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으로 쓰는거라.. 띄어쓰기 이상해도 이해해주세요.)
임신 16주차, 36세 임산부입니다.
남편과 저는 둘 다 공무원이고, 남편은 40살이예요.
결혼 4년만에 아기가 찾아왔어요.(난임은 아니었고 좀 늦게 계획했어요.)
저는 20대때~결혼전까지 결혼에도 회의적이었고, 딩크에 가까운 생각을 갖고있었는데.. 지금 남편을 만나고 나서 생각이 바뀌었고, 결혼도 하게 되었어요. 또 아기도 하나 정도는 낳아서 키워보고싶다, 아이를 너무 좋아하는 남편에게 선물을 하고싶다 싶었어요. 임신하고 나서도 입덧땜에 힘들어도 기쁘게 잘 버텨왔구요.
그런데 어제 성별을 확인하고 난 뒤에 계속 서운한 마음이 드네요. 그래서 다들 어찌 극복하셨는지 조언이 필요해서 왔어요.
언젠가 태어날 아기에게 이 글이 엄청난 상처가 될 수도 있고,
지금 제가 이렇게 생각하는게 뱃속 아기에게 전달돼서 안좋은 영향이 있을 것도 알아요.
그래서 마음을 다잡아보려해도 잘 안돼서 다른분들은 어떻게 마음을 추스리셨는지 여쭤보게요.
저는 결혼 초기부터 아들을 원했어요.
제가 아들을 원하게 된 이유는..
1. 시댁에서 처음부터 시어머니가 강력하게 아들을 바라셨음.
(말끝마다 아들이 최고다, 아들은 있어야한다 등)
저희부부는 하나만 낳을거거든요. 근데 첫아이가 딸이라고 하면 시어머니가 계속 둘째 얘기하실까봐.. 스트레스가 걱정돼요. 참고로, 남편이 중간역할을 진짜 잘 해주는데, 가끔 둘이 있을때나 전화로 저한테만 저런 소리를 하실때가 있어서.. 스트레스거든요.
2. 제 성격이 세심하고 잘 챙기지 못해요. 그래서 관심과 손이 많이 가는 딸보다.. 아들이 좋다고 생각했어요. 제 성격 자체가 아기자기하고 다정하지 않다보니 딸 키우기에 적당하지 않은 성격일거란 선입견이 있어요. 요새 세상이 흉흉하고, 딸이 사실 헤쳐나가기 힘든 환경이잖아요.. 그래서 덜 신경쓰이게 아들이었음 좋겠다 싶었던 것도 있구요.
3. 제가 딸 셋인 집안이예요. 그래서 어려서부터 아빠나 친가 어른들이 엄마한테 아들타령? 하는걸 보고 자라왔고, 어른들이 저희 세 자매를 앉혀놓고 누구 하나 달고나왔으면 얼마나 좋았겠냐 하시는 말들을 너무 자주 들어왔어요ㅜㅜ
물론 저런 이유들이, 아들이 있어야 하는 이유인 건 아니지만.. 저런 생각을 갖고 살아오고, 임신한 저는 딸보다는 아들이었으면 했어요. 그런데 막상 병원에서 딸이라고 들으니까.. 못내 섭섭한 마음이 들어요. 계획임신이라 아들이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배란일도 딱 맞추고, 소다수 세척, 금욕 등 아들 낳는다는 방법을 사실 다 썼거든요. 그런데도 딸이니까..(병원에서 딸 같다고, 한 60프로 확률인데, 아직 딸용품 다 사지는 말라고) 이제 받아들여야겠다 싶은데, 머리와 마음이 잘 마음먹은대로 안되네요.
자꾸 서운함에 울적하고 눈물나고 그러니 남편도 옆에서 안타까워하고 또 걱정하고 그래요.(남편은 딸에 만족해요.)
모두 원하는 성별로 임신하신건 아닐테니 성별 알게되시고 서운?하셨던 분들도 계실텐데.. 어떻게 맘먹는게 좋을지 조언 듣고 싶어요. 임산부라.. 너무 쎈 답변은 마음아플것같고.. 경험담 들려주세요..ㅜㅜ 지혜를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