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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고영희가 무지개 다리를 건넜어요

고양이별 |2020.11.20 13:25
조회 10,798 |추천 161

가끔 들어와서 읽기만 해봤지 글은 처음으로 써보네요

너무 마음이 아프고 힘들어서 어딘가에라도 털어놔야 할거 같아요

 

제가 키우던 고양이 두마리 중에 첫째가 어제 무지개 다리를 건넜습니다.

 

왜 몰랐을까요

원래 몸도 약하고 유전병도 있고 몸에 항체도 없어서 약도 안듣고 그랬지만

그래도 잘 먹고 잘 버텨내줘서 괜찮을 줄만 알았어요

요 며칠 잘 안먹길래, 간식만 먹으려고 또 밥투정 하는줄만 알았는데

하루이틀 지나고 살이 갑자기 미친듯이 빠져서 걱정돼서

주사기로 강제 급여를 시작했어요

기운 없는데도 강제 급여는 원래 엄청 싫어해서 발버둥을 치고...그래도 얼르고 달래서 먹이고 있었는데

엊그제 갑자기 일어날 수도 없을 만큼 너무 상태가 나빠져서 간 병원에선

원래 앓던 신부전에 간도 상태가 안좋아져서 마음의 준비를 하자 하고

입원을 해도 되지만 입원해서 혼자 죽을 수 있으니 편안하게 집에서 보내는게 안낫겠냐 해서

울면서 아이를 안고 집으로 왔네요.

그리고 밤새 혼자 죽을까봐 무서워서 밤새 안고 날을 새고

다음날 재택근무 하면서 계속 안고 있었는데

결국 내 품에서 어제 무지개 다리를 건넜어요.

눈이 자꾸 까무룩 넘어가는걸 계속 붙잡고

간식먹자 츄르먹자 눈좀 떠봐 했더니

마지막으로 인사를 하듯이 야옹야옹 몇마디 하고는

결국 몇분 있다가 별이 됐어요

 

믿을 수가 없어서, 아이 얼굴을 붙들고 몇번을 쓰다듬고 안고 울고불고 했는데

사실은 아직도 떠났다는게 믿기지가 않아서 계속 동영상 돌려보고 사진보고

아침에 출근하러 나오는데 뒤에서 아가 울음소리 환청이 들려서 주저앉아서 한참을 울었어요.

지금도 그냥 믿기지가 않고

집에 돌아가면 현관 앞에서 늘처럼 엄마 기다려주고 있을것만 같아요

 

이렇게 빨리 급하게 갈줄 알았더라면 조금더 안아줄걸

좋아하던 간식 더 많이 배터지게 줄걸

지지난 주말에 그렇게 싫어하는 목욕 시키지 말걸

화장실 위치바꿔달라고 오줌테러했을때 혼내지 말걸

털때문에 잠자리 분리했을때 문 열어달라고 방문 긁으면서 엄청 힘들어했는데, 그냥 문 열어줄걸.

털때문에 숨이 막혀도 꼭 끌어안고 잘걸.

 

뒤돌아 생각하면 너무 후회되는 일들만 생각나서 눈물이 안멈춰요

 

엄마 껌딱지라 어딜 가도 졸졸 쫓아다니고 주변에 있었던 아이라서 더 힘든가봐요

설거지할때 다리에 붙어서 부비부비하던 모습도

가스레인지 청소할때 찬장 안에 들어가서 올려다보고 있던 눈동자도

그 어떤것도 잊혀지질 않는데, 녀석이 없는 곳에서 저는 앞으로 또 살아가야해요.

집안 어딜 봐도 녀석이 있는것만 같아서 미치겠어요.

녀석이 없는 풍경이 익숙해질까요...? 지금으로선 안될것만 같아요.

 

고마웠어

엄마 그동안 행복하게 해줘서

네 덕분에 엄청 너무 많이 행복했고 엄청 많이 웃었고 즐거웠어.

너도 행복했니...?

엄마랑 같이 지내면서 엄마 품 안에서 행복했어...?

혹여 다음생에 태어나면, 또 다시 엄마한테 와줘.

니가 어떤 모습이어도, 어떤 상황이어도, 무엇이어도 엄마 한눈에 알아볼게.

또다시 엄마한테 와주라.

 

미안하고 고맙고 사랑하고 또 사랑해 레오야

츄르별에서 편하게 지내다가 나중에 만나자.

사랑해.

 

추천수161
반대수4
베플|2020.11.21 14:41
레오야..무지개별에 잘 도착했니..? 거기서는 아프지 말고.. 집사님 많이 슬퍼하지 말라고 꿈에 한번 나타나주렴.. 고생했다..♡
베플힘내요ㅠㅠ|2020.11.21 15:10
반려동물을 키우는 입장에서 읽고 눈물날뻔 했네요..ㅠㅠ 좋은 곳에서 아프지않고 잘 지내고있을거예요!! 그 어떤말로도 위로가 되진않겠지만.. 힘내요!
베플ㅇㅇ|2020.11.21 18:35
다른 사람 혹은 사물, 동식물로 레오가 찾아올 거예요. 언젠가 찾아올 레오를 위해 항상 밝고 웃으며 살아요. 조금 아파하고 행복했던 기억은 오래 간직했으면 좋겠네요. 레오 머리에는 즐거웠던 기억이 전부일 테니까 걱정은 말아요. 밥 잘 챙겨 먹고 항상 따뜻하게 입고 다녀요. 레오야. 꿈 속에서는 건강한 몸으로 잔뜩 뛰어놀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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