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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숨기는건 사랑에 대한 반칙이다(24)

●이슬● |2004.02.20 14:52
조회 956 |추천 0

 

 

일을 끝내놓고 나오니 밤바람이 조금 차갑게 뺨을 스칩니다

-채희야 너무 늦었지? 미안하다
-아니예요^^
-태준아 그럼 너가 채희좀 데려다줘 난 또 할 일이 있어서^^
-괜찮아요..저 여기서 택시타고 그냥가면돼요..
-그래 그럴래 그럼?
 
선배..? 난 또 무슨기대를 했었길래 선배의 그 말 한마디에 가슴이 메어왔습니다.. 바보 송채희 혼자가도 되잖아 항상 그랬잖아..너가 혼자간다고 먼저 말한거였잖아 ...

성범오빠 얼굴에도 당황한 기색이 보였습니다

-야 강태준 혼자 보내면 어떻게 데려다주라니깐
-혼자간다잖아
-야 임마 너 왜그래

-안녕히계세요..
등을 돌렸습니다 뒤에선 성범오빠가 애타는 목소리로 태준선배 이름만
부를뿐이였습니다 난 괜찮은데..괜찮은데..

괜찮은데..하지만 자꾸 눈물이 나는건 나도 어쩔수가 없는데..
코끝이 시리고 눈시울이 젖어드는 것 같았습니다
눈망울이 뜨거워짐을 느꼈습니다

멀리에서 선배가 날 만나러 와주었는데 그 걸 외면한건 선배가 아닌 나인데.. 송채희 왜그러는거야..니가 싫다고 했잖아 그래놓고 이제와서 선배의 한마디에 또 이렇게 질질 짜구 있는거야...
 
얼마나 울다가 지쳐서 잠이 들었을까..
아침에 일어나니 눈이 퉁퉁 부어있었습니다

오늘은 아침부터 새로운 다짐을 하며 집을 나섰습니다
이제 다시는 울지않아..선배는 이미 나를 떠났고 나도 선배를 떠난거야
우리 아무사이도 아니잖아..

-안녕하세요^^
-채희씨 오늘 아침따라 힘이 넘치네?
-저야 뭐 항상 씩씩하죠^^

마침 태준선배와 성범오빠가 나란히 들어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성범오빠 강태준 팀장님^^
-채희 안녕^^
-.....송채희씨 나 이제 팀장아니예요 그렇게 부르지말아요
-...
-야 너 자꾸 채희 민망하게 할래?
-내가 뭘?

표정에 흐트러짐 없이 말소리조차 차가워서 내 심장까지 얼게 만들 것 같이 저렇게 차가운 사람인지 몰랐습니다.. 저렇게 차가울수 있는 사람인지 지금까지 몰랐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힘내기로 했으니깐..아무렇지 않은척..
그럴수도 있지모 나랑 선배랑 무슨사이라고 저런말 가지고 상처 받으면 안돼..

오늘도 변함없이 팀장실의 문은 닫혀져있었습니다
일이 끝날때가 될 쯤 문이 열렸고 성범오빠는 제게 다가와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채희야 태준이가 하는 말 신경쓰지마 저 자식 어제부터 왜저러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오늘도 부탁좀하자 내가 오늘 중요한 약속이 있어서 오늘은 일찍 들어가봐야 할 것같은데..남아서 태준이 좀 도와주겠니?
-....그게..좀..
-알아 불편하기도 할거고..근데 부탁 할 사람이 없어서..
-네 알겠어요^^

여기서 더 이상 피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성범오빠의 부탁을 거절하기도 미안하고 여기서 돌아가버린다면 선배를 피하는 것뿐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 허락을 했습니다
크게 심호흡을 한번하고 팀장실 앞에서서 노크를 했습니다
 
똑똑..
-들어오세요
-저...
-송채희씨 저기 테이블에 있는거 정리에서 타이핑좀 해줘요

저 딱딱한 말투와 차가운 시선..정말  저 모습이 선배일까..
지금껏 볼수없던 선배의 차가운 표정과 말투에 난 또 움찔했습니다
그렇게 다짐했으면서..괜찮아 채희야..아무렇지도 않게..직장 상사나 다름없잖아 직장 상사가 말한마디 한마디에 웃으면서 할 순 없는 거잖아..

-네 알겠습니다

선배와 나 사이 지금 이 짧은 거리에서 우린 서로의 머릿속에 무엇을 그리고 있는걸까..팀장실안은 고요하다 못해 적막하기까지 합니다

딩동..
그 고요함을 깬 건 메시지 도착을 알리는 제 휴대폰 소리였습니다

태민 : 채희야 너 아직도 안끝났냐? 혜연이가 지금 서울 도착할 시간됐데
       우리가 그쪽으로 갈까? 회사냐 집이냐

기집애 나한테는 연락도 없이..역시 여자는 남자가 생기면 안돼-_-
이것들!!!
메시지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나 아직 회사야 오늘 늦게까지 일해야 할 것 같아..혜연이 데릴러 가는거야?)

이녀석 대답이 없습니다-_- 이것들 나 늦게 끝난다니깐 지네들끼리 오랜만에 회포를 풀러가는구나 칫

-송채희씨 일안해요?
-네? 아..해요 하고 있어요

한시간쯤 지났을까 밖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립니다 이 시간에 누구지..

-야 송채희 어디있냐 나와라

헉..이 목소리-_- 강태민입니다 시끄럽기도 하지 여기가 지네집 안방도 아니고..

-야 강태민 시끄럽게 왜 소리는 지르고 그래
-채희야~~~~~~~~~~
-어? 혜연아~~

무슨 이산가족상봉도 아니고 우린 덥석 끌어안았습니다
잠깐만..그러고 보니 생각해보니 괘씸하네-_-

-야 김혜연 너 뭐야 나한테는 연락도 안하고..그래 니네 그렇고 그런 사이라 이거지?
-미안~~~~~
-됐네요 치..친구 다 필요없어

태민이가 도시락을 얼굴에 들이댔습니다
-이거나 먹고 그만 징징거려 연락 못할수도 있는거지 -_-
-헉...-_- 이것들이 진짜!!!!

-왜 이렇게 시끄러워요?
선배가 팀장실 문을 빼꼼 열고 우릴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어? 형~ 형도 있었어?
-너가 여기 왠일이냐
-채희 혼자 있는줄 알았지 밥도 못먹었을 것 같아서 도시락 사왔지
 
-안녕하세요^^
혜연이가 조심스럽게 인사를 했습니다
-아..안녕하세요 태민이 친구죠^^

헉..선배의 백만불짜리 살인적인 미소가 터졌습니다 (ㅡ             ㅡ;)
헤연이가 또 넋이 나갔군요..

-형 채희가 원래 많이 먹잖아 그래서 도시락 하나 더 사왔으니깐 같이 먹자
-그래 그러자 그럼

테이블에 옹기종기 앉아서 늦은 저녁을 먹었습니다
내 옆에 앉아있는 선배의 옆모습을 보니 이 사람 눈동자가 이렇게 까맣고 속눈썹 또한 이렇게 길었나 싶습니다..

-태민아 조금 있으면 끝날 것 같은데 한잔 하고 들어갈래?
-혜연아 안피곤해? 그럴래?
-응 나는 괜찮아^^ 가자

-송채희씨는요?
송채희씨라는 말에 태민이도 혜연이도 어색한 듯 나와 선배를 동시에 바라보았습니다

-전..조금 피곤한데요..
-그러지 말고 같이 가지요 오늘 수고도 했는데 어차피 혜연씨랑 같이 산다면서요

어제처럼 알았다고 가보라고 할 것만 같았는데 나도 모르게 저렇게 이야기해주길 기다렸던건지 더 이상의 고집은 부리지 않았습니다


-형 누가 쫒아오냐 몰 그렇게 급하게 쉬지도 않고 마시냐

아까부터 태준선배는 계속 술잔을 잡고 놓질 않았습니다..
정말 계속 퍼부었습니다..

-천천히 마시라니깐
-알았어

한잔 두잔 세잔..조금씩 분위기가 무르익어 갔습니다
선배와 같이 한자리에 앉아 있지만 선배가 멀게만 느껴집니다
그 먼곳에 선배가 있었던 것보다 지금 이렇게 같은 자리에 있긴 하지만 이 거리가 더 멀게만 느껴집니다..

-어.? 형 어디갔지?
-그러게 태준오빠 어디간거야 채희야 너 봤어?
-아니...나도 잘...
-나가봐 술 너무 많이 마셔서 걱정된다 찾아봐

혜연이는 제 등을 떠밀었습니다 정말 술 너무 많이 마셨는데,,걱정입니다
화장실 쪽으로 가봐도 보이질 않고 그렇다고 화장실 안에 들어가볼수도 없는 노릇이고..발만 동동 구르다가 혹시나 하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계단에 걸쳐 앉아 있는 선배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서..선..배?
-........
-괜찮으세요?
-아..송채희씨 괜찮아요 괜찮습니다
-들어가세요 다들 걱정해요..
-잠깐 바람좀 쐬고 들어가면 안될까? 여기 앉아봐 채희야

선배는 제손을 끌어당겼습니다 채희야..채희야..이렇게 불러주는 선배가 좋은데...

-나 내일 일 정리하고 그다음날 간다..
-네..
-자꾸 그렇게 네네..그말만 할거야?  나 그냥 돌아가도 되는거니?

선배..내가 지금 선배에게 무슨말을 할 수가 있겠어요 난 절대 선배를 잡지 못해요 선배를 옆에 두지 못하고..지금 현재로선 어떤 방법도 없어요
아무렇지 않은 척 괜찮은 척.. 선배를 보낼수밖엔..

-그 얘긴 그만해요.선배

입가에 뜨거운 기운이 감돌았습니다 선배..
어느순간 선배는 내 눈을 응시하고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이러면 안되는데 하면서도 선배이기에 나 또한 빨려들어가는 느낌입니다

내 눈을 바라보는 선배의 눈이 이윽고 감기고 떨려오는 내 손까지 부드럽게 잡아주었습니다 너무 따뜻해서 그 손을 뿌리칠수가 없었습니다
따뜻합니다 선배의 손도..입술까지도...

태민이와는 다른 느낌..무언가 부드러우면서도 강렬했습니다 짧은 시간내에 난 선배에게 빠져들었고 선배의 그 따뜻한 입술에 내 마음을 들킬것만 같았습니다

-아..미안
두볼이 상기된 나를 보고 선배도 얼굴이 발그레져서 미안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아.아니예요..

 

-채희야..나랑 같이 안갈래?

 

 

 

 

+이슬

날씨가 참 좋아요..이제 봄인가 싶습니다^^

눈을 뜨지 못할 정도로 햇살이 눈부시기까지 합니다

어떤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이곳에 글을 쓰다보면 리플에 중독이 되어가는것 같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런것 같습니다 저도 님들 한마디 한마디에 힘이 나고 웃게되고..또 쓸수있단 용기가 생기고..

제 글도 님들에게 그랬으면 합니다 하루종일 같은 일상에 지루함을 느낄때 웃을수 있고

힘도 나고..감성을 자극하기도 하고..편안함을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누군가에게 어떠한 의미가 된다는것은 내 어깨가 무거워짐이 아니라

                                    나의 부족함까지 이해해주는 누군가가 있음에 행복한것입니다  이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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