휴식할 누구를... 이 짧은 설명 하나만으로는 설명이 안될 것 같아. 네가 나중에 봐봐. 그리고 이 글을 보는 다른 분들도 보셨으면 좋겠고. 아픈 이별을 경험한 이 후 딛고 일어서서 70의 마음을 준 사람과, 아픈 이별 없이 그냥 처음 100의 순박한 사랑을 한 누군가와의 차이를.. 영화를 본다면 이 말이 무슨 말인지 이해할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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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너랑 헤어질 때 네가 왜 그렇게 모질게 떠났는지 이제야 조금은 알 것 같아. 네가 왜 나랑 헤어졌는지. 첫 만남 때, 쥐뿔도 없는데 자존감은 그 누구보다도 높았던 나였는데 헤어질 때는 바닥이었으니깐. 난 그게 처음 네 탓인 줄 알았어. 그냥 자존감 도둑인 줄 알고 원망만 했는데, 아니더라. 결국 내 잘못이더라. 대기업이며 여자들의 워너비인 곳에 취업을 한 네가 그 땐 왜 이렇게 높아보였는지... 취업을 했다고 해서 눈 높아졌다고 막말이나 해대고... 내가 미쳤었지... 내가 무슨 이유를 했던 간에, 그걸 다 떠나서 내가 학생인데도 불구하고 그냥 너랑 똑같다라고 생각을 하면 되는데 그 쉬운걸 못하고 나도 모르게 괜시리 내 자신을 쭈구리로 내가 만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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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하면 핑계지만, 난 그 때 모든게 잘 안됐어. 멀리 떨어진 너랑 빨리 같이 있고 싶다고 시작한 사업도 사회의 쓴 맛들을 경험한 이 후 잘되지 않았고, 부모님 몰래 대출까지 손을 댔다가 일이 너무 커지게 되어버려서 조금 많이 힘들어하기도 했어. 그 때 가장 힘이 되었으면 하는 네가 떠나가니깐 솔직히 힘들더라. 그것보다 그냥 원망스럽더라. 넌 내가 이런 상황에 있었다는 걸 모를거야. 첫 번 째는, 일단 그 상황에 코로나 때문에 이제 막 입사한 너도 어떻게 해야될지 힘이 들텐데, 내가 어떻게 그런걸 얘기하겠어. 둘 째, 한 번 씩 힘들다고 했는데 그게 너무 익숙해진 것 같아서 모를 것 같았어. 이건 내 오만한 생각이고, 잘못된 바램인 것 아는데 너무 익숙했나 보다.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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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지금은 어느정도 사업적인 측면 이외에 아직 학생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미래 목표에 대해 뚜렷하게 나아가고 있고, 살도 8키로 넘게 빼서 복근도 만들었어. 그리고 잃어버린 자존감들도 많이 되찾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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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참.. 이건 내가 고해성사 할게. 내가 정말 쓰레기 같았던게, 너가 아무리 모질게 굴었어도 내가 사랑했던 여자였으니깐 나쁜 생각을 하면 안되는데 나쁜 생각을 하게 되더라. 우리가 헤어진게 코로나가 터진 이 후 이제 막 취업을 한 너였는데, 그 때 차라리 일을 당분간 못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어. 지금도 못가는지는 모르겠는데, 난 그 조차도 내게 상처를 줬으니 인과응보라고 생각했어. 내가 너무 어렸지. 정말 그 때 당시, 학생인데도 불구하고 그냥 네가 다시 내게 돌아와서 오래오래 봤으면 좋겠다는 이기적인 생각을 하게되더라. (글을 쓴 이 후 말이 많을 것 같은데, 난 취업에는 딱히 생각이 없어도 미래에 먹고 살만큼 충분히 실현 가능한 방안들로 계획해놓고 어느정도 여유는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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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겠다 이젠. 네가 잘 지내는지, 아니면 못 지내는지도 모르겠고. 왕복 8시간 걸리는 곳을 단 한번도 오지 않았던 너 하나 본다고 일이라는 명분으로 몇 번 씩이나 가고, 술에 취해 정말 심한 사고를 몇 번씩이나 칠 때도 눈을 감고, 항상 뭐든 대화로 풀려고 했던 나를 놓친게 네 평생을 가장 큰 한으로 남았으면 좋겠다는 나쁜 희망에 애써 산다. 아, 나 진짜 얘기하고 싶은게 있는데. 내가 sns에서 네 새로운 친구를 팔로우 했을 때 넌 기분 나빠했잖아. 네 새로운 친구를 알려고 한 이유는 단 한 가지였다. 내가 언제 갈 지 모르는 타지에, 내가 챙겨주지 못한 것들에 대한 감사와 죄송함 때문에 그랬어. 그래야 내가 나중에 네가 날 급박하게 필요로 할 때 부탁을 할 명분이 생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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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면, 이불킥 할 수도 있을 것 같아ㅋㅋ 넌 모르겠지만, 난 아직도 너랑 갔던 장소, 심지어 술 한 잔 마시면서의 안주까지도 네 생각이 나더라. 반 년 가까이 지났는데도 ‘너가 이거 좋아했었지, 너랑 먹으면 참 좋았을텐데..’ 야... 넌 그런데 내가 왜 너랑 여행을 그렇게 가려고 했는지 알아? 네가 연애초반 때 그랬었잖아. 날 만나기 이 전에 이런일들이 있었다고. 그 때 내가 뭐라고 했어? ‘그러면 그 추억들 내가 하나하나 다 덮어나가줄게.’ 라고 했었지? 그런 이유도 있지만, 너와 함께 만들어갈 추억들과 여행들은 내게 전혀 아깝지 않을 것 같아서 그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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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넌 내 뭐가 그렇게 싫고 아쉬워서 그렇게 떠나갔냐? 두 달도 안되서 남자친구 만들 생각 없다는 애가, 그렇게 또 누굴 만나는 것 같던데... 나를 똥차로 표현해서 그 상대를 벤츠라고 생각하고 만난건지, 아니면 그냥 타지에 있고 이영애처럼 잠깐 휴식할 사람이 필요해서 인지 네 말을 듣기전에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너와의 2년과 나와의 2년은 뭔가 다른건가 싶다... 널 정말 많이 좋아하고 표현한 나로선 이제 어떻게 더 할 수가 없다. 항상 내 최선을 다했고, 아쉽고 슬픈점은 그냥 내가 못해준 점 보다는 네가 떠나갔다는 점이 더욱 큰 것 같아. 내가 가장 사랑해줄 수 있을 때고, 가장 이뻐하고 아껴줄 수 있는 사람이 너인데 그걸 가장 힘들 때 뿌리치고 갔다는게. 내 역량 부족이라고 생각할게. 이미 다른 누굴 만나고 있는 너인 것 같은데, 그냥 이제 내 작은 바램 한가지 밖에 없다. 너무 나쁘게 헤어진 우리 둘인데, 나중에 처음과 처음을 장식했던 그 곳에서 술이나 한 잔 하고 싶다. 이걸 네가 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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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너가 날 다시 만날 때 했던 그 첫마디를 서로에게 하며, 다시 만날 수 없다는 걸 알지만 보고는 싶다. 항상 당장 사건을 해결하고 싶어했던 나와, 시간이 지나면 알아서 해결이 되겠지라고 생각했던 정말 다른 너랑 서로 성숙해지면 다시 한 잔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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