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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지질 않네요 도저히

가을아 |2020.11.14 03:16
조회 1,015 |추천 0
이런 글 쓰면 미련해보일까 싶어
망설였지만 그냥 솔직하게 써볼까해요
그래도 익명이니까...주변에 이야기하기도 그렇더라구요
다들 지나간 일이고 헤어진지가 언젠데
아직도 그 남자 생각하냐는 반응이더라구요 미련해보이나봐요
다들 결혼 적령기라 행복가득한 상태라 제가 이야기해도
이별이라는 단어가 낯설은 단어인듯해요

아 저는 현재 30대 초반이고 공무원이란 직업을 갖고 있습니다(행정직 주무관 이런건 아니고 그냥 나라의 녹을 받고 있는 직업군입니다)

짧게 과거 이야기에 대해 써볼게요
대학 입학 후 참 행복했던 것 같아요
늘 공부만 했던 초중고를 치열하게 보내고
그나마 숨통 트이는 자유를 얻게 되니
너무 좋더라구요

작은 예로 내가 원하는대로 짜는 시간표도 좋았고
수업 끝나면 친구들과 모여서 카페도 가고
같이 공부도 하고 신세계더라구요

뭐든 도전하는 용기도 있었고 객기 아닌 패기도 있었어요
뭐든 다 내가 원하는대로 되어가더라구요

이성문제에 있어서도...신세계였어요
고등학교때 잠깐 사귄 이성친구 빼고는 거의
정식으로 연애를 해봤어요

제가 말하고자 하는 사람은 첫 연애 상대는 아니에요
제가 22살 대학교 3학년, 대학 학부 학회장이 되고
첫 행사가 신입생 OT 였고 거기서 그 남자를 만났어요
정확히 말하자면 둘이 눈 맞은 상황이였는데
저도 그 남자를 처음 봤을때 호감이 생겼는데
그 남자도 저를 보고 호감이 생겼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티를 낼 수 없는 상황이였죠(제가 선배고 남자가 후배였어요) 근데 고맙게도? 그 남자가 먼저 연락도 자주하고
누가봐도 나를 좋아한다 싶을정도로
적극적으로 다가와줬어요

주변에서 대단하다라고 할 정도로
저에게 열과성을 다했어요
큰 이벤트라던가 이런게 아니라
꾸준히 연락하고 그 남자가 군대에 갔을때도
사귈때도 아닌데 항상 편지를 보내더라구요

사귀는 상황은 아니였고 군대라는 시간을 보내고
제대하는 날, 정식으로 사귀자고 하더라구요

그렇게 연애가 시작되었고 3년정도 만났어요
3주년 지난지 일주일쯤...저에게 거짓말을 해서
들키게 되었고 서로 크게 다투다 갑자기
잠수 타면서 헤어지자고 하더라구요
(거짓말의 내용은 이성문제는 아니고요
집에 간다고 했는데 알고보니 동아리 MT를 간
그런 상황이였어요)

사귀면서도 싸움의 빈도와 주기가 잦아들면서
이별이 다가오고 있음을 저만 몰랐나봐요
그 남자는 이미 어느정도 생각을 한거같더라구요
본인은 너무 지쳤고 이제 모든걸 내려놓고 싶데요
더 이상 너를 이제 이전처럼 대할 수 없다고요
사람 옥죄고 지치게 하는거 너무 숨막힌데요

살면서 누구한테 완전히 자존심 굽혀본게 처음이였어요
무릎도 꿇었어요...울면서 제발 나 한번만 살려달라고
사람 살리는 셈 치고 나 좀 받아달라고요
지금 생각하면 너무 부끄럽고 기억하기 싫은데
무튼 그랬어요

절대 싫다고 하더라고요 처음 보는 단호함이였어요
쳐다도 안보더라구요..자꾸 찾아오면 신고한다고..

결국 저도 포기했고 제 일상을 찾아갔습니다
그렇게 미친 사람 처럼 지냈어요 시험도 합격했고요
3개월 정도 지날무렵 아침에 일어나니 밤 늦게 전화 한통,
번호는 지웠고 카톡도 차단했는데 누군지 단박에 알았어요

무슨일이냐 묻고 싶었지만 한번 참고 연락하지 않았고
혹시나 했는데 이틀뒤에 연락 다시 오더라구요
자려고 누웠는데 전화받았더니 잘 지냈냐
나 유학간다 강아지는 잘 있냐 동생은 잘 지내냐 등등
근황을 풀어놓더라구요

잘가라 그랬어요 너도 앞길 잘 찾아가라고
보고싶다 다시시작하자 이런 말은 없더라구요
작은 기대정도 했는데 아닌듯 싶어 말았어요

그리고 또 4-5 몇개월 뒤 제 생일에
12시에 맞춰 문자가 오더라구요
생일축하한다고 잘 지내냐고요..
하..이건 뭔가..무슨 의미로 받아들여야하나 싶더라고요
답장은 하지 않았고 그냥 씹었죠

그리고 또 1년정도 연락 없다가
카톡에 갑자기 친구추가? 이런걸로 떴어요
서로 같이 차단하고 삭제한 상태라 뜰 일이 없는데
뭐지 싶은데 카톡으로 메세지가 오더라고요
본인이 폰을 바꾸면서 자동 연동 된거같다고
잘 지내냐면서요 자기는 잘 지낸다고 엄청 신나서
이야기하더라구요 제 근황은 sns로 보고 있다고요

그러고 또 1년 지났나
밤 늦게 처음 보는 핸드폰 번호로 전화가 왔어요
차 빼달라는건가 싶어 받았더니 그 남자더라구요
유학 생활 끝내고 왔다고 한국 오니 생각난다구요
제가 최근에 뭘 하는지 누굴 만났는지
다 알고 있길래 너 뭐냐고 물으니 sns 꾸준히
보고 있었데요 만나는 남자 있냐 묻더라구요
없다 하니 좋은 사람 빨리 만나래요 앞자리 3자 아니냐구요
자기는 사귀던 사람 있었는데 한국 들어오면서
헤어졌데요 그 사람이 너랑 비슷했다고
그 남자 부모님과 저희 부모님이 같은 학교 동문이셨고
같은 고향분들이셨어요 네분 다요..그래서 사귈때
너무 신기했는데..그 여자분도 그 고향 출신이래요
그래서 끌려서 호감이 갔었다는 둥 그러더라구요

저와의 추억들 잊은적이 없데요
제가 준 선물들 아직도 쓰고 있데요
본인은 그때 저에게 최선을 다했데요
그래서 끝날때 후회가 없던거라고..
누구를 위해 희생한건 제가 처음이였데요
너 아직도 @@좋아하냐 하면서 제 취향까지
정확히 기억해주고 있더라구요
서로 1시간동안 편하게 이야기 나누다가
먼저 만나자는 말을 하더라구요
오랜만에 얼굴이나 보재요~ 의례적인 말인것 같아
그래 그러자하고 넘겼는데
다다음날인가 아침 일찍 문자가 오더라구요
오늘 보면 어떻겠냐고...오늘 결혼식이 있다했더니
어느 시간대든 괜찮다 너 편한 시간대로 맞추겠다
하기에 그날 결혼식이 있어 그 근처에서 보자고 했어요

저녁 6시, 만나기로 한 시간...
아침엔 괜찮았는데 점점 시간이 흐를수록
이상하게 미묘한 긴장감이 들더라구요
내가 지금 뭐하는건가...이게 맞는건가 싶고
괜히 만나자고 했나 여러가지 감정이 들더라구요

쇼핑센터에서 만나기로 하고 걸어가는데
심장이 터질거같더라구요 설레임의 긴장보단
그냥 슬픔도 있고 불안도 있고 여러가지 감정이요

둘이 근 7년만에 만나는거였는데 어제 만난것 같더라구요
서로 웃으면서 인사하고 제가 술을 아예 안해서
커피 먹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 1시간 정도 했나
운동하러 가야한다면서 일어나자 하더라구요

잘가고 건강히 지내라 하니
너는 그때랑 지금이랑 똑같다며 좋은 의미라고
하더라구요...가는거 보겠다는거 극구 말려서
각자 헤어졌어요

조심히 들어가라며..오늘 즐거웠다고
담에 또 볼 수있냐 물어보기에 가끔 차 마시면서
인생 이야기나 나누자고 하고 문자 끝냈어요

그러고 한달 지났나요..
친구들 만나러 백화점을 갔는데
저를 봤나봐요...오늘 너 봤다면서 문자가 오기에
그럼 인사하지 했더니 친구들 있어서 그냥 말았다고
하더라고요 오늘 술 한잔 할 수 있녜요
지금?? 이라고 물으니 그때가 밤 7-8시 사이였어요
우리 동네로 와줄 수 있냐고 너랑 하고싶은 이야기가
있데요..술 먹고 할 수 있는 말이래요
다음날 저는 출근이였고 그 남자 집이 저희 집이랑
1시간 거리에요...이른 오후에 만나자는 것도 아니고
저녁이 다 되가는 시간에 힘들 것 같아 그건 안될것 같다고
내일 출근도 해야하고 무리라 하니
계속 와주면 안되냐 하다가 아 알겠다고 많이 단호해졌다 너?
하더니 쉬라고 하고 문자 끝냈어요

그 뒤로 저에게 밤마다 전화가 계속 왔고
저는 그때마다 받지 않았어요
술 취한 사람하고 이야기하는것도 그렇고
그게 진심일까 싶었기도 하고
혹여나 전 여자친구랑 헤어지고 힘들어서
그냥 본인 하소연 들어줄 사람 필요해서
저러나 싶은 생각까지 들더라구요

제가 계속 받지 않으니 다음날 아침에 문자가 왔어요
정말 미안하다..내가 미쳤었나보네..너한테 또 전화했네
왜 너 번호는 잊혀지지도 않냐..7년이나 지났는데
암튼 미안하다 다시는 전화안할게 하고서는
그 뒤로 연락이 없는 상태에요

누군가는 그러겠죠 그렇다면 만나자고 했을때
나는 너 못 잊어졌다고 다시 시작하자고
말이라도 해보지 그랬냐고..
근데 그건...저처럼 완벽히 까인 사람이 먼저
꺼내기란 너무 어려워요..제 어줍짢은
자격지심과 자존심일지 모르겠으나
그 말은 도저히 못하겠더라구요

7년전, 해어질때 제가 비참하게 처절하게
매달렸기에 제가 할 수 있는건 다했다고
생각했거든요
차마 다시 시작하자고 또 못 붙잡겠더라구요
또 싫다고 할까봐..만약 제가 반대의 입장이였다면
보고싶었다고 한마디로 할 수 있었을수도요..

근데 왜 자꾸 생각이 나죠...
저는 제 인생에서 제일 행복한 때를 꼽으라 하면
그 사람하고 함께 했던 시간이였던 것 같아요
그 때에 듣던 노래까지 아직도 기억나고
그래서 아직도 그때 노래를 꼭 플레이리스트에
넣고 들어요..운전할때나 어디서든
친구들이 가끔 들으면 이 노래 옛날 노래 아니냐고
물어볼때도 더러 있어요

심지어 그때의 계절, 냄새...까지 떠올라요..
그 사람과 함께 했던 장소에 가면
그때의 내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어쩔땐 괴롭더라구요
그래서 일부러 피하고 한동안 안갔던적도 꽤 있어요

시간에 많이 흐름에 비례해서 기억의 명암도
점차 흐려질거라 생각했는데..아니였어요
잊혀지는게 싫어서 가끔 클라우드 가서 보고
물건도 꺼내보고....

친구가 그러더라구요
과거의 남자를 못 잊는건
그 이상을 못 만나서 그런거라고
더 좋은 사람을 만나면 된데요
능력면이든 성격이든 배경이든 뭐든요

그 소리 듣고서 아 그럴수도 있겠다!싶더락 요
소개팅 들어오는것 마다하지 않고 받기도 하고
또 자연스럽게 만나기도 했어요

근데 아니였어요...그 남자보다 능력도 훨씬 좋고
성격도 좋고 인품도 더 좋은 사람을 만나도
그 공허함이 채워지질 않았어요

저는 추억을 가장 중요시하게 생각하는 사람인데
추억이 나의 원동력이 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내 발목을 잡을 수 있겠다 그런 생각도 드네요

제가 너무 부정적으로만 생각하는건지
아니면 이 부정적인 생각이 맞는건지
어떤 조언이든 부탁드립니다!
추천수0
반대수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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