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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에어로너츠의 PC주의

ㅇㅇ |2020.09.10 01:55
조회 1,428 |추천 3
"실화 바탕 영화"라고 강조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왜곡 수준의 설정 변경이 너무 많은 게 아쉬운 영화임.
원래 실화를 보면 열기구 조종사도 남성이었고 같이 동행한 기상학자도 남성임. 그런데 남성 두 명이 주인공으로 나오면 성차별이라고 생각했는지, 혹은 여성 관객들에게 대리만족을 주기 위해서였는지는 몰라도 조종사를 대단히 주체적이고 강인한 여성으로 둔갑시켜버림. 반대로 기상학자인 남성은 계속 무기력하고 약한 모습만을 보이는 것으로 일관되게 묘사함.이 때문에 영국 왕립 학회에서 원래의 열기구 조종사가 영화에서 묘사되지 않은 것이 유감이라고 비판하기도 했음.
심지어 1862년이 배경임에도 불구하고 기상학자의 절친한 친구이자 연구 파트너를 흑인 배우가 연기한 것도 이 이야기가 실화라는 것을 열심히 강조했던 영화의 몰입을 방해하는 점. 미국에서 흑인의 참정권을 인정한 것이 1870년이며, 영국에서 30세 이상 여성에게 참정권을 준 것이 1918년인데 이게 다 뭐람. 조선시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에서 조정 대신 중에 동남아 사람이 있고, 영의정을 여성으로 둔 격이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다면서 성별을 바꿔버리고, 여성의 출입이 금지되었던 왕립학회에 여성으로 둔갑한 조종사가 마음대로 돌아다니는 장면을 넣고, 흑인 연구자를 강박적으로 만들어넣는게 반드시 '옳은' 건 아닐텐데 씁쓸함. 실화를 그린 영화인 만큼 그 이야기의 실제 주인공의 모습과 시대적인 상황을 충실하게 재현하는 것에 더 중점을 두었다면 더 좋은 작품이 나오지 않았을까.



 


추천수3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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