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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오빠의 진로 이야기

rbfl |2020.08.16 11:23
조회 124 |추천 0

안녕하세요. 막 네이트판에 가입해서 잘 모르는데 30대가 아닌데 30대 방에 글 쓰는 걸 방탈 이라고 하나요? 아무튼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아무래도 30대 선생님들의 조언이 필요하고 듣고싶어서요.

저는 이제 갓 스무살이 되었고 두 살 차이인 오빠가 한 명이 있는데요, 현재 오빠는 군인 신분이기도 하지만 4년제 반도체 학과에 재학 중인 2학년입니다. 오빠는 사람들과 노는 걸 너무 좋아하고 성적은 좋지 않고 과대표에 그냥 노는 걸 너무 좋아하는 사람이에요. 사실 저도 거의 남동생이나 다름없고 오빠도 무뚝뚝해서 이야기를 잘 하지않고 겉으로는 싫어하는 척 하지만, 그래도 누구보다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는 너무나 좋아하는 나의 오빠이기에 많은 고민 끝에 도움이 필요해 글을 올려봅니다. 글에 두서가 없어도 너그럽게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일단 오빠는 나쁜 머리가 아니에요. 게다가 다니고 있는 과도 열심히만 하면 본인 밥 벌어먹고 살 수는 있을 정도의 학과인데, 노력을 하지 않습니다. 제 주변의 2년제 공대 다니는 친구를 보면 이제 갓 스무살의 나이에 건설기계, 전기기능사 등등 3-4개 정도의 자격증을 따고 군 복무의 시간도 있기에 본인이 촉박하다고 생각하며, 탱자탱자 노는 것 같아보이지만 멋있을 정도로 본인의 미래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그것에 맞는 노력을 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물론 더 잘나고 노력하는 사람도 많겠지만 사람으로서 본받고 싶은 친구입니다. 저는 오빠가 그 친구만큼은 아니더라도,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잘 하지 않아도 본인이 정말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노력을 해서 안되는 문제라면 본인이 후회도 남지 않을 것이고 그것에 만족할 수 있겠지만, 현재 노력도 안하고 어렸을 때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날려버리는 것이 나중에 오빠가 얼마나 후회를 할까 싶어 걱정이 됩니다.

아주 열심히, 잘 하지 않아도 그래도 본인 삶의 미래에 대한 생각도 많이 해보고 대책도 세워보고 그에 맞는 노력을 해볼 생각이라도 하는 건 어떨까,, 싶었습니다. 물론 오빠도 알아서 잘 할테고 생각이 있겠지만 대화를 안해서 무슨 생각을 하는 지도 모르겠고 보여지는 결과도 없으니 사실 못미덥습니다. 그래도 여태까지 오빠가 잘 해낼 거라고 믿어주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오빠가 다니고 있는 대학을 자퇴하고 (연예인들)매니저를 하고싶다는 얘기를 꺼냈습니다. 오빠도 생각없이 한 말도 아닐테고 여러가지 생각을 하고 난 뒤에 원하는 직업을 나한테 얘기한 거겠지, 싶었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어머니께 말씀드릴 거라고 저한테 얘기를 하는데, "나는 솔직히 내가 엄마였으면 허락 안해준다. 오빠가 앞으로 어떻게 살든 말든 신경도 안쓰이고 경제적인 지원도 안해줄 거 아니면 허락하는 부모는 흔치 않을 것 같다. 오빠가 얼마나 간절한 지 엄마아빠한테 보여드리고 노력해라.

지금 있는 자리에서 조금만 열심히 하면 오빠 먹고 살 수 있을 정도는 벌텐데, 여태까지 해왔던 것도 물거품으로 만들어버리고 어른들이 생각하기엔 고생하고 남들한테 숙이기만 해야 되는 일을 하겠다고 하면 허락하는 부모는 없을 것 같다.

오빠가 어떤 마음과 이유로 그 길을 선택했는 지, 오빠가 왜 현재 대학을 자퇴하면서까지 다른 걸 배우는 길로 가야하는 지, 향후 10년 간의 계획은 어떻게 되는 지, 오빠의 적성에 얼마나 맞는 직업이고 오빠가 얼마나 원하는 지, 오빠가 그 길을 선택해서 얼만큼 노력할 수 있는 지, 오빠가 얼마나 더 행복해질 수 있는 선택이라고 생각하는 지를 자세히 말씀드려야 허락 할까 말까다." 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돌아오는 오빠의 답변은 "왜 하고싶고 어떤 게 더 행복하고 이걸 선택한 이유가 뭔지 말했다." 는 말이었습니다.

그래서 어머니께 여쭤보니 제가 생각했던 것 그대로이더군요. 제가 원하는 것처럼 자세히는 아니고 오빠가 말한 것들만 대충 말씀드렸더군요.

오빠가 선택해서 정말로 행복해지는 길이라면 저도 막을 생각 전혀 없지만, 고작 그 정도의 생각과 계획을 가지고 진로를 완전히 틀어버리는 것은 아무래도 막아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반대하게 됩니다.

선생님들 생각은 어떠신가요? 어떻게 해야 오빠가 더 자세히 말할 수 있을 것이고, 오빠가 더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며,
매니저의 길이든 반도체의 길이든 어떻게 더 잘 하려는 노력을 할 수 있을 것인 지 등등 해주실 수 있는 얘기는 전부 다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아는 어른이 없어서 여기에라도 글을 올려봅니다.

그리고 어떤 직업이 높고 낮네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직업에 귀천이 어디있겠냐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저는 오빠가 높은 직업을 선택하는 게 아니라, 오빠가 선택했을 때 조금이라도 덜 후회하고 더 행복할 수 있는 직업을 선택하길 바라는 마음에 올린 글입니다. 혹시 제가 한 말 중 심기를 거스르게 한 말이 있으셨다면 먼저 사과드리겠습니다. 아직 마음이 여린 저라 부드럽게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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