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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ㅇㅇ |2020.11.15 01:26
조회 764 |추천 3

처음은 신기했고 다음은 좋았다. 너를 만날 다음이 기대돼서 잠 못 자고 그 시간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네 옆에 처음 섰을 때. 그때 그 기분을 잊을 수가 없다. 어찌나 떨리고 덥던지. 등에서는 땀이 흐르고 얼굴은 화끈거렸다. 그랬던 나를 너는 상상조차 하지 못할 거다.

내 마음을 깨달았을 때, 너는 이미 내 옆에 없었다. 내가 감히 찾을 수 없는 곳으로 훌쩍 떠나 있었다. 나는 네 소식을 들을 수도, 너를 찾을 수도 없었다. 먼저 연락 할 용기가 없었기 때문에.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고 누가 그랬는가. 내 눈 앞에 네가 없으니 미치겠더라. 더 보고싶고 생각났다. 미칠듯이 그리웠다. 너의 그 빈 자리가 나에게는 너무나 크게 다가왔다.

새로운 이의 등장에 흔들린 건 사실이다. 다만 너를 향한 마음이 아니라 너 없이 버티던 정신이 흔들렸다. 그 사람과의 첫 만남 때, 그 사람의 입에서 너의. 이름이 나와서. 너와 친구라기에. 그래서 ‘이 사람이 너와의 연결고리가 될 수 있지는 않을까’, '너의 소식을 이 사람에게서 들을 수 있지는 않을까' 하는 호기심에 그 사람 옆에 남았다. 다른 의미는 없었다. 그 사람과의 대화에서 ‘언젠가는 네 이름이 또 들리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가까워지려 노력했다. 그 사람 역시 너처럼, 너만큼 따뜻한 사람이라서. 너처럼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나 역시 그 사람을 보며 매 순간마다 너를 떠올렸다. 사실 그 사람을 볼 때마다 네가 생각나 미치도록 괴로웠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는 동안 나는 너를 어디에서도, 단 한 번도 볼 수가 없었다. 그나마 작은 연결고리였던 네 sns 활동은 점차 뜸해지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너를 매일 찾았다. 조그만 흔적이라도 찾고 싶어서. 나는 네가 간절했다.

네가 떠난지 8개월이 되던 더운 여름 날, 너의 친구라던 그 사람도 내 곁을 떠났다. 참 많이도 울었다. 너와의 연결고리가 또 다시 끊어진 것 같았다.

또 다시 다른 사람이 네 친구의 빈 자리를 채웠고, 나는 그것 또한 괴로웠다. 의지했던 그 사람도, 너도 아무도 없었으니. 지지대가 남아있지 않았다. 그렇게 또 다시 반년동안 나는 혼자였다. 너무 힘들어 울기도 많이 울었다. 약도 먹었다. 그 반년은 지금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든 시간이었다.

그렇게 또 하루, 이틀, 몇 달이 흐른 뒤, 그제야 나는 네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원래 네가 있던 자리로 돌아온다는. 날아갈 듯이 기뻤다. 너를 다시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이보다 설레는 순간은 아직 겪어보지 못했다. 약 1년 반만에 들은 네 소식은 나를 행복하게 만들었다.

네가 원래의 자리로 돌아왔다는 말을 들은 나는 너를 찾아갔다. 마침 그 곳에 가야할 이유가 생겼기에. 하지만 타이밍이 맞지 않았고 너는 그곳에 없었다. 온몸에서 힘이 빠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전과는 다르게 용기를 내어 너에게 연락했다. 와달라고. 보고싶다고. 너는 와주었다. 기꺼이. 1년 반만에 본 너는 참 따뜻했다. 오랜만에 본 너의 미소는 나까지 웃게 만들 정도로 따스했다. 약 15분 정도의 짧은 만남은 한 달 동안 나를 기분 좋게 만들어 주었다.

코로나 19 로 인해 너를 볼 수 없는 상황이 계속 되었다. 그러나 너는 내 sns에 계속해서 흔적을 남겨주었기에 너와 함께하는 것 같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그 행동에는 내가 바라는 마음이 담긴 것이 아님을 알면서도. 그래도 좋았다. 나의 일상에 네가 들어와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행복했다. 그래서 더 많은 사진을 올리고 이야기했다. 나를 잊지 말아달라고. 그랬던 내 마음을 알아주는 것 같이 너는 하루도 빼놓지 않고 흔적을 남겼다. 나는 그런 네가 좋았다.

유례 없는 상황이 지속 될수록 너는 점점 더 바빠졌다. 전공이라는 이유로, 어리다는 이유로 많은 일을 혼자 감당해야하는 너를 보면서 마음이 쓰렸다.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없었기에. 너를 처음 만나던 그 해, 새벽까지 일하던 너를 나는 밥 먹듯이 보았지만 어쩐지 올해는 더 마음이 쓰였다. 내가 달라졌기 때문일까.

네가 일찍 퇴근해서 편안히 쉬길 매일같이 바라지만, 같은 장소에 함께 있고 싶어 집에 가는 널 억지로 붙잡은 적도 많았다. 그럴 때마다 너는 집에 가야한다고 했지만 꼭 10분씩 이야기를 해주곤 했다. 하루종일 피곤했을 너인데. 그렇게라도 남아주는 네가 너무 고마웠다. 그렇게 또 몇 달이 흐르면서 너는 나에게서 점점 더 큰 존재가 되어갔다.

너를 다시 만난 이후 나는 네가 있을 법한 곳을 지나면 입은 동료들과 이야기를 하지만 눈과 귀는 오직 너만을 찾았다. 네가 있다면 달려가기 위해. 내가 너를 만났던 우연을 가장한 만남들은 사실 내가 만들어낸 것이다. 네가 있는 곳 앞을 지나가기 위해 궂은 일을 도맡고, 할 이야기도 없는 동료를 잡아두며 네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그런 노력에도 너는 보기가 참 힘들었다. 가끔 너를 볼 수 있었을 때, 그 짧은 순간 마저 나는 너무나 행복했다.

2주에 한 번 아침에 네 얼굴을 볼 수 있는 날, 나는 너를 보기 위해, 너에게 조금이라도 잘 보이기 위해 그날만큼은 일찍 준비하곤 했다. 그러나 네가 있어야 할 자리에는 대부분 다른 분들이 계셨다. 그래도 아침에 너를 보면 하루종일 기분이 좋았다. 네 곁에 서있기만 해도 나는 좋았다. 그냥 나는 네가 좋았다.

이 마음이 너에게 전해져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사실 처음부터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2021년 1월까지만. 딱 그 날까지만 네 곁에 있겠다. 그날까지만 유효한 너와 나의 매듭을 핑계로. 이 매듭이 완전히 풀리는 그날, 나는 너를 놓고자 한다. 나는 너를 욕심 내서는 안 된다. 나는 너에게 있어 많이 어리고 부족하기 때문에. 네 눈에 내가 온전히 담긴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으니까. 안 될 인연을 내가 먼저 포기하겠다. 우리의 매듭은 더 단단해질 수 없다는 걸 나는 너무 잘 아니까. 다만 나는 오늘이, 그리고 지금 이순간이, 내가 널 사랑한 마지막 순간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

네가 있었던 나의 3년은 앞으로 나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 것이다. 이루어질 수 없어 힘들었던 시간이 아닌 따뜻하기만 했던 순간으로 말이다. 너를 보며 웃었던 이때의 순수함을 잊지 못할 것이다.

앞으로 흘러갈 너의 모든 시간들이 너의 웃음처럼 따뜻하고 환하기만 하길. 나처럼 귀찮고 어리기만 해서 당신을 힘들게 만드는 사람이 아닌, 당신이 의지할 수 있고 당신을 웃게 만드는 사람들과 오래도록 행복만 하길. 나에게 남은 행복과 행운을 모두 너에게 주고싶다. 어떤 걸 주어도 아깝지 않은 너이기에.

꺼내서는 안 될 이야기임을 잘 알기에 익명의 공간 속에서, 많은 사람들 속에서 마음 깊숙히 숨겨놓았던 이 이야기들을 꺼내본다.

덕분에 늘 따뜻하기만 했던 순간이었다, 가장 힘들었던 시간을 채워준 너에게 고맙다 전한다.

추천수3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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