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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내지 못할 말들

ㅇㅇ |2020.10.24 22:29
조회 1,589 |추천 3

혹시 생각나?
지난 겨울에는 함께 따뜻하게 보냈었잖아
같은 이불을 덮고 여러 이야기들도 나누고 낮잠도 자고
소박하다고 할진 몰라도 나한테는 너무 커다란 선물이었어
이번 겨울에는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잉어빵 한아름 사서 먹여주고 싶었는데 이젠 그것도 못 하게 됐네
이제 내가 아니여도 다른 사람이 해줄 수 있는 거니까


너가 뭘 맛있게 먹는 모습이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웠어
하나라도 네가 더 맛있는 부분을 먹길 바랬고
서툴더라도 너한테 따뜻한 밥 한끼 차려주고 싶었고
코로나 때문에 그집 와플 먹으러도 못 갔었잖아
나는 너한테 시럽 가득 적셔진 조각을 먹여주는 그 순간이
너무 행복했어


넌 나와 잘 맞지 않는다는 점, 상상 이상으로 너무 스트레스 받아했다는 걸 내가 미리 알았어야 했는데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런 선택을 한건지.
내가 네 돈을 가지고 날랐다거나, 바람을 피워서 차였으면 이해를 했을 것 같은데 아직까지도 완전히 이별을 받아들이기가 힘들다


너와 함께 했던 시간들을 부정하려고 해도 잊어보려고 해도
매일 매순간 너와 보냈던 순간순간들이 떠올라
근데 너는 이미 나와 함께 했던 모든 순간들을 지워나갈 거 아냐
나는 매일 너와 함께 했던 모든 순간들을 떠올리고 있는데
나는 언제쯤이면 널 다 지워낼 수 있을까


이번 겨울은 너무 춥다
밖을 나와서 걸었는데 며칠 전에 비해 너무 추워졌어
혼자서 바람을 막아내는데 문득 이 바람을 견뎌내는 것마저도 힘이 들더라고.


네 주변에는 늘 사람들이 많으니 내가 아니여도 그 좋은 사람들과 함께 추운 겨울을 보냈으면 해
굳이 내가 이런 말 하지 않아도 넌 알아서 잘 하겠지
나와 만나기 전에도, 나랑 만났을 때에도 넌 줄곧 혼자서도 뭔갈 해내던 사람이였으니까 말이야


나는 원래 혼자 있는 거 잘했고 혼자 있어도 날 찾는 사람은 없으니까 괜찮아
사람들이 나보고 다 그랬잖아 잘 숨는다고
이번에는 숨는게 아니라 아예 사라져주는 거니까 너한테, 그리고 다른 모두에게 차차 없는 사람이 되어가려고 해


나는 아직도 잊을 수가 없어
너가 이별통보를 하면서 우는 모습을 말이야
너는 현재에 머물러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데 난 아직도 과거를 바라보고만 있어
벗어나야 하는데 나만 혼자 그 자리, 그 시간에 머물러있네


너를 웃게 해주는 사람들이 주변에 있어서 다행이다
넌 매번 친구들 별로 없다고 했잖아. 근데 알고 보면 너 주변에 괜찮은 사람들 되게 많은 편이야
널 울리게 하는 나 같은 사람 말고
아주 잠깐이라도 널 웃을 수 있게 하는 그런 사람들과 함께 지냈으면 좋겠다


요즘 내가 안 울길래 슬슬 괜찮아지고 있나보다 싶었거든?
근데 아는 분께 얘기를 꺼내자마자 막 눈물이 쏟아지는 거야
그래서 알게 됐지
아, 나 아직 안 괜찮구나. 괜찮은 척을 하고 있던 거였구나.
방금 전에도 볼 생각은 아니였는데 바뀐 네 프로필 사진을 봤는데 막 눈물이 다 나오는 거야.
몇 주 전에도 너랑 아는 사람들끼리 찍은 단체사진 보고도 펑펑 울었는데 말이야.


사귈 때 미리 헤어질 걸 염두하고 만나는 사람이 어디 있어ㅋㅋ
근데 막상 아무런 준비 없이 차이고 나니까
너가 좀 부럽긴 하더라고. 넌 미리 준비를 하고 나서 헤어짐을 말한 거니까 말이야.


주변에서 다 그래.
너 정말 그 사람 많이 좋아했나보다.
맞아. 근데 내가 너무 서툴렀나봐. 너무 나쁜 사람이였어.
솔직히 나도 안 아픈 건 아닌데, 서운한 점이 아예 없던 건 아니었는데.. 계속 자책만 하게 되네.


보내지 못한 말들을 어딘가에는 말해보고 싶어서 글 써봤어 ㅋㅋㅋ
너가 이 글을 볼 일은 없겠지. 잘 지내.
추천수3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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