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와 다른 부분이 있을 수 있음*
* 웹툰 경성야상곡을 보고 영감을 받아 쓴 글임*
- 한국어
“ 일본어
추천 BGM 1 ) 안예은 - 8호 감방의 노래
추천 BGM 2 ) 정승환 - 바람
“드레스가 바뀌었네.”
대기실에 앉아 드레스를 입고 손목에 찬 시계만 흘끗흘끗 바라보며 초조한 마음에 손톱만 깨물고 있는 너에게 미즈노 부인, 즉 사토의 어머니가 다가와 상냥한 말투로 말해
“네. 디자인이 마음에 안 들어서요.”
“과연, 안목이 좋구나.”
“감사합니다.”
“근데...”
긴장할 필요 없는 말투인데도 니가 흠칫 놀라 사토의 어머니를 봐
“표정이 너무 어둡구나. 아직 식이 울리기엔 두시간이나 남았으니 긴장 풀렴.”
사토의 어머니가 니 어깨를 토닥거리고 대기실을 나갔어. 니가 어색하게 웃으며 다시 습관적으로 손목에 채워진 시계를 체크했어. 시간이 갈 수록 마음이 급해져. 다들 잘 오고있는거 맞겠지? 개인용 휴대폰도 없고 연락하기엔 한계가 있고 넌 초조하고. 괜히 손톱만 물어뜯다 결국 피를 보고 말아
- 아..!
찢어진 손톱 밑 살에서 피가 새어나왔어. 검붉은 피를 보니 많은 생각이 들어
오늘 실패하면 다 같이 처참히 죽는다. 침을 꿀꺽 삼키고 주먹을 쥐었어
그렇게 마지막으로 시계를 보니 오후 12시. 대기실 밖으로 나오자 정말 경성에서 알아주는 고위급 간부들이 하나둘 식장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고 아빠는 깍듯히 인사를 하고 평소와 같이 하하 웃으며 그들을 반기고 있었어
“자네가 다케우치 겐지인가? 소문은 많이 들었네. 조선인 출신이라지?”
“아아, 이 자가 미즈노 아들 장인어른인가?”
“바쁜 와중에 기꺼이 귀한 발걸음 해주셔서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그렇습니다.”
“그렇구만! 열심히하는 모습이 보기 좋아.”
“하잇!”
토할 것 같은 분위기에 혹시 눈에 띄기라도 하면 끌고가서 그들에게 인사라도 시킬까봐 아빠의 눈에 띄지 않게 화장실로 긴 흰색 웨딩 드레스를 질질 끌고 걸어갔어. 화장실은 또한 벽에 정사각형 모양의 창문이 달려있어 모여 무기를 주고받기로 한 곳이기도 했어
- 시월아..!
- 태헌아.. 다른 애들은?
- 다 지금 오고있을거야. 총은?
- 이미 찼어
니가 드레스를 들어올려 다리에 찬 총을 보여줬어. 신부인 너는 밖으로 자유롭게 오가기 쉽지가 않아 미리 경성에서 구해 받은 총 세 자루를 드레스 밑 종아리에 꽉 묶어 숨겼어
- 계획한 대로만..
총이 귀해 몇 발 쏴 본 적도 없었지만 오늘만큼은 꼭 성공해야해. 속으로 계속 반복해 되뇌였어
- 성공할수 있겠지?
손가락으로 큰 검정색 가중가방에 넣어놓은 총과 탄창의 수를 세던 태헌이 니 말에 멈칫하고는 씨익 웃으며 말해
- 당연하지. 우린 반드시 성공할거야
- ..그러겠지?
- 응. 그것보다 사토는 어디있어?
- 지금 데려올게. 잠시 기다려
- 시월아, 잠깐만..!
태헌이 급히 뛰어나가 사토를 데려오려는 니 팔을 붙잡고 슬프게 웃으며 말해
- 다치지 말고, 아프지 말고, 돌아보지 말고.
- ...그래
- 꼭 해주고 싶은 말이었는데, 이따가는 까먹어버릴까봐.
민망한지 머리를 긁적이며 헤헤 웃는 태헌. 오늘을 마지막으로 영영 못 보는 것도 아닌데 순 오바쟁이야. 괜히 코 끝이 찡해진 채로 드레스를 질질 끌고 화장실을 나왔어
사토를 찾아 식장 안으로 다시 돌아가는 너. 어느새 식장 안은 하객들로 꽉 채워져있고 어두운 표정의 사토가 애써 웃으며 가족들과 함께 하객으로 온 지인들과 얘기중이었어
“안녕하세요. 다케우치 요미코라고 합니다.”
니가 중간에 끼어들어 정중히 인사하자 사토가 니 손을 깍지껴 잡았어. 평소엔 손 잡는 것 하나도 일일히 물어보고 하던 사토가 먼저 손을, 그것도 깍지까지 껴 잡는 일은 흔치 않아 너도 흠칫 놀랐어
“어머~ 귀여워라.”
“좋을 때네요!”
어른들이 흐뭇하게 쳐다보고 웃으며 축하한다고 하자 사토도 깍듯이 웃으며 대답했어. 그런 사토의 옆에 선 너가 사토에게 귓속말로 작게 말해
“시간이 없어. 얼른 가야해.”
.
사토가 말없이 널 따라왔어. 제 손을 잡고 앞장서는 너의 손을 스르르 풀길래 뒤를 돌아 살짝 표정을 살폈어. 뭔가 복잡한 표정의 사토. 니 눈도 마주치지 않아. 하지만 오늘만큼은 사토의 마음이 이해가 돼 애써 무시한채 태헌이 기다리고있는 화장실로 서둘러 안내했어
- 태헌아..! 사토 데려왔어
화장실에 들어가자 검은색 모자를 푹 눌러쓴 산애언니가 어느새 도착한 채 벽에 기대 팔짱을 끼곤 화장실 안으로 들어오는 너와 사토를 말없이 쳐다봤어
“어서 이거 받아요.”
사토가 태헌이 건넨 총 두자루를 받고는 말없이 제 손에 쥐어진 총만 내려다 봤어. 당연히 표정은 좋지 못했지. 그 때 산애언니가 사토를 보며 날이 선 말투로 말해
- 보아하니 귀한 도련님 같은데, 조선말 쓸 줄 아십니까
산애언니의 말에 어리둥절한 사토가 고개를 돌려 멀뚱멀뚱 너를 쳐다봐. 통역해 달라는 뜻이었어. 그 옆에 서있던 너가 사토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말해
- 사토는 일본말 밖에 할 줄 몰라요
- 그러니?
산애언니 또한 일본인을 끔찍히 싫어하는 사람 중 하나였어. 놀랍게도 부모 모두 일본인이지만 낳자마자 조선에 버려졌고, 이를 본 떠돌이 나그네가 주워 키워 사실상 친부모가 없이 길러졌지. 일본 이름도 식민지 때문에 아무거나 지어낸 것이었고 정체성도 조선인이었어
게다가 산애언니는 모두가 쳐다보는 공공장소에 가서도 당당하게 조선말로 대화할 정도로 애국심이 강했어. 가장 먼저 독립운동을 계획하고 적극적으로 인원을 모은 사람이기도 했어
- 뭘 그리 쭈뼛거리면서 서있어?
시비조인 산애언니의 말에 보다못한 태헌이 산애언니에게 말해
- 누나 그만해.. 사토는 죄가 없잖아
- 난 별로 마음에 안들어. 저 놈
한편 조선인들에 둘러싸여 뻘쭘한 사토가 너에게 귓속말로 말해
“...요미코, 나 저 여자 무서워.”
“...저 언니도 일본말 할 줄 알아.”
“허억..!”
말이 귓속말이지 좁아 터진 화장실이라 사토의 말은 모두에게 다 들렸어. 어이없다는 듯 헛웃음 지는 산애언니. 바로 그 때, 화장실 문 밖에서 어디선가 널 찾는 소리가 들려와
“신부는 어디갔어? 곧 식이 시작되는데.”
“화장실에 간게 아닐까요? 제가 한 번 찾아볼까요?”
“정신 안 차려? 총무님을 기다리게 할 셈이야?”
“스..스미마셍..!”
총도 다 지니고 있겠다, 모든게 준비가 된 너가 태헌을 쳐다보자 태헌이 눈짓을 했어. 눈빛만 봐도 알 수 있었던 거였지. 그렇게 너가 드레스를 끌고 화장실 밖으로 나왔어
.
한편 계속 화장실에 남아있는 셋. 시간이 촉박해 옆에서 초조히 시계만 뚫어져라 쳐다보던 태헌이 사토에게 똑똑히 전해
“당신의 아버지는 당신이 붙잡고있는 겁니다. 우리는 군사들과 옆에 앉은 고위층 인사들을 처리할거에요.”
“....”
“이 사건을 계기로 조선이 독립을 할 수 있게 된다면 그건 당신 공이 클거에요.”
“...전 자신이 없어요.”
“당신만이 할 수 있고, 당신이 해야 성공할 수 있어요.”
“유일한 아들인 제가 어떻게 아버지가 죽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만 보고만 있으라는건가요...”
옆에 서 있던 산애언니가 영 미심쩍은 표정으로 비아냥대듯 말해
“그래요. 일본인인 당신이 무슨 이유로 우리 조선의 독립을 위해 부모 목숨까지 희생시킨다는건지, 솔직히 나도 잘 이해가 안 가네요.”
- 누나, 말좀 살살해
“결과는 오늘 봐야 알겠지요. 당신이 정말 진심
으로 시월이.. 아니, 요미코를 사랑한다면 분명 그렇게 할테니까.”
오늘도 어김없이 눈꼬리가 축 쳐져 촉촉한 눈망울의 사토가 결국 뚝 하고 눈물을 흘렸어
- 나 참, 저런 애새끼 같은 스무살짜리한테 뭘 맡긴다는 건지..
영 답답한 산애언니가 주머니에서 꺼낸 담배를 물고 불을 붙히자 좁은 화장실 안에 자욱하게 가득찬 담배연기에 기도가 약한 사토가 켁켁대기 시작했어
- 븅신.. 가지가지 하네 진짜...
그런 사토에 바로 담배를 벽에 지져 끄고는 작은 화장실 창문을 활짝 열어 환기시켰어. 그리곤 한 모금밖에 못 빨아 아까운 담배를 다시 주머니에 넣었어
“켁..!켁.. 저 때문에.. 죄송합니다..”
눈물 콧물 쏙 빼고 켁켁거리는 와중에 자기때문에 담배 끈 산애언니에게 사과나 하고있는 모지리 같을 정도로 안쓰러운 모습을 하고있는 사토에 태헌이 사토의 눈물을 손등으로 닦아주며 똑바로 눈을 마주치고 말했어
“..울지마 사토. 우리 같은 학교였지? 아마 넌 날 잘 모르겠지만.”
“...같은 학교?”
“응. 반은 달랐지만 같은 학교였어. 난 호타로야. 시간이 없어서 많은 얘기는 못하겠지만 무거운 발걸음 옮겨줘서 정말 고마워.”
“호타로..”
사토가 뭔갈 말하려는 순간, 태헌에게 사토의 뒤로 보이는 걸려있는 시계가 보여. 슬슬 움직여야 할 시간이 됐어. 태헌이 모두에게 말해
“이제 슬슬 움직여야겠어.”
- 벌써 시간이 다 됐군
태헌이 텅 빈 가죽 가방을 화장실 창문 밖으로 던져버리곤 철컥 총을 장전하며 말해
“조선의 독립을 위하여.”
.
그렇게 화장실에서 나와 식장으로 돌아가려는 너. 멀리선 신부 하객석 바로 앞에 앉아있는 아버지가 보였고 그 앞엔 너네집 하녀들이 지키고있었어
“아가씨..! 얼른 오셔야해요!”
“..응. 금방 가.”
그렇게 긴 웨딩 드레스 치맛자락을 잡고 모두가 기다리는 식장으로 뛰어가는 순간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
“조선인이 총을 가지고있다!!!!!!!”
심장이 철렁했어. 너무 놀라 드레스를 잡고 뛰던 너가 복도 중간에서 멈칫 하고 서버려. 천천히 고개를 돌려 소리가 들려온 식장 입구를 봤어
“꺄아아아악!!!!”
“파렴치한 조선놈들!!! 어디서 기어들어온거냐!!!”
가장 공포스러운건 놀라 소리를 지르며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사람들과 무슨 일인지 궁금해 모여든 사람에 식장 입구가 보이지 않았다는 거야.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없었지
너가 곧바로 드레스를 들어 종아리에 찬 총 하나를 꺼냈어. 드레스 뒤로 총을 숨기고 덜덜 떨며 아수라장이 된 식장 입구에 천천히 다가가
“꺄아아아악!!!”
“조.센징이 총을 소지하고있다!!”
“당장 안 내쫓고 뭐해요?!!!”
그 때, 무언가 터지는 요란한 소리와 함께 뿌옇게 변하는 식장 입구
작전 철칙1. 발각 즉시 수류탄을 던져 혼란스러운 틈을 타 그 자리에서 최대한 멀리 도망친다.
“켁켁!..!! 뭐..뭐야?!!”
- 대한 독립 만세!!!!!!
“저 버러지 같은 새끼가!!!!!”
수류탄이 터져 식장 입구가 아수라장이 되었어. 도망가려는 동포들에게 탕 하며 총성이 울리고 결국 니 눈 앞에서 그 자리에서 쓰러지는 정팔이와 경운이가 일본군에 의해 희생되고 말았어
- ..안돼..!!!
.
한편 밖은 난리 법석이 났지만 이 사실을 알 리가 없는 내부에서는 소란스러운 바깥에 슬슬 시선을 옮겼어
“무슨일인데 저리 시끄러워? 사토는 언제오는거야?”
“정무총감님 큰일났습니다..”
“뭔데 그래?”
너와 같이 신부 입장 순서를 기다려야 하는데 옆 자리는 비어있자 초조했던 아빠도 슬슬 바깥을 쳐다보면서 인상을 찌푸렸어
- ...도대체 얜 언제 오는거야?
너가 본능적으로 아빠를 찾았어. 작전이 모두 흐트러졌고 너와 동포들이 총을 소지하고 이 작전을 계획했다는 것을 들키기라도 하면 가장 위험해지는건 아무것도 모르는 아빠였으니까
혹시 몰라 들고있던 총을 바로 쏠 수 있게끔 장전하려는데 철컥 소리가 나지 않고 그대로 탄력 없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방아쇠
- ....!!
순간 누군가가 망치로 정수리를 때린 것 마냥 오싹해져. 현실을 부정이라도 하듯 다시 한 번 총을 장전하려는데 아예 빈 탄창이 툭 하고 바닥으로 허무하게 떨어져버려
누군가 총에 손을 댄 것이었어
.
여분의 총알은 가지고 다니기엔 무거워 서로 가지고 있는 무기를 주고받기로 했던 터라 너에게 쥐어진 총은 총 세 자루 뿐이었어. 들고있던 총이 껍데기 뿐인 빈 총이었다는 것을 깨달은 너가 두번째 총을 꺼내 장전해보자 역시나 툭 하고 바닥으로 떨어져버리는 빈 탄창
- ....제발..
절망하며 유일한 희망인 마지막 총을 장전하자 철컥 소리가 나며 제대로 장전이 됐어
가지고 있는 총은 총 세자루. 그 중 두개는 빈 껍데기일 뿐이었어. 이 마지막 총 한 자루도 천장에 탕 하고 쏴 직접 확인하고 나서야 아빠에게 갈 수 있었어
“요미코 너, 어디있다 이제오는거야?”
니 손에 들린 총을 발견하곤 굳어버리는 아빠. 넌 그런 아빠에게 제대로 장전이 되는 총 한 자루를 건네주곤 뛰느라 가파른 숨을 몰아쉬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해
- 이거 받고 최대한 멀리 도망가요.. 지금 당장..
- 요미코.. 너....!!!
- 돕지도 못할거면 제발 얼른 가라고요..!!!
뒷목을 잡고 쓰러질 기세인 아빠의 손에 강제로 총을 척 하고 쥐어준 뒤 턱 끝까지 차오르는 숨을 헐떡이며 나머지 빈 껍데기일 뿐인 총 두개를 양 손에 쥐고 식장 입구로 뛰어가는데 누군가 의도적으로 니 드레스를 밟아 그대로 앞으로 넘어지며 총 한자루를 떨어트렸어
- 아..아읏...
하이힐 까지 씬은 마당에 앞으로 넘어지며 무릎을 제대로 박아 지끈거렸어. 쎄한 느낌에 고개를 돌려 구두로 니 드레스를 밟고 내려다보는 사람을 올려다봤어
“이 버러지같은 조선 계.집년!!!!”
일본군이 너에게 총을 들이다대면서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어. 총을 들고 쓰러진 동포들을 향해 뛰어가는걸 발견한 일본군 한 명이 눈치채고는 널 의심하는거였어
- 이거 놔!!!!
그리곤 니 머리채를 잡아 그대로 일으켜 세운 다음, 사람들에게 고래고래 소리쳤어
“이 모든건 이 쓰레기보다 못한 조선년이 벌인 짓이다..!!! 당장 이 년을 쏴죽이고 그 밖에 바퀴벌레들을 잡아 죽이자!!!!!”
일본군이 침을 튀기며 소리질렀어. 식장 앞에 모인 사람들은 다 놀란 눈치로 널 봐. 사토의 아버지와 그의 부인이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널 쳐다봐
“요미코..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하거라..!”
“제가 이래서 조선인이랑 결혼 시키는건 어리석은 짓이라고 했잖아요..!!!!”
미즈노 부인이 괘씸하다는 표정으로 널 바라봐. 아까 대기실에서 상냥한 모습은 온데간데 사라지고 전형적인 일본인들이 조선인에게 보이는 증오가 가득한 표정이었어. 와중에 일본군은 여전히 너를 향해 총을 겨누고 있어
이 주변 아무도 니 편은 없었어
이렇게 죽겠다 생각하고 모든걸 포기하려는 그 순간, 땀 투성의 아빠가 니쪽으로 허겁지겁 달려와 말해
“..놔 주십시오!!! 제 딸입니다!!!”
- ..아빠...
“제 딸입니다!!!! 정무총감님 부탁드립니다...!!”
그때, 아빠의 손에 쥐어진 총을 보곤 사토의 아버지가 놀라 말해
“겐지 이 괘씸한 놈..!!! 내가 너한테 얼마나 잘해줬는데... 이렇게 배신을 때려?”
“부탁드립니다..! 총을 거두어주십시오!!!”
모두가 보는 앞에서 사토의 아버지의 앞에 무릎을 꿇고 간절하게 부탁하는 아빠. 조선인이라는 명분과 손에 쥔 총에 너희와 한 패라고 확신한 사토의 아버지가 배신을 당했다는 분노감에 말해
“저 은혜도 모르는 배은망덕한 조선놈을 당장 총으로 쏴버려라!!!!”
“하잇!”
일본군이 아빠를 향해 방아쇠를 당기려는 그 때, 뒤에서 다급히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와
“당장 멈춰!!!!”
팔로 사토의 목을 조르고 사토의 머리에 총을 가져다댄 채 산애언니가 외쳤어. 이 모든건 미리 계획하고 있던 인질극이었어
“꺄아아악!!! 내 아들이..!”
“당장 그 총 내려놓지 못해..!!!”
아들의 머리에 총이 겨눠진 충격적인 모습에 사토의 어머니가 뒤로 자빠져 쓰러지자 하녀들이 달려와 넘어지는 사토의 어머니를 뒤에서 부축했어. 산발이 된 머리에 엉망이 된 수트를 입은 사토가 와중에 너를 걱정하는 표정으로 말했어
“아버지.. 제발 그 총 내리라고 해요...”
순간 자신에게 총을 겨누며 반응하는 일본군에 산애언니가 소리쳐
“한 발자국만 더 움직여 봐. 얘 머리통 날라가는거 보고싶으면..!!”
인질이 된 사토가 아버지한테 울며 부탁해
“아버지.. 안돼요.. 제발 저 총 내리라고 해요... 요미코는 제 아내잖아요... 아버지.. 제발..”
간절히 부탁하는 아들에 눈동자가 흔들리는 사토의
아버지. 마른 세수를 하고는 침착한 말투로 산애언니를 살살 다루듯 부탁해
“일단 그 총부터 내려놓게..! 부탁일세.”
그 때 수류탄이 터지고 태헌이를 포함한 동포들이 식장 안으로 들어와 일본군들에게 마구잡이로 총을 쏴대기 시작했어. 아수라장이 된 식장에 너에게 총을 겨누던 일본군들이 차례로 쓰러졌어
“꺄아아아악!!!!!!”
“하객 여러분은 얼른 밖으로 대피하십시오!!!”
옆에서 다급히 피난하는 우리의 타겟트 총감의 머리에 한 발. 쓰러진 사토의 어머니의 심장에 한 발. 다들 총 사용이 능숙하지 못한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총알이 꽤 정확히 조준이 맞아 떨어졌어
“..엄마..!!!”
총에 맞아 쓰러진 엄마에게 달려가려는 사토를 산애언니가 붙잡자 눈가가 빨개져 오열하며 말해
“놔요..!! 놓으라고요!!!”
일본군의 등에 업혀 급히 밖으로 이동되는 엄마의 모습에 사토가 당장이라도 튀어나갈듯 몸부림 치자 산애언니가 있는힘껏 뒤에서 붙잡고 말해
- 미안해.. 미안.. 정말 미안...
.
서로 먼저 식장을 빠져나가겠다고 밀쳐대고 질서없이 도망가는 난리통에 어서 아빠를 일으켜 같이 식장을 빠져나가려고 하는데
“감히 어딜..!!!”
어디선가 불쑥 튀어나온 일본군이 너에게 다가와 방아쇠를 당기려고 하자 아빠가 소리쳤어
- ..시월아!!!!!
총성이 울리고 널 보호하려다 대신 총을 맞고 쓰러진 아빠가 몸을 부여잡고 신음해. 곧바로 널 돕던 조선 동포에 의해 아빠를 쏜 일본군이 총을 맞고 풀썩 쓰러졌어.
- ..아빠..!!!!!
니 앞에 풀썩 쓰러진 아빠에게 달려가. 눈치없이 긴 웨딩드레스가 바닥에 흐르는 피에 빨갛게 젖어버렸어. 덜덜 손을 뻗어 아빠의 얼굴을 어루만지자 아빠도 겨우 손을 올려 그런 니 손을 겹쳐 잡았어
- 도대체 왜 그랬는데..!! 내가 도망가라고 했잖아요!!!
- ....
- 평생 제멋대로인 아빠였으면 오늘 한 번쯤은 딸이 하는 말 들어줄 수도 있는거였잖아...!! 왜...!!
모든 것을 잃었다는 절망감에 아빠의 손을 부여잡고 소리내 꺽꺽 울었어. 태어나서 이렇게 많이 울어본건 처음이었어
그 때 뿌연 수류탄 연기 사이로 대피하는 사람들 중 익숙한 뒷모습이 보여 손등으로 눈물을 닦아내고 다시 한 번 봤어
“...에리..”
자신의 이름을 부르자 멈칫 서. 곧바로 고개만 뒤로 돌려 태어나서 처음 보는 싸늘한 시선으로 너와 아빠를 내려다보는 에리. 낯선 에리의 모습에도 니가 떨리는 목소리로 눈물을 뚝 뚝 흘리며 말해
“에리..! 어서 와서 나랑 같이 우리 아빠좀 부축해줘.. 우리 아빠가 총에 맞았어..!!!”
“....”
“...에리..? 뭐해!! 어서 도와주라니까!!!!”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결혼식이 취소되어 매우 유감이네요, 아가씨.”
곧바로 차가운 얼굴로 고개를 돌려 사람들과 함께 유유히 식장을 빠져나갔어. 그 싸늘한 얼굴은 에리와 10년 넘게 같은 집에서 생활하면서 처음 보는 얼굴이었어
*
그렇게 첫번째 독립운동은 허무하게 끝이났어. 조선총독부 총장과 미즈노 부인을 사살했고 이런 반역의 계획을 세웠다는 이유로 그 날 유일하게 살아남은 너와 태헌,산애언니는 일본군에 발각돼 형무소에 끌려가고 동포 중 경수만이 유일하게 달아나는 것에 성공해
형무소에 끌려간 너네는 당연히 사형을 선고받았고 조선총독부 정무총감의 아들인 사토는 무죄를 선고받았어. 자신의 아들이 독립운동에 도움을 보탠 것을 알고는 미리 수를 써 그저 영악한 조선인에 이용당한 순진한 피해자로 둔갑시켰던 것이지
서대문형무소에 갇힌 넌 사형이 집행되기까지 하루도 남지 않은 이 시점. 넌 허무하게 멍을 때리며 앉아있는데 철창에 열쇠가 돌아가는 요란한 소리가 나곤 이어서 일본군이 들어와 말해
“딱 5분 줄테니까 그 안에 끝내.”
무슨 소린지 알 터가 없는 너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쳐다보자 그 뒤로 누군가 걸어와
“...요미코.”
철창 사이로 보이는 사토. 며칠동안 먹지도 자지도 못해 광이나던 뽀얀 피부가 상한게 느껴졌어. 너무 울어서 눈 밑은 붉다 못해 보라색으로 변했고 눈은 반 쯤 풀려있어
“.....”
“..아버지가 외출을 금지시켜서 몰래 겨우 뛰어왔어.”
“....그렇구나.”
“...내가 밉지..?”
명목이 없다는 듯 고개를 떨구곤 울먹이며 사토가 말했어
“...넌 잘못한 거 없는걸. 어차피 각오한거라 괜찮아. 더이상 이렇게 살고싶지도 않았고.”
“.....”
“게다가 넌 네 아버지까지 걸고 우릴 도와줬잖아. 내가 어떻게 널 미워하겠어.”
“...너네한테.. 아무 도움이 못 됐잖아.”
인상을 쓰며 눈물을 꾹 참고 말을 꾸역꾸역 이어가던 사토가 결국 흐느끼고 말아. 니가 철창 사이로 손을 뻗어 사토의 얼굴을 마지막으로 어루만지곤 웃으며 말해
“비록 이번 건은 실패했지만 우린 반드시 독립할거야. 그래야만 하고. 사토가 앞으로 도와줘.”
니 말에 사토가 제 얼굴을 어루만지는 니 손을 두손으로 붙잡고 비장한 얼굴로 눈물을 뚝 뚝 흘리며 말해
“...꼭 도울게.. 반드시 도울게, 요미코.”
“역시, 넌 참 좋은 사람이야.”
“내가 지금 널 꺼내 줄 수는 없지만.. 앞으로 뭐든 할게. 절대로 너한테 부끄럽지 않은 친구가 될게.”
“고마워.”
끄덕이며 철창 안으로 사토가 니 손을 꽉 잡았어. 사토랑 이렇게 마주보고 대화 할 수 있는 것도 이걸로 마지막이구나. 왠지 모를 서러움에 코 끝이 찡해지다 결국 눈물이 뚝 하고 떨어졌어
“사토, 내 이름 알아?”
“..다케우치 요미코.”
“그 이름은 내 진짜 이름이 아니야.”
“....”
“내 진짜 이름은..”
.
.
“피고 강시월, 다케우치 요미코. 마지막으로 반론할 기회를 주겠다.”
.
그날 재판장에서 20살이라는 어린 나이의 넌 일본의 만행에 대해 한 글자도 빠짐없이 전부 서술하곤 모두의 앞에서 대한 독립 만세를 크게 외치고 결국 목숨이 끊어졌어. 산애언니도, 태헌이도 전부 그랬지. 모두가 약속한 것이었으니까
홀로 살아남은 경수는 너를 포함한 동포들을 잃은 슬픔과 그리움에 매일밤을 울며 보냈어. 그러다 자신에게 찾아온 사토와 함께 끊임없이 독립운동을 추진하고 뜻이 같은 후배들을 모아 적극적으로 독립운동의 필요성과 방법을 가르쳤어
그렇게 1년,2년... 시간이 흐르자 정무총감의 직위를 다른 사람에게 계승하게 된 아버지에 의해 조선에 있을 이유가 더이상 없어진 사토가 일본으로 다시 돌아가길 강요받아 돌아가게 됐지만 몰래 배를 타고 조선에 건너와 끊임없이 동포들을 도왔어
시간이 흐르고도 조선 동포들이 뭉쳐 몇 차례 더 독립운동을 일으키며 나라해방에 앞장을 섰어. 하지만 정말 안타깝게도 직접적으로 조선의 해방에 영향을 주지는 못했지. 그러다 1945년 8월 15일, 35년간의 일본 제국주의의 압제에서 광복을 되찾게 돼
일제강점기 기간 동안 독립운동을 일으키고 나라를 되찾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온 동포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한국은 없었을거야

꼭 읽어줘


추가로 전 글들과 마찬가지로 글 맨 위에 웹툰을 모티브로 했다는 문장을 썼어
앞으론 사소한 것 하나하나 저작권에 대해 의식하고 신경쓰면서 살아갈게
처음엔 단순히 내가 싫어서 다는 악플이라고 생각해서 내 자신은 못 돌아보고 원망만 했는데 많이 생각 할 수 있었고 많이 배울 수 있었어. 진심이야.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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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욕한 글 쓴거 미안해 그때 첫번째 해명글쓰고 반응이 안좋아서 다시 깊게 생각하면서 내딴엔 열심히 자료 찾아서 다시 두번째 해명글 썼는데 정말 안좋은 댓글이 너무 많고 심적으로 무너질 것 같아서 홧김에 쓴 글이었어
나중엔 정말 댓글들이 너무 많이 달려서 차마 보기 힘들어서 그냥 세개 다 삭제한거였어 어차피 이 글 쓰면서 언급될거 다 알았어서 내가 욕먹을까봐 삭제한것도 아니야
사실 지금 이런 말 하는 것도 너네한텐 어이없는거 알겠는데 이제 그만해주라 앞으로 판에 글도 안쓸게 뇌절인거 잘 알아 그래서 이 글도 혹시 톡선 갈까봐 따로 안파고 추가로 썼어
글 삭제하라는 댓글이 많은데 톡선 가는게 좋고 아쉬워서가 아니라 삭제하고싶은데 그래도 삭제하지 말아달라고 하는 애들도 있어서 덜컥 삭제하기가 힘들어
솔직히 지금 댓글이 자꾸 달려서 너무 힘들어 모르는 사람들이 나에 대해 수십개 수백개의 댓글을 쓰는 자체가 너무 무서워
피해자 코스프레도 아니고 나도 잘한거 없는거ㅈ 정말 잘 알아 그리고 뇌절인것도 내가 며칠동안 계속 톡선 차지했으니까.. 근데 너네도 이제 그만해주라 부탁이야 앞으로 다시는 판에 글 안쓰고 톡선 차지도 안할게 부탁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