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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아빠가 수제비를 싫어하는이유

Y |2020.10.07 14:52
조회 117,078 |추천 528

항상 보기만 하다가 써보는건 처음이네요.
저는 아직 학생이고 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나서
평범하게 살고있습니다.
저희 아빠는 어릴시절 힘들게 사셨지만 세세하게 들은이야기는 거의 없어서 저는 그시대때는 다그렇지 뭐 라는 생각으로 지냈었습니다.

최근에 강원도로 여행 갈 일이 있어서 가족끼리
여행을 갔습니다. 돌아다니지는 않고 호텔에서 머물며 저녁을 사와서 호텔에서 먹었습니다.
엄마와 아빠는 술을 드시며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엄마는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칼국수,수제비라며 내일 점심에 먹으러 가자고 하더군요.
저는 상관이 없었던 터라 그냥 알았다고 했는데
문뜩 아빠가 칼국수를 싫어하던 것이 떠오르더라고요. 그래서 아빠한테 물어봤습니다. 아빠는 왜 칼국수나 수제비가 싫냐고. 아빠는 말씀하셨습니다.
아빠의 엄마와아빠. 즉 할머니 할아버지가 이혼하시고 할머니는 행방을 모르고 (지금은 따른 지역에 계십니다.) 할아버지는 사고로 감옥에 가셨고 누나와 둘이 생계를 유지하게 되셨다고 하시더라고요. 누나는 돈을 벌러 나가시고 아빠는 혼자남는데 누나가 준 용돈으로는 밥 사먹기 턱없이 부족해서 그당시 기준으로 밀가루가 70원 정도 했더랍니다. 밀가루를 하나 사서 일주일내내 수제비,칼국수를 먹었다고 하세요. 엄마는 처음들은 이야기라며 미안하다고 하셨고 저도 장난삼아 그럼 앞으로는 쌀밥만 먹자라고 했습니다. 다녀오고 난 후 일이 힘들다며 만취해서 오신 어제의 아빠모습이 떠올라 글 한번 써봅니다. 짧으면 짧고 길다면 긴 이야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수528
반대수16
베플ㅇㅇ|2020.10.08 14:37
전 좀 다른경우로 아빠얘기듣고 울컥했던 기억이 있는데, 어릴적 엄마가 반찬으로 감자볶음을 자주 해주셨는데, 아빠는 감자볶음을 잘 안드셨어요. 다 크고 나서 같이 식사를 하는데 감자볶음을 너무 잘드셔서 언니가 " 아빠 예전에 감자볶음 싫어하지 않았었어??" 했더니 아빠가 " 아빠 감자볶음 좋아해~!!" " 그런데 왜 옛날엔 안드셨어??" " 내새끼들이 잘먹으니 내새끼들 많이 먹으라고 안먹었지!" 저 말 듣고 진짜 울컥했어요, 지금도 울컥~!
베플ㅇㅇ|2020.10.08 16:05
나이든 미국인들이 스팸 싫어하는거랑 비슷한거(경제나쁠때 하도먹어서)
베플ㅇㅇ|2020.10.08 17:03
저는 검정콩 안 먹어요. 심지어 검은콩두유도 안 먹습니다. 어릴 때 집안 사정상 조부모님이랑 컸는데 콩 농사지은거 골라서 좋은 콩은 다 서울 큰집주고, 썩은 콩을 밥에 넣어서 우리 줘서 그 트라우마가 너무 커서 검은콩은 아예 안 먹어요.
베플사랑|2020.10.09 23:24
울 아빠는 어릴 때 부모님 일찍 여의고 혼자 겨우 겨우 사시다가 너무 배가 고파서 시집간 누나 집에 찾아가서 매형 오시기 전에 부엌에 서서 누나가 차려준 밥 허겁지겁 드시고 나오셨다는 얘기 듣고 진짜 살이 떨릴만큼 마음이 아팠음....
베플ㅇㅇ|2020.10.08 15:33
이거 뭔지앎... 나는 수제비 엄청 좋아하는데, 지금 서울 맛집은 다가봤을정도로 수제비 엄청 좋아함... 근데 어릴때부터 엄마한테 수제비 좀 해달라고하면 그렇게 엄마가 화를 내가지고 그때 당시 놀러온 엄마친구가 보다못해 만들어줄정도로 혼쭐이 났음... 애한테 왤케 화내냐면서... 뭐 어려운거라고 수제비하나 안해주냐구... 그래서 난 주어온아이인가... 싶고 너무 서럽고, 엄마는 왜 내가 먹고싶은거 해달라고 하면 저렇게 화내는지 몰랐음. 조금 큰 뒤에 알기를 엄마가 날 임신했을때 집이 엄청 어려웠고 아빠도 벌이도 못하고 그랬다함... 어린 언니들이 과자먹고싶다고하면 한 봉지사서 숨겨놓고 가끔 한두개씩 손에 쥐어주면서 그 한봉지로 한두달을 언니들 달래고... 진짜 찢어지게 가난했다했음.. 내가 태어났을때는 모유도 제대로 안돌아서 고생많았다고... 그때만 생각하면 엄마가 자식들한테 제대로 못해준게 너무 속상한데... 그때 엄마가 임신했을때 끼니로 먹은게 수제비... 그나마 있는 쌀은 아빠랑 언니들 미음이나 죽해먹이고... 가끔 밥해먹이고... 엄마는 밀가루 사다가 수제비해서 서너개 물에 대충 끓여서 먹은게 다라고함. 임신했을때 잘먹지못한것도 서러운데 내가 태어나서 자라면서 뭐 먹고싶다 말할 줄 알때부터 맨날 수제비해달라고 징징대니 그때 생각나서 울컥하고 속상하고 화났다 하더라고요ㅎㅎㅎ 이제 먹고살만한데 자꾸 수제비 노래를 부르니까ㅋㅋㅋ 뭐 그건 그거고ㅋㅋㅋㅋ 그래도 전 수제비덕후라서 지금은 엄마랑 같이 손잡고 수제비 맛집찾아다니고있음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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