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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할 순 없지만 용서할 순 있을 것 같습니다..(좀 기네요.;;)

사랑 그리미~ |2004.02.18 15:23
조회 311 |추천 0

게시판에 올라온 이런 저런 사는 이야기들을 읽다보면 시간가는 줄도 모를 적이 많았는데..

이렇게 제 이야기를 올려본 건 처음이네요..문득 주저리 주저리 늘어놓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 자판을 두드립니다. 저 역시 얼마전까지 군대간 남자친구를 둔 곰신이었답니다.(얼마전에 그토록 길디긴 악연?의 끈을 끊었답니다..)

 

그 친구랑 전 2001년 7월부터 사귀었구요.. 바로 얼마전 헤어지기 전까지 숫하게 헤어짐과 만남을 반복했었어요..(전 올해 23 입니다. 그 친구두 저랑 동갑이였구요..) 그 친구.. 저 만나기 전에도 여러번 연애 경험이 있다고 했어요. 하지만 100일을 넘긴 적이 없다 했습니다. 저한텐 그 친구가 첫 마음을 준 첫사랑이였구요..

 

 막~ 대학 1학년이 되어 처음으로 마음을 주고 연애라는 걸 해 본 저에겐 사람을 만나고 사랑이란 감정을 느끼고, 연애라는 걸 한다는 것 자체가 서투름의 연속이였죠..더욱 서투를 수 밖에 없었던 건 그 친구.. 저랑은 참 다른게 많은 아이였어요. 생각하는 것두, 애정표현두, 취미두, 성격두...

( 구체적으로.. 전 산책을 좋아하는데.. 그 친군 걷는것 자체를 싫어합니다. 전 휴머니즘 영화가 좋은데 그 친군 코미디 장르의 자막없는 한국영화가 좋답니다. 그 친구.. 이것저것 복잡하게 생각하는 거 싫어합니다.. 전 작고 사소한 말 한마디에도 많이 생각하고 그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데..^^; 등등...)

 

이렇게 다른 사람인데도 마음을 줄 수 있었던 게 항상 의문이였지만.. 단지 제가 그 아이 옆에 있어주면 그 아이가 더 잘 되고 더 좋아질 거란 생각이 들었어요.  제 눈엔 그 친구의 외로움이나 고독이 보였거든요.. 내가 곁에 있다 해서 채워지지 못할 외로움이란걸 깨달은 후에도 기여코 곁에 있어주고 싶었습니다. 그 친구.. 참 자유로운 연애사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굳이 좋아하거나 마음이 깊지 않더라도 상황에 따라 만난지 몇일 되지도 않은 여자와 연애를 할 수 있을 만큼요.. 근데.. 사랑을 한 적도 사랑을 받아본 적도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훗~ 그땐 그 친구가 나를 만남으로 인해 사랑을 주기도 하고 받을 줄도 아는 행복을 느끼길 바랬습니다. 물론 저두요.. 그 친구.. 참 무뚝뚝하고 무심하기 이를데 없는 아이였어요. 그 덕?에 2년 반 동안 사귀면서 기념일 한번 제대로 챙겨 본 적이 없습니다. 크리스마스두 저 혼자 챙기고..심지어 그 아이 아버지 생신까지 챙겼었구요.. 근데.. 그 친군 이유 없이 저한테 연락 끊는 건 일두 아니였어요..

 

이런 무심함을 견디다 못해.. 헤어지자는 말두 두어번 했었습니다. 하지만 결국은 제가 다시 그 친굴  찾았어요. 미련을 버리지 못해.. 그리움을 견디다 못해.. 훗~ 받은 것 하나 없이 주기만 했어도 다 주지 못한 것만 같아서 그게 후회되던 때도 있었습니다. 설마 사랑받지 못하는 만남이라 하더라도 내 감정에 충실해서 미련없이 사랑하고 미련없이 사랑을 주고 싶었습니다.

 

이런 미련 탓에 지금까지 이 길디긴 연을 이어왔습니다. 2001년 7월에 만나 7개월쯤 사귀다 헤어졌었는데.. 반년쯤 헤어져 있다 그 친구가 군입대 2개월쯤 전인 2002년 8월에 다시 만났습니다. (군입대는 10월이였구요.) 헤어져 있는 기간동안 술에 취해 ~ 아직 버리지 못한 미련에 취해~ 그 친구에게 두어번 연락을 했었는데.. 그 친구 제가 연락 할 때마다 이상하게 뿌리치지 못하더군요.. 그렇게 다시 만났어요..

 

그 친구.. 다시 만나면서 정말 잘하겠다고.. 지금까지 마음 아프게 하고 힘들게 한게 미안하다고 하더군요. 훗~ 그땐 그 친구 군입대가 코앞인걸 알면서도 마음이 넉넉했습니다. 보고싶은 사람의 얼굴을 볼 수 있고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좋았기에.. 군대라는 문제는 크게 느껴지지 않았거든요.

 

그리구 군 복무 중 일병 정기 휴가를 나왔습니다..(그때가 2003년 5월이였죠..) 휴가 나왔던 날 만났어요.. 제 친구들도 소개 시켜주고 같이 시간도 보내고 그랬었죠.. 그런데.. 그 뒤에 복귀하던 날까지 무작정 연락이 없더군요.. 그 친구.. 무작정 연락 안 하는 걸로 모든걸 끝낼 수 있다 생각하는 친구였거든요..

ㅜ.ㅜ 결국은 복귀뒤 제가 부대로 전화해서 이별통보를 받았습니다. (훗~ 이별통보를 제가 직접 전화해서 듣자니 좀 많이 초라하더군요..)

 

' 아무리 생각해도 군에 있는 자길 기다리는 건 아닌것 같다'며 그건 너무 '불공평 한것 같다.' 고 말하더군요.. '너한테 잘 해 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라.' 는 말에 순간 허공을 보며 멍해졌습니다. 그때 깨달았죠.. 아~ 이 아이 곁에 있을 사람은 내가 아니구나.. 아무리 발버둥 치고 기다려도 이 아이는 나한테 오지 않는구나 하구요..(제가 기다린건 그 아이의 제대날이 아니였습니다. 그 아이의 마음이였어요.. )

 

그렇게 다시 헤어지고 이제는 정말 마음을 접겠다 다짐했습니다. 한동안 그리움에 보고픔에 헤어나오지 못할 적도 많았지만.. 잘 견뎌냈어요. 그리구.. 반년쯤 뒤에 다른 사람을 만났습니다. (그때가 2003년 10월이였어요..) 그 사람.. 예전에 만났던 그 친구와 달리 저에게 너무 잘 대해 줬습니다. 매일 집 앞에 와서 잠깐이라도 얼굴 보구 가고 시험 기간땐 커피에 쿠키에.. 뜬금없이 꽃다발을 선물해주기도 하구..

 

너무 고마웠어요.. 그 사람이 내게 준 만큼의 감정을 당장은 못 주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많이 의지하고 많이 아껴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너무 좋은 사람이기에.. 예전에 만났던 아이처럼 내가 미치도록 좋아하고 사랑을 주진 못했지만..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러던 중 새로운 사람을 만난지 1달쯤 됐을 때 그 아이에게 연락이 왔어요.. 그때 그 아인 막 상병을 달았을 때였고.. 꼭 할 얘기가 있다며 부탁이니 만나 달라고 하더군요.. 훗~ 그렇게 모질게 하고 날 떠난 사람인데.. 지금 만나는 사람도 있는데.. 이러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머리와 다리는 따로 노는 거 있죠?단지.. 마지막?으로 얼굴만 한번 보자 했습니다.. 제 욕심이 컸던 거죠..결국은 그렇게 그 아이와 다시 대면했습니다.

 

그 아이.. 만나는 사람이 있냐고 묻더군요. 그렇다고 했더니.. 한동안 말이 없었습니다.

이렇게 일찍 다른 사람을 만날 줄 몰랐다나요. 그러면서 저한테 그 사람을 좋아하냐고 묻습니다..

전.. 솔직하게 대답했죠.. 당장은 아니지만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고 있다구요.그러면 자기는 이제 안 좋아하냐고 묻습니다. 대답을 못했어요.. 그때도 그 아이에 대한 감정이 모두 정리된 건 아니였으니까요..

 

자기한테 다시 한번 기회를 달라더군요.. 나한테 너무 못한게 많아서 이대로는 못 헤어지겠답니다.. 그러게 왜 저번에.. 나한테 다른 남자 만나라며 헤어지자고 했냐?고 물으니.. 그땐 그게 최선이라 생각했다네요.. 전.. 그럴 수 없다고 했었어요. 지금 만나는 사람도 있구.. 이젠 너로 인해 상처를 받을 가슴이 없다구 했죠.. 그런데.. 그 아이 자기가 나쁜 거 안다며.. 다시 한번만 생각해 달라며.. 이대로는 못 헤어지겠다고 사정합니다.. 그러곤 2년 동안 한번도 내민적 없던 커플링을 주섬주섬 호주머니에서 꺼냅니다.. 나랑 헤어지고 날 못 잊어서 지난 휴가때 사뒀다가 계속 가지고만 있었던 거라네요..

 

그렇게 5~6시간의 실랑이 끝에.. 전 나쁜 여자가 됐습니다. 그때 만나던 남자친구를 정리하고 그 아이에게 다시 돌아갔거든요.. 정말.. 죄인이 된 기분이였습니다. 주위에서 친구들은 말렸지만.. 아직 남은 미련을 무시할 수가 없었어요. 그 아일 다시 만난 이후론 그때 만나던 남자친구에게 마음을 열려 노력했던 것들이 수포로 돌아갔구요.. 그렇게 다시 만났습니다..

 

그 뒤.. 그 친구.. 저에게 참 잘 해주더군요.. 제가 편지 보내지 않아도 꼬박 편지 보내주고.. 군대에서 쓴 일기라며 휴가 나올때마다 선물로 주곤 했구요.. 전화도 자주 하구.. 12월에 휴가 나와선 부모님까지 소개 시켜 줬습니다. 예전과 달리 애정표현도 많이 해 줬구요. 항상 나한테 미안하다며 아무리 잘해도 미안할 것 같다 했습니다. 그리구.. 제가 항상 자기만 바라봐 주는 것 같아 고맙다 하더군요.. 앞으로도 그래 달라며.. 훗~

 

근데.. 결국 이 아이완 아이였나 봅니다. 이달 초에 휴가 나와선 첫날 만났을 때 편지 두 통과 사진들.. 그 동안 쓴 일기라며 예전처럼 제 손에 쥐어주고 헤어진 뒤로..또 연락이 없더군요.. 편지와 일기에 쓰여진 사랑한단 말들의 의미가 무색하더라구요.. 제가 전화해두 피하더라구요.. 결국 그뒤로 전화 한통 못 했습니다. 휴가나온 첫날까진 웃는 얼굴로 날 대하던 그 아이가.. 훗~ 하루만에 또 사랑이 변했나 봅니다.

 

또 혼자서.. 그렇게 정리하고 저한테 뚝~ 연락을 끊었나 봅니다.

정말.. 서럽게 울었습니다. 그 순간엔 용서할 수 없을 것만 같았는데.. 너무 화가 나고 증오로 가득차서 메일로 " 널 사랑했던 지난 기억이 부끄럽다. 3년간의 사랑이 순식간에 증오로 바뀌었다.. 행복해라.. 잘 지내란 말도 못할 만큼 네가 가증스럽다.."며 온갖 악담을 퍼부었을 정도였으니까요..

 

그 친구 답멜은 보냈더군요.. 이렇게 할려던 건 아닌데.. 하며 이제는 자기가 한 행동들이 있어서 미안하단 말도 못 하겠답니다.. 그러곤 잘 지내랍니다.. 훗~ 아무리 잘 해줘도 미안할 것 같단 말을 한게 불과 몇 일 전인데.. 순식간에.. 잘 지내라며 이별을 통보하니..

그땐 할 말을 잃었습니다. 꼭 벌을 받은 것 같았어요. 사귀던 남자 정리하고 상처주면서 까지 이 아이와의 악연을 이어온 결과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하지만.. 저 용서하기로 했습니다. 그래도 제 첫사랑 인걸요.. 메일에는 그런 악담을 퍼부었지만.. 그래도 훗날 누군가 물어보면 나한테 그리도 모질었던 그 사람.. 그래도 사랑했다..고 말할 겁니다.

그 아이의 행동을 이해할 수는 없지만.. 그 아이의 사랑의 기준이 뭔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용서하렵니다.. 저한테 사랑을 알려준 사람이니까요.. 가슴 찢어지도록 울어도 보고.. 미치도록 그리워도 해 볼 수 있는 감정을 느끼게 해 준 사람이니까요..

 

.. 사랑에 울고 웃는 많은 분들의 이야기가 이 곳에 있는 것 같네요.. 이별에 아파하는 분이건 넘치는 사랑에 행복해하는 분이건.. 당신은 사랑의 의미를 아는 사람입니다.. 정의는 내리지 못해도.. 사랑을 느끼는 혹은 느꼈던 당신은 충분히 이 세상에서 가장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거나 의미 있는 일을 해 본 사람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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