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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약 2년 약물치료와 중단 후기

ㅇㅇ |2020.09.12 04:32
조회 2,063 |추천 5
나는 불안장애, 공황장애, 우울증, 강박증, 수면장애로
2년간 약을 먹었다. 특히 공황과 우울증이 극심했었다.
처음 병원을 갔을 때는, 공황장애가 와서 과호흡증상과 심장의 두근거림을 완화하는 소량의 약을 받았고 복용했다.
그러나 점점 나의 상태는 외/내부적요인으로 악화되어 복용하는 약의 양이 증가함. (하루에 두번 일어나서 한번, 취짐전 한번.
그러나 불안장애와 공황장애가 극심하게 올 때는
필요시에 먹는 약을 복용. )

+손목을 긋는 행위의 반복, 끊임 없는 자살 충동으로 복용하는 약의 양이 더 증가.(6개월 복용)
효과는 좋다. 잡생각을 없애주고 잠을 이전보다 수월하게 잘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자신과 잘 맞는 약을 찾아야 한다는 것. 나는 나와 맞지 않는 수면제를 복용했을 때 약을 먹고 손목에 칼을 계속 그어 상처가 심했는데 기억이 안남.인터넷쇼핑을하고 카톡을 하고 전화를 했는데 기억이 안남. 다른 약들도 마찬가지로 자신에게 맞는 약이 있음)

하루에 20알씩 넘는 약을 복용하다 보니 몸에 반작용,부작용이 나타났다. 그 예로 무기력증,건망증,멍한 상태의 지속,감정의 둔화,행동과 말 느려짐, 약에 대한 의존성, 과다수면.
많은 약을 복용한 6개월 가량 동안 살과 근육이 급격하게 빠져 기아적인 몸으로 변하고 얼굴이 피폐해짐. 170cm 46kg정도로 빠졌다.(어떻게 죽을까 언제 죽을까 이런 생각이 하루를 지배. 그러다 보니 식욕이 사라지고 음식을 먹기만 하면 체하고 냄새만 맡으면 미식거렸다.)
이 당시에 나를 본 모든 사람들은 심하게 걱정할 정도로 외적인 상태가 말이 아니었음. 암걸렸냐고 진지하게 묻는 사람도 있었음...

그러나 정신과 약을 먹는다 해서 자살충동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 다만 그런 우울하고 비정상적인 마음을 둔화시켜주고 아무 생각이 없게 만들어 줄 뿐 약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또한 약에 대한 의존성이 너무 심했다. 조금만 부정적인 감정이 들거나 힘들면 무조건 약을 털어 먹었다. 안 먹으면 불안증상이 극심했다. 또한 감정이 사라지고 바보처럼 생각도 없어진다. 슬픈 영화를 봐도 왜 슬픈지 모르겠고 웃긴걸 봐도 웃긴지 모르겠고 그냥 멍한 상태의 지속... 사람들을 만나도 즐겁지가 않고 오히려 힘들고 말이 점점 없어졌다. 억지 웃음과 가식만 늘어날 뿐...

너무 상태가 안좋아 일도 그만 두고 하루종일 누워있고 먹지도 않고 생각도 없이 멍하게 있다가 잠만 잤다 몇개월을...
그런 내가 약을 끊어야 겠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는 저녁에 신경안정제와 수면제를 먹고 나서 잠이 든 후 잠이 깨면 당연하다는 듯이 똑같은 하루치의 약을 털어 먹고 다시 자는 등 약의 의존성이 높은 생활패턴에 현타를 느낌. 내가 기계인가? 아무 생각,감정도 없이 약만 먹고 숨만 쉬는 기계인가? 이렇게 살거면 그냥 차라리 죽던가 살거면 제대로 살자는 이런 생각 때문에 약을 끊기로 결심.
또한 이때는 상태가 그나마 호전이 돼서 정신을 똑바로 잡고 삶에 대한 의지가 생겼을 때임.

그러나 나는 바보같이 의사와 상담도 없이 하루만에 모든 약을 중단. 그리고 운동을 해보자고 헬스장에서 런닝머신 10분 걷고 식은 땀을 줄줄 흘리며 기절...
또한 약을 바로 중단하니 숨쉬기가 이전 보다 훨씬
버겁고 심장이 미친듯이 뛰었다. 공황증상이 오면 호흡법을 실천하고 스트레칭을 하고 노래를 부르고 내 나름 노력을 했다. 정신력으로 이겨보자고 한달동안 약을 안먹었음.. 오랜 시간동안 잠수타고 안만났던 친구들을 만나 얘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으러 다니며 사진도 찍고 옷도 사고 그렇게 버텼다.

그런데 병원에서 전화가 왔다. 약을 처방 받을 시기가 지났는데 왜 안오냐고.. 내가 혹시라도 죽었을까봐 걱정이 됐다 했다... 그런 경험이 몇번 있으셨다고...(내가 의사 쌤한테 그냥 죽는게 편하겠다. 인간은 대체 왜 살아야하나. 누가 살라고 정했냐. 선생님은 인생을 사는 이유가 뭐냐. 더이상 살고 싶지 않다 등등 말같지도 않은 말을 많이 했었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 죄송스러움)

무튼 그렇게 2년동안 약을 먹다가 바로 중단 하면 안된다고 불려가듯이 내원했다. 상태가 나아진다해서 바로 끊으면 무리가 온다 하여 약의 양을 줄여서 복용하다가 중지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다행히 바로 약을 중단했을 때의 증상이 완화 됐고 나는 그렇게 약을 줄여가며 치료를 중단했다.
약을 안먹은지 8개월이 되었는데 예전보다는 훨씬 나은 삶을 살고 있다. 살도 많이 찌고 얼굴 빛이 정말 달라졌고. 많이 듣는 얘기는 눈빛과 목소리 톤이 많이 좋아졌다는 얘기이다. 이전에는 항상 약이나 술에 취한 애처럼 말도 어눌하고 행동도 느리고 불안한 눈빛이었는데 지금은 똘망똘망 밝아졌다고 한다. 실제로 나도 그렇게 느끼고 있다.

가끔씩 공황증상과 불안증상이 와서 숨이 막힐 때도 있고 식은땀이 줄줄 나고 못움직이겠고 심장이 미친듯이 뛸 때도 있지만 약을 먹을 생각은 없다.
그런 증상들이 올때는 나는... 블루투스 마이크를 잡고 그냥 몇시간씩 노래를 하거나 친구들과 잡담을 해서 웃거나 쇼핑을 하거나 책을 읽는 등 내방식대로 노력을 많이 한다.
슬픈 감정이 나를 지배 할 때도 있고 또 죽고싶은 생각이 들 때가 오기도 한다. 그러나 이건 잠시 뿐이라고 스스로 안정을 취하고 나의 감정들을 글로 많이 적는다. 그러면 그런 감정들이 해소가 된다 적어도 나에게는.
모든 사람들이 똑같지는 않을테지만..


나는 많은 정신질환을 겪어봤고 나와 같은 사람들 나보다 심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안다.
이게 정신력이 약하다고 그깟 우울증이 뭐라고 너가 약해빠진거다, 약은 왜먹냐 맞으면 정신차릴거다, 제발 좀 밖에 나와라~ 뭐 해라~ 등등 질타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심지어 부모님까지도...그러셨다.
안겪어봤으니 이해를 못한다는건 알지만 이런 말들은 부디 삼가했으면 한다.
정신질환은 몸이 아플때와 마찬가지로 그냥 똑같이 정신이 아플 뿐이다. 몸이 아프면 병원은 잘 가면서 왜 정신이 아프다 해서 병원을 못가랴.. 우리 사회에서의 인식이 개선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정신이 아프면 똑같이 약물치료든 상담치료든 받는게 맞고 여기서 +자신의 의지와 노력으로 점점 치료를 해야한다고 본다.
지금도 많은 아픔과 질환을 겪는 사람들이 잘 치료를 받고 건강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화이팅!
추천수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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