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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와서 꿈을 이룰 수 있을까요..?

ㅇㅇ |2020.10.03 01:53
조회 434 |추천 0
안녕하세요, 스물한살 대학생이지만 어른들의 위로나 조언을 듣고 싶어서 글쓰게 됐습니다.. 감정에 치여 두서가 없는 점 미리 죄송합니다..

저는 쥬얼리 니가 참 좋아 나오고 그럴 때가 한창 세네살이었는데, 아마 그 때부터였는지 처음으로 꾸게 된 꿈이 가수였고 고등학생 될 때까지 내심 가수를 꿈꿔올 정도로 간절했어요..

어릴 땐 무슨 노력을 해야할지도 몰랐으니 그냥 춤추고 노래하고 다니고 유치원 차에서도 선생님한테 노래 불러드리고 춤추고 그런 게 다였고, 항상 가수가 되고 싶었을 뿐이에요.
진짜로 니가 참 좋아나 아유미의 큐티허니 이런 거 부르고 춤추고 다녔었고요.

그러다가 초등학교 5학년 때 전학 간 곳에서 머리 넘기는 습관 때문에 예쁜 척한다고 반에서 은따 당한 이후로, 눈치 엄청 보게 되는 성격으로 변하더라고요.
지금도 당당해보이고 활발해보이지만 친한 친구들은 제가 소심하고 상처도 잘 받고 남 눈치 엄청 보는 걸 다 알고요.
그치만 항상 무대는 별개의 얘기였어요. 항상 서고 싶었고 가수가 되고 싶어서 방과후 특기적성으로 하는 댄스라도 하고 싶다고 부모님께 말씀 드렸더니 절대 안된다 하셨어요.

몇년 해오던 바이올린마저도 6학년 올라갈 때, 이제 공부해야한다고 그만 두게 하셨으니 보컬이나 댄스학원은 꿈에도 못꿀 일인 게 어쩌면 당연했던 일이었죠.
그래서 대신 집에서 맨날 거울모드 보고 춤 연습하고 그랬어요. 학교 끝나고 친구들하고 놀이터에서 춤추고 놀고하다가겨우 4~5시쯤 집 들어가도, 늦게 온다고 또 혼났었고요..
중학교 들어가면서 댄스동아리 들어가고 싶다했더니 또 혼났고, 학교 뮤지컬동아리가 있어서 거기서 수업 받고 싶다했더니 또 혼났어요.
그러니까 가수가 되고 싶다거나, 관련 노력을 하고 싶다고 말을 꺼내면 저는 항상 혼만 났어요.
그리고 꼭 공부나 하라 하셨죠.

저는 그래도 포기가 안돼서 담임선생님하고도 여러번 상담했고 예술고 준비해봐도 될 것 같다는 미술선생님 말씀에 아이돌음악으로는 허락 안해주셔도 미술은 허락해주시겠지, 그렇게 서울에 있는 예술고로 가서 가수 준비해봐야지 싶어서 선생님이 해주신 말씀 꺼내면서 “예술고 준비해보고 싶어”라 했어요.
그랬더니 엄마가 하시는 말이,
“너가 뭐로 예술고를 갈건데? 이미 늦었어” 이러시더라고요.
그 때가 중1 5월이었는데말이에요.
이 말은 참 두고두고 속이 쓰린 얘기가 되더라고요.
노력도 해보지 못한 채 많은 꿈과 시도들이 짓밟힌 것만 같아서요.

그래도 저는 여전히 포기 안돼서 특기적성으로라도 노래 배우다가 계속 해보고 싶다했더니 아빠가 엄마한테 화를 내시더라고요.
공부해야될 애한테 괜한 특기적성만 듣게 해서 바람만 들여놨다고, 선생한테 전화해서 따지겠다고.

결국 없던 일로 할 수밖에 없었고, 저는 이따끔씩 울며불며 엄마한테 가수가 되고 싶다 말했어요.
그제서야 엄마아빠가 하시는 말이
가수는 수명이 짧으니 이수만, 박진영처럼 좋은 대학에 나와서 가수를 해야 소속사도 차리고 오래 잘 산다고,
그러니까 스카이에 가면 허락해주겠다는 거였어요.

제가 하고 싶었던 건 소속사를 세우고 싶었던 것도 아니고, 그냥 한 철뿐이라도 반짝거리는 아이돌이 되고 싶었던건데.
근데 매번 싸워오면서 저는 자신이 없었어요.
난 당연히 가수가 될 수 있을거란 자신감은 이미 사라졌고 나같은 애가 할 수 있을까, 미래가 불안정할텐데 맞는걸까 싶더라고요.

그래서 일단 스카이에 가자고, 늦었지만 스무살에라도 도전해보자고 스스로 다독이면서 저희 도에서 가장 큰 도시에 있는 공부 잘하는 고등학교에 진학했어요.
근데 거기 있다보니까 공부에 치여서 내가 왜 대학에 가고 싶었는지 이유는 기억나지 않더라고요.
스카이는 당연히 가야할 것 같은데 이유를 모르겠으니 공부도 안됐고 그나마 부여잡고 하니까 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수능 끝나고 아파서 다 망쳐버렸어요.

실패할 줄 몰랐던 수시에 다 실패한 저는 스카이를 못갔고, 재수하기 싫다는 마음에 정시로 지금 대학에 하향지원했고,
고3 올라갈 때부터 경제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안좋아진 집안 사정에, 내 꿈이 뭐였는지 생각할 겨를 없이 새내기 생활을 했어요. 이따끔씩 떠올라도 부모님께는 그저 중위권 인서울일 뿐인 이 대학에 다니는 내가 어떻게 꿈을 이루고 싶다고 말하나 싶었죠.

학자금 대출을 안받으려면 장학금을 받아야만 해서 공부했고,
수시에 떨어진 후 실패자 취급 받았던 걸 또 겪기 싫어서 실패자가 되지 않으려 취업 준비를 열심히 했어요.
이것저것 동아리까지 하고 알바도 간간이 하며 정신 없이 일년을 보냈죠.

그렇게 열심히 산 덕분에 제 분야에서 많은 활동을 했고 장학금도 여러개 받았고 학점도 평균 4.4를 유지 중이에요.
근데 저는 우울증에 시달리고 내가 뭘해야할지, 뭘 하고 싶은건지 미래가 깜깜하기만 해요.

우리 집은 어떻게 일으켜세우지?
내가 일으켜야만 하는데, 내가 성공해야만 할텐데.
내가 바로 취업할 수 있을까?
내가 가려는 길은 그냥 부모님과 적당히 타협한 길 같은데 내가 행복할수 있을까?
이런 생각들이 가득해요.

앞으로 살아갈 세월이 너무 막막해서, 부담스럽기만 해서..
31살에 죽자고 계획을 세웠어요.
십년만 살기로 하면 미래 걱정 없이 그나마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근데 있잖아요.
한번도 용돈도 받지 못했던 내가, 생활비대출로 빚만 지던 내가, 장학금들 덕분에 적어도 내 지갑사정만큼은 넉넉해지고 코로나 때문에 고향에 내려와있으면서 생각할 틈이 나니까 내가 뭘 하고 싶었는지 이제서야 눈에 너무 들어오더라고요.
이미 너무 늦어버렸는데.

사실 저요,
놓지 못해서 대학 와서도 댄스 동아리 활동을 하고 여유가 조금이라도 생기면 보컬 원데이 클래스를 들었던거고,
제가 취업을 준비하던 분야는 가수처럼 카메라에 비춰진다는 합리화 하나에 준비하던 것이었어요.

내가 카메라에 비춰지는 걸 원하는 거라며 합리화했는데,
저는 카메라가 있든 없든 노래하고 춤추고 싶은 거였어요.

너무 늦어버린 거 알아서 매번 하는 후회가 돼요.
지금 저축해놓은 돈들을 막 수능이 끝났던 2018년의 나에게 보내줘서 가수가 되기 위한 노력을 할 수 있게 도울 수 있었으면 어땠을까.. 생각해요..

이런 생각을 몇십번, 아니 몇백번씩 하게 돼요.

원망하면 안될 것만 같은데 자꾸 부모님이 미워요.
왜 나는 더 간절하게 설득하지 못했는지,
왜 우리 집은 지방이라 오디션 보러 갈 용기조차 못냈던건지, 그만큼 간절하지 못했던 것만 같아 저 자신을 원망하고 더 미워하게 돼요.

근데 방금 문명특급 숨듣명콘서트를 보는데 엄마가 그러시더라고요.
요즘 애들은 공부 잘하는 거보다 끼 있게 키워서 가수 시키는 게 낫다고.
그리자 아빠가 하시는 말이 “우리 애들을 가수시켰으면 어땠을까”였어요.
아니 엄마가 한 말인가,,
그 때 이미 너무 슬퍼서, 화가 나서 눈물을 참는 데 온통 신경을 쓰느라 제대로 기억이 나지 않아요..

어쨌거나 너무 서러워서 눈물이 막 나오려하는데 참으면서 제가 그랬어요.

내가 울며불며 하고 싶다 했을 때 반대하고, 예술고 가고 싶다했을 때도 저렇게 반대했으면서 어떻게 그런 말을 하냐고. 적어도 내 앞에서 그런 말 하지 말라고 말했어요.

근데 언니가 그러더라고요.
너가 끼가 없는데 해서 됐겠냐고,
하려는 애들은, 끼 있는 애들은 하지 말래도 춤추고 노래한다고.

근데 제가 춤추고 노래해온 시간들은 뭐였고, 나서서 무대서고 끊임없이 갈망하던 건 뭐였을까요.
그저 성격이 변한 이후로 부모님이 아무데서나 춤춰봐라, 노래해봐라 하는 말씀이 받아들이기 힘든 요구였다는 게 제가 가수다 될 수 없던 이유였을까요.

잠깐이라도 축제 무대에 올라 신나게 춤췄을 때,
저를 본 선생님들이 공부만 잘하는 친군 줄 알았는데 끼가 넘친다고 말하신 것은,
많은 친구들이 통통 튀는 게 아이돌 같다고 넌 연예인해야한다고 말하던 것은 다 뭐였을까요..?

너무 서러워서 제가 노력할 수도 없었다 대답했더니,
아무도 못들은 것마냥 다른 얘기하더라고요.

좀 이따가 언니가 “너가 나이 들어서 취업해서, 재재처럼 저렇게는 될 수도 있겠지” 이러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저렇게 안한다고, 싫어”라 했어요.

제가 그런 방향은 꿈꿔보지 않았을까요..
가수 대신 그나마 비슷한 걸 추구하기 위해 지금 그런 분야들을 준비하고 있던건데 전혀 만족스럽지 않아요.
행복하지 않아요.

하고 싶었던 건 가순데 왜 자꾸 돌아가게 만드는건지,
이 순간마저도 왜 내 얘기도 제대로 안들어주는건지.
내 꿈은 그렇게 반대했으면서 왜 이제서야,, 너무 늦어버린 지금에서야 ‘애 키우면 아이돌 시키는 게 낫다’ 이런 소리를 하는건지.

전 너무 원망스럽고 눈물만 나요..

저는 앞으로도 뭐하고 싶은지 모르겠고,
공부도, 지금 준비하고 있는 분야에 대한 취업도
한번도 제대로 노력해본 적 없고
평생 노력할 자신이 없어요.

내가 원하질 않으니까,
원하는 게 따로 있고 마음이 딴 곳을 향하니까.

너무너무 서럽고 눈물만 나서 외면받은 내 꿈이 너무너무 불쌍하고 자기가 원하는 직업에 대한 지원 받는 사촌들이 대견하면서도 부러워요.
질투나서 미치겠어요..

사촌동생이 콩쿨 1등했다면서 그 애를 칭찬하는 엄마가 너무 밉고 왜 나는, 내 꿈은 그렇게 짓밟혔어야만 했는지 너무 원망스러워요. 한번이라도 응원의 말은 해줄 수 없었을까요..

이미 너무 늦어버려서. 세월을 돌이킬 수도 없어서,,
굳이 살고 싶지도 않고 죽도록 눈물만 나요..

지금이라도 다시 해보려 몰래 몰래 준비하고 있었는데
이런 얘기를 들으니까 애써 외면해왔던 너무 늦어버렸다는 것과 이미 현생에 치여 제 춤과 노래는 녹슬고 못하게 되어버렸다는 현실만이 다가와서 더 슬퍼요.
노력할 기회마저도 주어지지 않았다는 게 너무 슬퍼요.

한 순간도 노력하지 않은 적 없어요.
모두가 저에게 열심히 살았대요.
근데 저는 정작 열심히 살질 못했어요.
원하는 게 다른 곳에 있으니까..
이런 제가 너무 늦어버린 제가.. 지금이라도 제대로 준비하면 안되는걸까요..
제가 꼭 우리 집의 가세 복구를., 제가 꼭 책임져야만 하는 걸까요..
알아요 저도, 누구도 저한테 그 부담을 주지 않았단 걸.

근데 제가 지금이라도 꿈을 찾겠다는 게, 그 간의 노력을 내팽겨친다는 게 현명한 일일까 싶으면서도
내 꿈이, 세상에 드러내지도 못한 내 꿈이, 짓밟혀버린 내 마음이 너무 슬프고 안타까워서 죽고 싶어요.
부모님이 너무 원망스러워요..

눈물만 가득한 날이라 속마음이라도 털어놓고 싶어 이렇게 글 써봐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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