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희의 친구가 이번 수능 응시에서 너무 억울한 일을 당해서 제보드립니다.
제 친구는 정시로 대학을 가기 위해 고등학교 3학년 기간 동안 정말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정시 지원으로 대입 지원 전략을 세웠기에, 수시 6장은 모두 상향 지원을 하였습니다. 6월 모의고사 응시 이후, 수학 나형으로 수능 응시 과목을 정하여 공부를 하였고, 저희는 모두 이 친구가 해온 노력을 보았으므로 좋은 성적을 받아올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정시를 집중적으로 준비하던 친구였고, 그 외에 적성고사는 담임선생님의 권유로 응시 신청은 하였으나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였습니다.
그런데 수능 예비소집일 날 받은 수험표에 제 친구의 응시과목이 수학 가형으로 바뀌어있었습니다. 모두 아시겠지만 수학 가형과 나형은 시험 범위 자체가 다른 과목입니다.
제 친구의 접수증에는 나형으로 최종 사인까지 되어있습니다. 다만, 9월 모의고사 응시 이후 성적이 원하는 만큼 향상되지 않아 제 친구가 가형으로 바꾸고 싶다는 말을 하였고, 이후 실제로 가형으로 바꾸기 위한 상담을 담임선생님과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담임선생님께서는 제 친구가 나형으로 모의고사를 응시한 이후 백분위가 25%가 올랐다며 나형으로 응시할 것을 권하셨고, 최종적으로 나형으로 응시하기로 결정을 하였습니다.
이 날, 다른 친구 한 명도 수능 응시 과목을 바꾸겠다는 내용으로 담임선생님과 상담을 하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 친구의 수능 응시 과목만 수정하신 이유를 여쭈어보았더니 ‘○○이가 과목에 미련이 있어보여서’라고 대답을 들었습니다.
담임선생님께서도 제 친구가 나형으로 수능을 응시를 최종적으로 결정했다는 사실은 아십니다. 그래서 수험표 확인 이후에도 ‘잘못 나온 것일 뿐이다,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접수증에 나형으로 되어있으니 나형일 것이다’ 등의 말씀을 하셨습니다.
전산 기록에는 9월 17일 10시 15분에 가형으로 수정한 것으로 기록되어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친구와 친구의 부모님이 계신 상담 자리에서 담임선생님께서는 9월 17일의 통화 내역만 언급하시며 ‘○○이가 가형으로 바꾸겠다는 시그널을 보냈으니 제가 바꿨지 않겠느냐, 제가 수능 접수 10일 이후에 뜬금없이 과목을 수정했을 리가 없지 않겠느냐’라고만 말씀하셨습니다.
교육청에 문의한 결과, 수능원서접수증의 절반을 저희 학교에서, 그리고 절반을 시험을 응시하는 학교에서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시험을 응시하는 학교에서도 나형으로 된 접수증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가형으로 정상적으로 수정을 하는 경우였다면, 그 접수증을 다시 작성을 했어야했는데, 제대로 된 절차도 밟지 않고 임의로 가형으로 응시과목을 담임선생님께서 바꾸셨습니다. 그리고 수능 전날까지도, 수학 나형을 응시하는 것으로 알고 계셨고, 제 친구에게도 응시 과목과 관련하여 다른 말씀을 해주신 적이 없습니다.
예비소집일 하루 종일, 그리고 수능 날 아침까지 친구는 아무 말도 제대로 못하고 울기만 했습니다. 당연히, 수능 성적을 잘 받을 리도 없고요. 수능 단 하루를 위해 멘탈 관리, 건강 관리를 해왔어도 긴장되고, 실수하는 것이 수능인데, 이런 일을 수능 전날 겪은 제 친구가 수능을 잘 볼 수 있을 리 없습니다. 특히 수학 가형 응시 시간에는 아무것도 제대로 못하고 엎드려있었다고 합니다. 주변 시험 보는 친구들에게 피해가 갈까 눈물을 참으려고요.
그런데 12월 6일까지도 이 친구의 담임선생님께서는 이 친구에게 사과 한 마디 제대로 하시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상위권이 아니었던 친구의 평소 모의고사 성적을 언급하시면서 ‘지금이라도 공부해서 시험치르자’ 라는 식의 발언을 수능 전날 하셨습니다. 나형 공부를 제대로 했으면 적성시험에서 수학 만점을 받아 대학을 갈 수 있을 것이니 괜찮다 라는 발언도 하셨습니다. 당시 경황이 없어 녹음 등의 증거 자료는 확보하지는 못하였다고 합니다.
수능 날 단 하루를 바라보며 12년간 달려오는 것이 수험생입니다. 평소 모의고사 성적이 낮았다는 사실이 제 친구의 노력과 수능 날의 가능성을 평가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잘못은 맞다고 하시면서도 기억이 제대로 없다며 책임 회피를 계속 하시고 계십니다. 입시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결과를 기다려보자는 말만 반복하십니다. 결과를 보고 추후에 논의하자는 대답밖에 듣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과연 상향으로 쓴 대학의 합불 여부가 중요한 것일까요? 희박한 가능성으로 제 친구가 대학을 합격하더라도 과연 제 친구가 받은 상처가 없었던 일이 될까요?
제 친구는 처음에는 이미 벌어진 일이니 어쩌겠느냐 진정성 있는 사과만 해주신다면 넘어가겠다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제 친구는 12월 7일 부모님, 교장, 교감선생님과의 만남이 예정된 날 아침에서야 간단한 사과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것도 ‘실수이지만’ 미안하다 라는 식의 사과를요.
지금까지도 옆에서 보고 있는 것이 힘들 정도로 매일 울기만 합니다. 정말 밝은 친구였고 매일 수능 이후 무엇을 할지에 대한 즐거운 대화를 나누던 친구였습니다. 예비소집일 이후 무기력하게 울기만 하는 친구가 너무 걱정됩니다. 기회조차 제대로 가져보지 못하고 올해 대학 입시를 포기하게 된 제 친구의 법적인 대응과 이 사건에 대한 공론화를 도와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저희의 친구이기 이전에 같은 수험생으로서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 없어 친구의 허락을 받고 제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