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2학년 겨울 시험 끝나고 좋았던 분위기도 잠시 끝났다는 생각보다는 다가올 일들이 더 많다는 생각에 축 처져있는데 반에서 분위기 메이커 애 한명이 '얘들아!!! 다 같이 놀러가자!!!' 하고 급하게 토 일 1박 2일로 놀러가게 됐음 실컷 놀다가 그날 저녁에 여러 생각이 막 들어서 숙소 앞에 앉아서 혼자 생각 정리 하는데 이동혁이 갑자기 와서는 캔커피 하나 쥐어주고 무슨 일 있냐고 물어봄 그냥 이런 저런 생각이 들어서 그렇다고 하니까 가만히 이야기 들어주다가 횡설수설하더니 '좋아해' 그 해 내 겨울은 온통 이동혁이었음 그러다가 3학년 되고 준비해야할것도 많아져서 어쩌다가 내가 먼저 헤어지자고 했음 바빠서 슬퍼할 겨를도 없이 어영부영 한 해가 지나가고 졸업식 날 친구들이랑 사진 찍는 모습을 마지막으로 이동혁은 볼수 없게 됐음 그리고 몇 년이 흘렀겠지 고등학교 때에는 스무살만 넘으면 대단한 어른이 되어있을 줄 알았는데 자취한답시고 나와서는 엄마 김치찌개를 그리워하고 이리저리 인간관계라던가 하는 것들에 치여다니는 평범한 사람들 중 하나일 뿐이었고 그러던 어느 날에 본가에 내려가서 예전 내 방을 둘러보고 있었음 옷장 밑에 상자가 보이길래 열어보니까 고등학교때 친구들이랑 찍었던 사진들도 있고 하나씩 보면서 추억에 잠겨있는데 그때 구석 쯤에서 발견한 폴라로이드 사진 괜스레 그때 생각 나서 씁쓸하게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