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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피우는 아빠?

쓰니 |2020.09.30 11:55
조회 193 |추천 0
다름 아니고, 어디에 말할 곳도 없고 그래서 여기에 올려..

아빠 나이는 69 엄마는 64.. 두 분 다 힘들게 벌고 힘들게 벌어 월 200-250 정도 되는 돈으로 형이랑, 나랑 키우고, 대학 보내고 그랬어. 본인들 청춘 다 바쳐서.. 대단하지

우리 형은 가고자 하는 대학이 있었는데, 돈이 뭐라고 포기하고 기술 배우러 갔지. 부모님은 이때 얼마나 힘들었을까?

나 어릴 땐 거의 할머니가 봐 주시고, 유치원 때 부터 맞벌이 가셔서 늦게 퇴근하는 아빠, 엄마 기다리며 혼자 집에서 시간을 보냈던 것 같아.

아빠는 참 힘들게 돈 버느라 애썼지만, 애석하게도 그 사장이 몇십 년간 급여를 낮게 신고해서 국민연금도 30만원 밖에 나오지 않고, 장애 3등급이 있어도 무슨 법이 깐깐한지 겨우 1억넘는 자가 하나 있다고, 별다른 혜택 없이 살고 있어.

지금 아빠는 출근길에 넘어져 다리 수술을 하셔서 그때부터 (지금은 산재 기준이지만, 그 때는 산재 기준이 아님....) 7년째 집에서 쉬시는 중 이고, 엄마는 식당일, 일용직, 뭐... 등등 하시다 지금은 요양보호사로 근무하셔, 하루 날 새고 하루 자고 또 출근하는 2교대로.. 그렇게 힘들게 일하시고 받는 돈은 한 달 180만원이야. 어떻게 보면 우리 집 생계수단이지. 나도 한 달에 15-20만원씩 드리긴 하는데, 더 보태드리면 좋겠지만 그게 참...

이런 형편이 어려운 걸 알기에 형도 나도 좋은 대학은 아니지만, 열심히 공부해서 장학금 꼬박 받고 다녔었지.. 형이랑은 나이 차이가 10살 이고, 형은 첫째가 벌써 초등학생이야.

나도 곧 30인데 졸업하자마자 취업도 잘 해서 우리 지역 내 에서는 그래도 괜찮은 곳 다니고 있고, 공부 욕심도 있어서 취업하고 돈 공부도 틈틈히 하고, 전공 자격증, 석사 등 더 노력하면서 살고 있는 것 같아.

근데 문제는 아빠가 아주 오래전부터 술을 좋아하셔. 본인이 술을 좋아하는 이유는 고달픔이나.. 그런게 크겠지만, 당뇨, 고혈압, 신장3기, 통풍, 허리디스크, 뭐.. 이렇게 많은 질환을 앓고계셔. 한 끼에 먹는 약만 10알이 넘으시고. 술 드시고 약 드시면 안 된다 안 된다 말 해도 소용없지.. 무슨 고집이 있는지.

한 때는 술을 몇년간 끊었는데. 다시 세월 흐르면서 술을 드시더라고. 오래 전 부터 술 마시고 부부싸움 하는 모습들 눈에 아른거려서 술 끊은 아빠가 대견했는데, 다시 술을 드시면서 투닥투닥 하시더라고, 엄마 출근해서 집 비우기만 하면 술 마시고,, 물론 엄마도 요양보호사 그 힘든일에 집안일도 하시고, 집 오면 또 술 마신 것 같고 하면 기분이 좋을일이 없겠지..

아빠는 친구가 거의 없으시고, 4-5년 전 복지관에서 만났던 분들이랑 그나마 친하게 지내시는 것 같았어. 그런데 두세달 전 술 마시고 우연찮게 아빠 카톡을 보게 되었는데.. 뭐 보고싶다, 여보, 사랑한다, 만나달라.. 등등 불륜? 바람? 뭐 그런 흔적이 보이는 거야. 심지어는 그 사람 이름도 남자이름으로 바꿔 놓은 채..

아빠를 의심하고 그런 건 잘 못했지만, 뭐지? 싶은 마음에 내 휴대폰으로 그런 카톡 몇개를 찍어놨어. 나도 그 사진 볼 때마다 스트레스였고, 이걸 형이랑 상의 해봐야하는지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었어. 처음 겪는 상황이라.
(정말 싫었던 건, 대학원 가려고 휴가 쓰고 집에 잠깐들렸는데 다른 여자랑 있으면 어쩌지? 하는 그런 상상. 그런생각을 하는 것 자체도 아빠를 못 믿는점이 있다는 반증이지만..)

그러다 어제 또 술을 마시고서는 엄마랑 언성 높아지는 소리가 한참을 가고 “ 그래.. 뭐 내가 사라져야지, 내가 죽어야지” 이런 말이 너무 듣기싫어서 내가 “ 그럴거면 그냥 이혼해라. 어떻게 그렇게 안 맞는데 어떻게 사느냐 ” 라고 했지.

그러다 서로간 감정이 격해졌는지 엄마 잠깐 화장실 가셨을 때 그 이야기를 했어. 요즘 뭐하고 다니냐? 엄마 한테 미안하지도 않냐? 라는 이야기로 시작해서.. 역시나 모르는척, 친한사람들이다. 먼저 그러시더라고. 그래서 취조하듯 물으며 잔인하게도 그 사진들을 보여줬지.

그렇게 더 대화 하다가 아빠가 잘못 인정하고 다시 잘 믿고 의지하면서 잘 살자, 이런식으로 그날 마무리 했는데 다음날 또.... 카톡을 찍은 행동이 마음에 안 들었는지, 계속 뭐 나와의 신뢰가 깨졌다, 너랑은 끝이다. 이 집 이제 나간다, 뭐... 이런 말만 하고 있어.

나도 그런 아빠에게 “ 어느 자식이 부모가 그러는데 가만이 있냐.. 그게 이상한 거 아니냐.. 나는 잘 못 한 거 없다, 오히려 아빠가... ”식으로 말이 좋게 나갈일 없었지.. 이렇게 계속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어. 나도 너무나 이성적이라 그렇게 말이 나오면 수그러들지 않고 이기려고 하더라고...

엄마도 대충 알고는 있으셨지만, 그냥 모든 걸 포기하고 그러려니 하며 사신 눈치시더라고. 너무 불쌍하지.

쓰다 보니 너무 두서없고 긴 글이 됐다..

나는 어떻게 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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