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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선이 개그맨이 된 이유

ㅇㅇ |2020.11.03 09:32
조회 871 |추천 17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故박지선이,

과거 청춘 페스티벌에서 개그우먼의 길을 택한 이유에 대해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저는 제가 못생겼다고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어요.

유니크하게 생겼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금 완벽한 생얼입니다.

고등학교 때 피부과에서 오진을 해서 박피를 6번이나 했어요.



 

너무 아파서 고등학교 신분으로 휴학을 했고,

대학교 때 재발해서 얼굴에 아무것도 바르지 못하게 되었어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개그맨이 돼야지' 맘 먹었어요.

제가 고려대학교 사범대 교육학과 나온 거 아시죠?



 

중고등학교 때는 주입식 교육의 노예였습니다.

시키는 거 하는 거 좋아하는 노예.

참 즐겁게 열심히 했어요.



 

다만 좀 특이했던 점이 있다면 교실 뒤에서 웃기는 애들 있죠?

음지 속의 개그맨! 어둠 속의 희극인!

제가 약간 그런 애였어요.



 

3학년 8반 전교 1등 웃기대! 하는 소문도 있었어요.

그러다 특별한 꿈이 없어서 점수에 맞춰 대학교에 갑니다.



 

그런데 대학생이 되니까 다르더라고요?

듣고 싶은 과목을 직접 골라 수강 신청을 하래요. 멘붕...



 

그래서 친한 친구 만들어서 

그 친구가 수강하는 과목을 똑같이 4년동안 들었어요.

그 친구가 시키는 대로 4년을.



 

친구 따라 노량진 임용고시 학원에도 갑니다.

노량진 건물 8층에 위치한 학원. 

참 열악했어요.



 

좁은 방에 유명 톱 강사 강의 듣겠다고 500명이 들어왔어요.

근데 어느 날 함박눈이 내리는 거예요!



 

노량진이라 한강이랑 남산타워랑 다 보이는데

통유리로 된 교실에 있으니까 뷰가 끝내주더라고요!



 

그런데 500명 중 아무도 그걸 안 보고 필기만 미친듯이 적더라고요.

앉아서 2시간 동안 눈 오는 풍경을 봤어요.



 

그 때 저 함박눈도 저렇게 자유로워 보이는데

나는 행복하지가 않아!

언제까지 액세서리로 살아야 해!



 

그러다 '내가 행복한 때는 언제였지?'

의문이 들더라고요.



 

어느 순간 딱! 필름이 멈췄냐면요.

반에서 3~4명 모아놓고 웃겼을 때.



 

이건 아니야! 하고 고시 학원을 박 차고 나왔어요.

그렇게 개그맨 시험장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합격 했어요.



 

처음 선배들과의 대면식 날.

옥동자, 오지헌, 박휘선 선배가 와서

"너구나! 올해는 너구나! 얘 좋다! 괜찮네" 하고 가시는 거예요.



 

그 뒤에 신봉선 선배가 오더니 불쾌한 표정으로

"얘가 나 이겼잖아! 나 이제 뭐 먹고 살아! 너 좋겠다" 하고 가세요.



 

일반적으로 못생겼다, 뭐 같이 생겼다, 보기 싫다

그런 말을 많이 듣는데 개그 집단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해주는 거예요.



 

우리 집단이 긍정적인 얘기를 많이 해주니까

자연스레 자존감이 올라가게 되었죠.



 

성형을 반대하진 않아요.

자신감이 생길 수 있다면 괜찮다 생각해요.

저는 제 얼굴 사랑해서 날 사랑해줄 수 있는 집단을 찾아간 것 같아요.



 

잇몸 교정도 안 하고 어떤 시술도 하지 않을 겁니다.

모든 사람든 다른 사람에게 사랑받길 원하잖아요.



 

나 자신조차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 누가 날 사랑해주겠어요?

여러분도 그러셨으면 좋겠어요.

 


1984년생인 박지선은 고려대학교 교육학과를 나와

2007년 KBS 22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해 활발한 활동을 펼쳤으며

최근에는 드라마 제작 발표회, 언론 시사회, 가요 쇼케이스 MC로 활동했다.










"제가 피부트러블이 있어서 화장을 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지금도 어색하게 맨 얼굴로 무대에 섰습니다.

그러나 20대 여성으로서 화장을 하지 못하는 것에 슬픔을 느끼기 보다는

20대 개그우먼으로서 분장을 하지 못해 더 웃기지 못하는 것을 

아쉬워하는 개그우먼이 되겠습니다. 

나 박지선, 색조화장 보다 바보분장을 하고 싶다!"



- KBS 연예대상 수상소감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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