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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의 비밀

제국의소멸 |2006.11.15 23:07
조회 194 |추천 0
전에 사고 싶어했던 그 삼성 냉장고를 보았다.



학교앞의 중고 가게를 지나다..



그 냉장고를 보구 너무 반가워서



손을 들어 인사를 했다.



그 애도 웃으며 반기길래 가서 말을 걸려다



깜짝 놀라버렸다.



그 아이는 가짜였기 때문이다.



난 그 아이인 줄 알았지만



매우 흡사한 모조품이었다.



가격은 전이랑 거의 비슷했지만,



분명히 가짜였다.



어떻게 아느냐면 녀석이 나랑 마주쳤을 때,



전봇대 옆에 비스듬히 기대어



다른 냉장고들이랑 빈둥거리고 있었는데,



전원을 켰을 때 들어오는 불빛이



너무 인위적으로 밝았다.



어느 고도로 숙련된 기술자가 손을 봤음이 틀림없었다.



그리고 나랑 마주쳐서 인사를 나누게 되었을 때



녀석의 표정을 보고 느꼈다.



녀석은 틀림없이 가짜라고..



분명히 그 놈이 그 아이를 잡아먹고는 시침을 떼고 있었을 것이다.



괘심한 놈..



멱살이라도 잡고



"야 이 가짜야! 진짜는 어떻게 했어? 니가 잡아먹은 거 모를줄 알어?



어따 묻었어? 내가 모를 줄 알아!.."



라고 했어야 했다. 흑.. 나쁜 놈.



암튼 그 정밀한 복제품은 상당히 자연스럽게 목소리와 행동까지



비슷하게 만들어냈지만 눈도 초점이 없고



분명히 걸음걸이도 이상하고



목뒤로는 배터리 넣는 두껑이 있었다.







집에 와서 생각해보니



적어도 그 녀석을 그냥 보내서는 안되는 것이었다.



내가 너무 위험한 일을 한 것 같다.









저녁에 그 아이한테 전화를 했다.



다행히 살아있었다.



"낮에 만난 애가 너랑 무지하게 똑같이 생겼던데,



나를 보더니 굉장히 놀란 척 하며 아는 척까지 하더군."



그 애는 어이없어 했다.



당연히 믿을 수 없는 일이다.



이해한다.







뭔가 거대한 음모가 도사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외대 노천 지하가 둘로 쫙 갈리면서



철인 28호 같은 것이라도 나오면 정말 큰 일이 아닌가.



지난 주말 정말 학생회애들과 똑같이 생긴 애들이



노천 바닥에서 대자보를 쓰는 척하면서



무언가의 작업을 하고 있었다.



말 잘듣는 로보트처럼 재빠르게 의논해가며 임무를 수행했다.



아마도 그 녀석들이 음모의 배후일지도 모른다.



그 중에 옆에 서서 의논하던 애들이 수뇌부임이 틀림없다.



갑자기 머리가 복잡해진다.



새벽2~3시 쯤이었다. 나말고도 같이 맥주를 마시던 친구



두명도 그것을 보았다.



그 중 한명은 최근에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다.



무서운 놈들.



그런데 오늘 만난 그 녀석도 상당히 강해보였다.



결코 만만한 냉장고 따위가 아니었다.



침대에 잔뜩 긴장하고 엎드려서 대기하고 있어야겠다.



그 가짜..



리모콘은 플레이 스테이션2 조이 스틱일 것이다.



가격도 29만8000원에다 디자인도 더 깔끔하고



새로 나왔으니까 손잡이도 잘 돌아가고 스위치도 적절한 위치에 있다.



내 껀 아직 겜보이 조종기인데..



펭귄의 남극탐험정도 밖에 조정한 적 없는데.



그렇지만..



내가 녀석과 시간을 끄는 동안 우뢰매는 완성되겠지..







난 당하는 거 따위는 겁내지 않는다.



다만 나의 학우들이 걱정될 뿐이다.



두려운 녀석들..그 가짜 냉장고.



도대체.. 누가 조종하는 걸까?



철이일까? 아니면 노박사?



둘 다 철인 28호가 고장났을 때 제거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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