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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손이 떨립니다...

남편 |2021.01.12 16:04
조회 133,523 |추천 441

안녕하세요.

결혼 2년차 남편입니다.

눈으로만 보던 곳에 글이라도 쓰면 마음이 진정될까 싶어 이 글을 씁니다.

 

 

저에게는 생명의 은인이 있습니다.

그 분은 저를 살리고자 앞뒤 없이 차도로 뛰어든 바보같은 우리 엄마입니다.

그렇게 엄마는 32살 꽃다운 나이부터 지금까지 휠체어를 타고 다니십니다.

 

평생을 죄인처럼 살았고 죽는날까지 그런 마음으로 살겁니다.

외조부모님께 인사 못드린지도 15년이 넘었습니다.

이런 제가 감히 욕심을 부려서 결혼이란걸 했고 행복이란걸 느꼈습니다.

 

같이 있으면 행복했고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제 인생에 두번 다시 오지 않을 인연이라고 생각했습니다.

 

" 힘든건 내가 전부 다 할테니 우리 엄마한테만 잘해줘... "

" 내가 전부 다 하겠지만 혹시라도 빼먹는게 있다면 도와줘... "

 

결혼 전에 염치없이 부탁했고 자기 일처럼 슬퍼해주던 와이프가 너무나도 이쁘고 고마워서

평생을 사랑하고 받들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결혼 후, 와이프를 위해 해줄 수 있는게 뭘까 고민했고

가장 먼저 경제적 자유와 여가생활 보장을 생각했습니다.

 

서두가 길어질까 세부내용은 생략하지만

결론적으로 와이프는 직장을 그만뒀고 위 두가지 내용은 모두 해결해줬습니다.

 

항상 어머니께 잘했고 생각하지도 못했던 부분을 챙겨주는 모습이 정말 고마웠습니다.

이런게 행복인가 싶었고 평생 옆에서 갚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저한테는 이런 행복도 사치였나봅니다.

퇴근 후 현관에서 슬리퍼를 신고 거실로 가는 그 길에서 더 이상 움직일수가 없더군요.

와이프가 누군가와 통화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야 너는 결혼하지마라 나 너무 힘들어..."

"너 결혼하면 시어머니랑 목욕탕 갈 수 있어? 난 목욕 시켜드려...ㅋㅋㅋ"

"우리 어머님 음식 진짜 못하시는데 한결같이 반찬 담그셔 오빠가 좋아하는거라고..."

"그래도 집에는 못오셔서 다행이다... 다른 시어머니들은 불쑥불쑥 오신다던데..."

 

제가 들은 내용은 이정도입니다.

어떤 이야기를 더 하고 덜 했는진 모르겠지만

단 한번도 목욕을 부탁하지 않았으며 도우미 아주머님들도 따로 계십니다.

 

머리로는 와이프도 나름대로 힘든 부분이 있으니 넋두리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마음이 그게 안됩니다. 지금까지의 모든 것들이 거짓인가싶어서...

 

와이프는 제가 본인의 통화를 들었다는 걸 모릅니다.

말을 해야할지 묻어야 할지 뭐가 진심인지 모든게 다 혼란스럽습니다.

 

행복이 무너질까 두렵습니다.

이야기를 해보고 싶지만 용기가 나질 않습니다.

제 3자가 봤을땐 대리효도를 강요한 파렴치한 남편으로 보일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하지만 와이프가 여전히 원망스럽습니다.

 

 

추천수441
반대수299
베플ㅇㅇ|2021.01.12 21:32
난 크게 문제되는 사건은 아니라고 생각함. 나더러 부잣집에 시집가는 대신 휠체어타는 시어머니 모시라고 하면 거절할 것 같음. 그거 절대 쉬운일 아님. 경제적으로 여유를 줬다고 해서 시어머니도 내어머니처럼 모시기는 거의 불가능함. 어찌됐건 시모를 살뜰히 챙기고 있다면, 남편이 상처받을것을 염려해 남편에게 털어놓지 못하고 상관없는 친구에게 감정해소했다고 생각하시길. 아내한테도 쌓인 스트레스를 토해낼 숨구멍은 있어야지. 이 문제는 그냥 덮고 못들은척 넘어가는것이 앞으로의 결혼생활에 도움될 것 같음. 와이프가 그렇게까지 못된 소리를 하지는 않았다고 생각듬. 아내는 남편을 사랑해서 결혼한거지 시모가 좋아서 결혼한게 아니며, 남편을 사랑하기 때문에 몸불편한 노인을 살피는 것을 감수하는 것임. 남편이 아내의 희생을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관계는 크게 어그러질 거라고 생각됨. 굳이 아내가 앞뒤가 다른 사람이라고 부정적으로 평가하기보다는 내 맘 상하게 하기 싫어서 말을 아꼈다고 생각하시길. 아내가 정말 가슴 속 밑바닥부터 솟아나는 기쁜 마음으로 시모를 모실거라고 생각했다면 쓰니가 생각이 짧았고 욕심이 지나쳤던 거라고 말하고 싶음.
베플mm|2021.01.12 16:18
근데 같은여자가 봐도 앞이랑 뒤 다른거 진짜 극혐이다. 난 앞에서 다 티나고 말하는데 뒤에서는 오히려 좋은말하고 일절 말안하고 그래서 나만 못된사람되있는데 , 그니까 사람 겉만보고 판단하지말고 마음을 보세요 마음을 ~ 근데 사람이 입장차이가 분명히 있거든요. 본인생각은 본인생각이고 타인의 생각이 있긴하거든요? 진짜 힘든부분이 있었을수는 있으니까 참고 인내했을수도 있잖아요? 그렇게 앞뒤다른건 별로지만 한번 터놓고 물어보고 아내분 얘기 들어는 주세요. 그리고 판단하셔도 될거같아요~
베플maro|2021.01.12 21:12
전 아내입장이해가요 전 어쩔수없어서 모셨어요 진짜 모시기싫었고 자신도 없었거든요 아픈시어머니 모시는게 쉬운게 아니에요 남편한테 다는 얘기못하고 스트레스 엄청받았을거같아요 저도 힘들어서 친구들한테 하소연도 하고 시어머니 흉도 보고그랬어요 남편있을때랑 없을때랑 행동도 왜이렇게 틀린지 남편있을때 착한엄마 착한시어머니에요 ㅎ
베플ㅇㅇ|2021.01.13 00:23
여기 댓쓴 사람들 대부분은 글 제대로 안읽나본데 와이프한테 목욕 부탁한적도 없고 도우미 분들이 하신다잖아요 누가 그런 없는 말을 지어내서 친구한테 한단 합니까
베플ㅇㅇ|2021.01.13 01:20
근데 말이야 뒷땅 내용이.. 힘들어 죽겠다는 불만 불평도 아니고 맛도 없는 음식 자꾸한다는 조롱에 하지도 않는 목욕도 한다는 거짓말에 거동 불편한 엄마 못와서 다행이라고????? 난 저내용들 들으면 이해못할거 같은데? 와이프가 고생해준거 알고 고맙고 미안하겠지만 나 구하려다 잘못된 엄마 욕보이는 말같아서 더이상 부탁하고 싶지도 같이 살고 싶지도 않을거 같아ㅜㅜ 내용만 저런 조롱 아니었으면 이해할텐데ㅜㅜ
찬반ㅎㅎ|2021.01.13 12:30 전체보기
무슨 시어머니에 대하 엄청난 욕을 한것도 아니고 그냥 친구랑 할 수 있는 얘기들인거같은데 와... 내엄마 불쌍해 나도 불쌍해 역겨운 자기연민 토나올정도네요. 아니 그렇게까지 엄마를 생각하면 결혼은 왜 해 평생 엄마옆에서 살아야지 왜 아내한테 대리효도를 바라고 경제적자유와 여가시간ㅋㅋㅋㅋ 뭔 노비 사왔나? 무슨거래야 그건 참나 아픈 시부모 있는남자랑 결혼하는것도 큰 리스크인데 기꺼이 좋은맘으로 희생하고있었길 바란다는게 졸라 이기적인거예요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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